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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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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3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146*206*22mm
ISBN13 9791156626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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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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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은 내가 쓴 처음이자 마지막 소설이 될 것이다. 내 기억이 더 희미해지기 전에 나를 잘못 살지 않게 해준 '명주' 고모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그녀가 세상에 남긴 그 따뜻한 온기가, 내가 아끼고 참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전해져 그들의 삶이 조금 더 따뜻해졌으면 좋겠다.
---「작가의 말」중에서

혼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신랑은 천 리 길을 달려와 결혼식을 했고, 다시 서울로 돌아가 졸업시험을 치렀다. 그 후엔 동경으로 떠나야 했기 때문에 모든 절차는 생략될 수밖에 없었다. 원칙대로라면 결혼식 뒤에 삼 일 밤을 신부의 집에서 보내고 신랑이 집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신부의 집으로 가서 삼 일을 묵어야 했다. 그러나 그 예법을 다 지킬 수는 없었다. 첫날밤은 신부의 집에서 보내고, 다음날은 직각댁 누님 집에서 묵고, 그다음 날에는 다시 신부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다. 그리고 신랑은 새벽에 차를 타고 떠나는 것이 계획이었다.
--- p.20

영휘가 살아 있었다면 밤이 이렇게 외롭지는 않았을 것이다. 두 사람은 이불 속에 꼭 붙어 있었을 것이고 암만 어두워도 무섭지 않았을 것이다. 명주는 그 사람이 그리웠다. 어느 때보다도 사무치게 그리웠다. 그의 바람처럼 씩씩하게 살아가자고 마음먹었지만 그냥 그의 곁으로 가고만 싶었다.
--- p.72

이제 해방이 되었다. 모두가 기뻐할 일이었다. 하지만 민겸호는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부정해야 했다. 그는 분명 군수로 일하며 일본의 하수인 노릇을 했다. 쌀과 놋그릇을 공출하는 일에 앞장섰고 처녀들을 정신대로 끌어내는 일도 했다. 결국 그 일들에 몸서리치며 그만두기는 했지만 일본의 관리였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그도 조국의 해방이 기쁘지 않을 리가 없었다. 그러나 그의 과거가 그를 용납하지 않았다.
--- p.116

명주는 김천에서 버스를 타고 산청 읍내에서 내렸다. 읍내에서 다시 택시를 타고 십 리 길을 더 가야 했다. 경성에서 첫차를 타고 출발했는데도 벌써 해가 저물고 있었다. 서편 능선으로 기우는 해의 잔광이 온 천지를 붉게 물들였다. 그 눈부신 빛 속에 경호강의 거대한 물결이 쉼 없이 꿈틀대며 흘러갔다. 이곳을 몇 번이나 지나다녔어도 한 번도 눈에 담은 적이 없었던 황홀한 장관이었다.
--- p.145

“북쪽은 토지개혁을 했다는구만. 지주들의 땅을 무상몰수해서 가난한 소작인들에게 무상분배했다는데.”

빨래한 그들의 옷을 가져다주려고 대문으로 들어서던 명주는 그 자리에 멈추어 서고 말았다. 아저씨 맞은편에 비스듬히 누운 사람이 말을 이었다.

“무상몰수는 맞는데 무상분배는 아니라던데. 주인이 지주에서 나라로 바뀌었을 뿐이라는 거야.”

“자네들은 그런 말을 어디에서 다 들었나.”

“배오개시장에 나가봐요. 온통 피난민 천지야. 친일파라는 사람들은 농지뿐이 아니고 과수원이며 집이며 자동차며 다 빼앗기고 홀랑 빈 몸으로 쫓겨났다는데요.”
--- p.175

전쟁이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나 7월 말이 되었다. 양식은 동이 났고, 시장에서는 곡식을 파는 곳이 없고, 판다고 해도 값이 비싸 살 수가 없는 형편이었다. 윤식엄마는 텃밭에 심은 야채를 뜯어와 죽을 끓였다. 미끈거리는 진을 뺀, 으깬 아욱과 쌀을 조금 넣고 된장을 푼 죽을 끓이면, 쌀은 희끗희끗 간혹 보이고 아욱만 넝쿨져 있었다. 그래도 아이들은 후루룩거리며 게 눈 감추듯 먹어버리고 그것으로는 부족해 엄마를 흘끔거렸다. 며칠 궁리하던 윤식엄마가 영택을 불렀다.
--- p.214

명주는 빨래들을 잔뜩 머리에 이고 오동천으로 갔다. 피범벅이 된 빨래를 맑은 물에 빨아서 바위 위에 쭉 펼쳐 널었다. 빨래들이 햇빛에 소독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멀리 보이는 마산만을 바라보았다. 공업단지인 그곳의 굴뚝들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연기를 바라보고 있으려니 산청의 집집에서 뭉게뭉게 피어오르던 연기가 떠오르면서 어떤 희망 같은 것이 명주의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주었다. 오동천 맑은 물속에 남편의 얼굴이 있었다. 흐르는 물속에 남편의 얼굴이 떠오르고 그 위에 희식의 얼굴이 겹쳤다. 그리움에 사무칠 때마다 명주는 물속으로 뛰어들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그럴 때마다 명주는 눈을 감고 반야심경을 읊조렸다.
--- p.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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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은 열네 살에 혼자가 되어 평생을 홀로 살았던 그녀가 지켜낸 사람들이 있어서 오늘도 해가 떴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러준다. 우리 곁에서 명주를 더는 찾기 어려워졌다 할지라도 아직 우리에게는 그런 명주를 이야기해줄 작가가 있다. 식민지배와 분단, 전쟁을 치르며 어떻게 한국인이 살아남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시간이 반드시 올 것이다. 민윤숙의 『산청』보다 그 질문에 더 잘 대답해줄 수 있는 소설을 한국문학사에서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 방현석 (소설가·중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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