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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용묵 단편문학

1318 청소년문고-31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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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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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2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150쪽 | 128*210*20mm
ISBN13 9791191467314
ISBN10 1191467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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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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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그릇이 땅에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고 들렸는데, 마당에는 아무도 없다. 부엌에 쥐가 들었나? 샛문을 열어 보려니까, “아, 아, 아이, 아아, 아야!” 하는 소리가 뒤란 곁으로 들려온다. 샛문을 열려던 박씨는 뒷문을 밀었다.

장독대 밑. 비스듬한 켠 아래, 아다다가 입을 헤벌리고 납작하니 엎뎌져 두 다리만을 힘없이 버지럭거리고 있다. 그리고 머리 편으로 한발쯤 나가선 깨어진 동이 조각이 질서 없이 너저분하게 된장 속에 묻혀 있다.

“아이구테나! 무슨 소린가 했더니 이년이 동애를 또 잡았구나! 이년아! 너더러 된장 푸래든 푸래?”

어머니는 딸이 어딘가 다쳤는지 일어나지도 못하고 아파하는 데 가는 동정심보다 깨어진 동이만이 아깝게 눈에 보였던 것이다.

“어, 어마! 아다아다, 아다, 아다아다…….”

모닥불을 뒤집어쓰는 듯한 끔찍한 어머니의 음성을 또다시 듣게 되는 아다다는 겁에 질려 얼굴에 시퍼런 물이 들며 넘어진 연유를 말하여 용서를 빌려는 기색이나 말이 되지를 않아 안타까워한다.

아다다는 벙어리였던 것이다. 말을 하렬 때에는 한다는 것이 아다다 소리만이 연거푸 나왔다. 어찌어찌 가다가 말이 한 마디씩 제법 되어 나오는 적도 있었으나 그것은 쉬운 말에 그치고 만다. 그래서, 이것을 조롱 삼아 확실이라는 뚜렷한 이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그를 부르는 이름은 아다다였다. 그리하여 이것이 자연히 이름으로 굳어져, 그 부모네까지도 그렇게 부르게 되었거니와, 그 자신조차도 “아다다!” 하고 부르면 마땅히 들을 이름인 듯이 대답을 했다.

“이년까타나 끌이 세누나! 시켠엘 못 가갔으문 오늘은 어드메든디 나가서 뒈디고 말아라, 이년아! 이년아!”

어머니는 눈알을 가로세워 날카롭게도 흰자위만으로 흘기며 성큼 문턱을 넘어선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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