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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3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124쪽 | 182g | 153*224*8mm
ISBN13 9791158966362
ISBN10 1158966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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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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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잎사귀에 담긴 넓고 푸른 하늘 바다,
그새 토란은 하늘을 닮았구나
잎새 가득 고여 흐르는 하늘빛 손금이며 덧나지 않은 생채기가 이승의 연혁을 읽어주는구나
生의 얼룩처럼 패인 텃밭 이랑
그 푸른 결로 길 열어 계절 다 지난 소낙비 세차게 안을 때
물이랑 깊이깊이 뿌리내리는 토란
자디잔 속살의 떨림

하늘 너머 수평의 해협은
수경지(水耕地)
토란 잎 넓은 잎새 물굽이 푸르다
--- 「토란잎」 전문

할머니는 그예 어디 가셨나 뒤안을 돌아 푸른 핏물 철철 듣는 바닷가가 텅 비었다 방안엔 적요가 침전을 거듭하다 방을 비웠다 마당 귀퉁이 키 큰 살구나무 한 그루 하늘 울대에 모가지가 걸린 채 가지마다 발갛게 핏빛이다 정말 아무 일 없는데, 집안엔 철 이른 햇살만이 빨래를 말리는데, 손때 절어 살가운 반짇고리가 손을 놓고 아랫목을 비껴 몸져누워 있다 냉골에 뼈마디만 쑤신다는 시절은 멀리 떠나고 길은 벌써 실바람 한 줄기 앞세우고 둔덕 저편을 내닫는다 양지뜸으로 양지뜸으로 숨결 곱게, 죽음은 저리도 고운 숨결의 옷 바꿔 입는구나

둔덕 저편 홀로 고개 숙인, 저 흰제비꽃
--- 「둔덕 저편 흰제비꽃」 전문

당신 떠나고
해 지는 줄 모르게 물가를 헤매었습니다
거기에는 많은 분실물과 함께 두고 떠난 인연과
남겨둔 미련도 있을 거라 여겼습니다
발자국은 모래알 수보다 서너 알 더 많이 찍혔습니다
모르는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에도 내 눈가가 금방 젖어 축축했으니까요

나는 물가에 심어진 녹색의 나무 이파리와 노랑 꽃잎을 따 먹었습니다
꽃도 나무도 망각을 배웠고
그리움의 언덕을 넘었습니다만,
나는 기다림을 지울 방법을 몰랐고
그저 몸 가득 마음 넘치도록
그 지천이던 허기진 시간을 꼭꼭 씹어 삼켜보곤 했습니다
그렇게 당신을 부르며 온몸으로 공복으로
배우고 익혔습니다만,
입맛도 모르면서
허기는 사흘 낮밤을 씹고 삼켜도 가실 줄 몰랐습니다

봄날의 내 굶주림은 공복을 느낄 새 없이
뒤안 샘터에서 샘물 솟듯 터져 나오고
아! 그때 들려오는 노을 물든 파도의 위로는
또 얼마나 콧날 시큰해지도록 멈출 줄 모르는지
--- 「봄날의 허기」 전문

틈을 둔다, 안과 밖은 경계를 허물고
죽음은 생사를 넘어 꿈의 결로 스민다
항상 죽음에 가까우니 잔영은 사라지지 않는다
어제 만났던 네가 오늘은 주검이 되어 곁에 머무르고
지나가 버린 것은 차가운 숨결로 스미어
바투 다가오는 것의 틈을 연다
죽음에 기대어 숨을 쉰다
호흡은 시간의 손아귀에서 잠시 놓여나서 어느 낯선 해안을 떠돈다
숨결의 망설임이 없다
생멸의 언덕을 오르다 말고 죽음의 한 발자국이 내게로 다가오는 밤
오른발은 빛나는 별을 향해 힘껏 페달을 밟는다
어둠에 눈먼 겨울 한밤이 흔들린다
그렇게 죽음이 불어온다
내게로 다시 혹은 네게로
--- 「겨울 한밤」 전문

바람이 익어가는 소리 제법 소담하다
억새 무리의 지청구가 선하게 노을을 물들이고 있다
가끔씩 고라니 일가의 조용한 귀갓길이 굽이지고
고단함이 내려와 부르튼 발목을 식히는 개울가가 온통 단풍 붉다
나의 입술은 저 나무가 붙들어 떨구는
붉고 애잔한 능금보다 계절을 노래하지 못했다
시계추가 일모의 시간에 가까워질수록
어머니의 바다에 풍랑이 높아지긴 하겠지만
나는 염려하지 않으련다
내겐 여전히 바람 없어도 떨굴 잎사귀가 몇 있어
하루에도 여러 차례 잎잎이 색물 들여
수만 색깔의 작별이 가능하리니
한두 번은 예행연습인 셈
마지막 작별의 바람이 농익어 스스로 짓물러 터질 때까진
이 발걸음의 속도 바꾸지 않을란다
아직은 너의 흐느낌에 말없이 건네줄
따스한 손길 있으니
허청이는 네 젖은 소맷자락 여미어 줄
미련이 많으니
--- 「나의 노래」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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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찬 시인의 첫 시집 원고를 마주하니 25년 전, 그러니까 1999년 [푸른시] 동인 활동을 함께 시작하던 청년 시절의 장면들이 떠오른다. 치열하면서도 따듯함을 잃지 않았던 김성찬의 시편들에서는 언제나 낮은 울음을 머금고 있는 영일대 바닷가 해조음(海潮音)이 묻어 있는 듯했다. 세월이 한참이나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러한데, 그 아린 노래는 “새벽녘 해소 기침 끝에 목선(木船)을 밀어/푸르디 깊은 해협을 노 저어 나아가는 아비의 얼굴”(「슬픔의 민낯」)처럼 먹먹하기만 하다. “잎 다 져 홀로인 나목(裸木)”(「순례의 밤」)이 되어 이승의 강을 건너가던 어미를 소환하는 장면에서는 그 누구라도 김성찬식 生의 쓸쓸함에 대해 동조를 하게 될 것이다. 그 쓸쓸함이 김성찬 시의 힘이자 원천이다. 첫 시집이 비록 많이 늦었지만, 늦은 만큼 각오도 남다를 것이라 믿는다. 앞으로 김성찬의 시가 어떤 빛깔의 내용으로 다시 우리에게 번져올지 자못 궁금하고 기대하는 바가 몹시도 크다.
- 이종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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