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비닐 쓰레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배출하는 나도 마트에 갈 때면 환경을 사랑하는 마음을 잔뜩 챙긴다. 이미 사용한 봉지나 천 주머니를 꼭 들고 가는 것은 물론이고, 여기에 채소나 과일을 담아 돌아오며 약간 자아도취에 빠진다.
--- 「Prologue」 중에서
다양한 인종과 성별, 취향이 다채롭고 재미있는 지구를 이루듯 식물계도 마찬가지다. 가장 자연스러운 자연은 서로 얽힌 층위가 각자의 높이에서 묵묵히 주어진 소명을 다하는 것이다.
--- p.34,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식물지리학자 공우석)」 중에서
이보은 이사가 절실히 깨달은 것은 분절이었다. 이 자연, 이 강물과 내가 이어져 있다는 감각이 사라지고 있다. 정수기 물과 페트병 생수는 강물이 곧 수돗물이 된다는 것, 내가 마시는 물이 된다는 사실을 망각하게 한다.
--- p.62, 「먹거리가 더 소중하게 빛날 때。(농부시장 기획자 이보은)」 중에서
기존 축제 쓰레기의 -98% 성과를 내보고 이를 목도한 사람은 과연 다르다. 환경 때문에 시작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무언가 의미 없이 버려진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하다는 것이다. 비즈니스도 이어가야 한다. 그리고 세상에는 아예 발생시키지 말아야 할 쓰레기가 너무도 많다.
--- p.94, 「쓰레기 박멸, 그 대모험의 서막。(축제 기획자 곽재원)」 중에서
두 다이버가 바다 속에서 쓰레기를 줍는다. 쓰레기 한 보따리씩 어깨에 짊어진 그들에게 누군가 묻는다. “이 넓은 바다가 그런다고 회복될까요?” 그러자 이들은 대답한다. “최소한 우리가 지나온 길은 바뀌잖아요.”
--- p.112, 「바다를 대변하는 사람들。(바닷가 클린업 활동가 김용규, 문수정)」 중에서
‘돈 쓰는 도전 말고, 돈 모으는 도전은 실패해도 별일 없다’는 작가의 글처럼 실패하는 날에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최다혜 작가는 그간 육아로 꽉 찬 스트레스를 삶을 간소화하며 해소했다.
--- p.148, 「‘사지 않음’이 가져온 일상 밸런스。(미니멀리스트 최다혜)」 중에서
미니멀리스트 3년차. 그는 지금껏 단 한 순간도 미니멀리스트가 된 것을 후회한 적이 없다. 숱하게 버린 물건들 중 미련이 남는 것도 없다. 그는 이제 무언가를 사기 전에 항상 물건과의 마지막을 상상한다.
--- p.176, 「가벼워서 자유롭고 산뜻한。(미니멀리스트 에린남)」 중에서
‘1년 농사가 순식간에 물에 잠겨 헛수고가 되는 허망함을 곁에서 보았다. 바뀌지 않으면 요리하고 싶었던 것, 우리 가족이 먹고 싶었던 것을 앞으로는 마음껏 해볼 수 없겠구나.’
--- p.206, 「일상을 회복하는 요리。(셰프 신소영)」 중에서
“매일 우리는 세 번의 식사를 하잖아요. 어찌 보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세 번의 투표인 거죠. 제가 얼마 전에 기후 전문가인 조천호 박사님의 강연을 들었는데,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7년이래요. 이후 일어날 엄청난 위기를 막을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죠. 우리가 바뀌어야 할 이유에 그것 말고 뭐가 더 있을까요?”
--- p.237, 「80% 비건도 괜찮아。(비건 양일수)」 중에서
몇 천 년을 이어온 인간의 공동체적 삶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 있다. 그런 점에서 작은 동네의 움직임은 더없이 소중하다. 지역 친화적인 삶과 환경적인 소비가 동네를 어떻게 바꾸는지, 흩어진 사람들을 어떤 식으로 연결하는지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 p.267, 「동네 카페의 무게。(까페 운영자 한성원, 최경주)」 중에서
“리처드 세넷의 《장인》이라는 책을 좋아해요. 거기에 ‘생각하는 손’이라는 개념이 나오는데, 무엇을 만들 때 그것이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생각하고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이에요.”
--- p.289, 「제로가 아니어도 괜찮아。(제로 웨이스트 숍 운영자 송경호)」 중에서
그렇지 않아도 지속 가능한 제품을 디자인하는 직업을 막연히 꿈꾸고 있었다. 물론 그 첫 재료가 음식 폐기
물이 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어차피 무언가를 쓰고 또 버리며 살아가야 한다면 땅에 버려져도 다시 땅으로 되돌아갈 재료를 택하고 싶었다.
--- p.312, 「우유, 가구가 되다。(업사이클링 디자이너 이하린, 전은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