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동물들에게 외쳤습니다.
'얘들아, 이제 남은 만두소를 전부 모아 큰 만두 하나를 만들자.'
'만두 하나를 만들자고요?'
'그럼. 세상에서 제일 큰 만두가 될 거야.'
'세상에서 제일 큰 만두요?'
'그렇다마다. 그리고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만두!'
동물들은 기운이 펄쩍 났습니다.
--- 2002/04/09 (jiji42)
처음에는 사과만큼
그러다 호박만큼
그러다 항아리만큼
그러다 자기몸보다 더 큰 만두도 생겼습니다.
--- p.
아주 아주 손이 큰 할머니가 있습니다. 무엇이든지 하기만 하면 엄청 많이 엄청 크게 하는 할머니입니다. 해마다 설날이 다가오면 할머니는 만두를 빚습니다. 아주 아주 맛난 만두 숲속 동물 모두 배불리 먹고도 남아 한 소쿠리씩 싸 주고도 남아 일년 내내 냉장고에 꽉꽉 채워 두는 만두를 오늘 만들려고 합니다. 할머니 큰 손이 부엌 찬장을 왔다갔다 하는 걸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벌서 부엌 문턱에는 어린 동물들이 조르르 와 앉아 참견을 합니다. 할머니 이번 설날에도 만두 많이 만드실 거죠? 물론이지 그래야 다같이 나눠 먹잖니.
--- pp. 3-4
'뭐니 뭐니 해도 김치가 많이 들어가야 맛이 나지!'하며 김치를 있는 대로 다 꺼내오고 '김치가 많이 들어가니 숙주나물도 넉넉히 들어가야지!'하며 숙주나물도 있는 대로 다 삶아 대고 '숙주나물이 많이 들어가니 두부도 그만큼 들어가야지!'하며 두부를 있는 대로 다 내놓고 '다른 것이 다 많이 들어가니 고기도 양껏 들어가야지, 암, 그렇고 말고!'하며 냉장고에서 고기를 다 꺼내 놓고는
'그런데 이 만두소를 어디다 버무리지?' 궁리궁리하다가 할머니는 헛간 지붕으로 쓰는 함지박을 끌어 와 거기다 만두소를 몽땅 쏟아 넣었습니다.
--- p.5-8
만두기 읽어 갑니다. 장작부루 위에서 가마솥 안에서. 아주 아주 큰 만두가 익어갑니다. 만두가 익어갈수록 섣달 그믐날 밤도 푹 익어 갑니다.
--- p.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