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자신과 다른 형태의 삶에 대해 무관심하고 무지하다. 이것은 그저 사랑을 얻고자 할 뿐 그 대상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것과 같다. 세상에는 다양한 비트윈 라이프가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황의건은 남자와 여자 사이, 게이로서의 삶의 모습을 유쾌하고도 용감하게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은 ‘비트윈’으로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저자의 생각과 생활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사람간의 관계, 사랑과 협력, 결속이라는 게 이토록 복잡 미묘하고 힘들고 속상한 과정을 거쳐 유지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좀처럼 우리는 다양한 삶의 형태 사이에서 얼마나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남자와 여자가 사랑하건, 게이와 게이가 사랑하건 그 원인이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다. 우리는 나와 전혀 다른 정체성을 가진 이들이 존재하기에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것도 아주 오래 전부터 이미 그래왔다는 것을 말이다.
김신 (월간「디자인」 편집장)
처음 만났을 땐 그저 특이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처음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했을 땐 아이디어가 넘치는 재능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비로소 일을 털어내고 마주했을 땐 이 사람과 오래, 깊이 알고 싶다고 생각했다. 지난 일 년 동안, 여드름투성이 소년보다 순진무구한 맨 얼굴을, 감히 물어볼 수조차 없던 은밀한 침대 속을, 까마득한 상처를, 사랑을, 추억을, 꿈을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그의 글을 남들보다 먼저 읽으며 나는 행복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홍보맨으로 화려한 커리어와 속 깊은 마음 사이, 스트레이트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이반으로서 당당한 기개와 현명한 소통 사이, 그래도 사람이라서 어쩌지 못하는 상처와 상처 사이, 여전히 아슬아슬한 온갖 틈 사이를 부지런히 넘나들며 황의건은 괜찮다며 웃는다. 이 책을 읽는 이가 한 사람이라도 늘어난다면, 그 한사람만큼 세상의 오해도 줄어들지 모르겠다. 움직일수록 온몸을 더욱 옥죄는 작은 틈에 끼여 또 하루를 희마하게 흘려보낸 당신에게 권한다.
박소영 (「엘르 코리아」피처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