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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물이 위험하다

먹는물이 위험하다

: 과불화화합물을 쫓는 집녑의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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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18쪽 | 145*212*16mm
ISBN13 979116861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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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내가 들은 설명은 “오염은 없다. 수돗물은 안전하니 안심하고 마셔도 된다”였다. 하지만 떠오르는 의문을 하나씩 풀고 진상을 파헤치는 동안 숨겨져 있던 진실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른바 과불화화합물이라는 생소한 화학물질에 따른 오염이었다.
--- p.6

정보공개청구를 했건만 중요한 부분이 검게 가려져 있었다. 전후 문맥으로 살펴보았을 때 민감한 사항이거나 개인정보일 리도 없었다. 알고 보면 그저 일반적인 설명에 지나지 않을 게 뻔했다. 그런데도 감추는 배경에는 석연찮은 무언가가 있음이 분명했다. 이대로 행정기관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른 정보 은폐 행위를 받아들인다면 앞으로 마음껏 그 범위를 넓혀갈지도 모른다.
--- p.43

기록이 없다더니 어찌 된 일이냐고 물어도 이렇다 할 설명은 없었다. 형식적인 사과만이 회의실 공기 중에 공허하게 울릴 뿐이었다. 공무원이 이토록 명백한 거짓말과 말도 안 되는 설명을 당당하게 내세우며 상황을 모면하려 했다는 사실에 아연실색했다. 물론 가끔 국회에서도 보는 광경이기는 했다. 어쩌면 행정 조직은 ‘은폐가 체질’이라는 말로도 부족할 만큼 뿌리부터 깊이 썩어 있는지도 모른다.
--- p.64

미 국방성은 자국에서 발생한 기지 오염은 순순히 인정하고 정화 처리에도 힘썼지만 주일미군 기지에서는 마치 아무 일도 없는 체하며 정보 제공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나 지자체 역시 치외법권에 해당하는 펜스 안쪽으로는 관심을 두려고 하지 않는 모양새다.
--- p.134

미군은 폐수 배출 이유를 “오염수 처리에 드는 전문 업체 위탁 비용의 부담이 커서”라고 설명했다. 위탁 처리에 돈이 드니 하수도에 버리겠다는 소리다. 더 놀라운 사실은 방위성이 후텐마 기지 저수조에 남아 있는 PFOS 포함 폐수를 인수해 처리하겠다고 발표했다는 점이다. 이로써 폐수 총량 36만 리터, 9억 2천만 원의 처리 비용을 일본이 부담하게 되었다. 이것이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말한 ‘세계에서 가장 긴밀하고 공고한 동맹’의 일면이다.
--- p.176

과불화화합물뿐 아니라 여러 화학물질과 접촉하며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떤 화학물질을 체내에 축적하고 있는지, 그 영향은 허용할 만한 범위인지를 아는 일은 지극히 중요한 일이다. 나카야마 실장의 말을 빌리면 우리는 우리의 혈액에 포함된 화학물질을 알 권리가 있다.
--- p.200

붕괴하기 시작한 정부와 사회의 모습은 내가 몸담은 언론의 한심한 행태를 비추는 거울이기도 했다. ‘지금’을 쫓느라 문제의 본질을 놓치고 취재 과정에서 발견한 수많은 의문은 미해결 상태로 남겨져 어느샌가 잊히고 만다.
--- p.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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