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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침묵하지 않았다 1

님은 침묵하지 않았다 1

: 만해평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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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3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478쪽 | 145*210*30mm
ISBN13 9791192828466
ISBN10 119282846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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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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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천은 입을 다문 채 하늘만 올려다보고 있다. 벌써 많은 사람이 처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동학 봉기 때 토벌군으로 나간 아버지가 비명에 세상을 떠난 일을 떠올렸다. 이제 자기마저 쫓기는 몸이 되어 집안이 이미 풍비박산 나고 말았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그 생각을 하자 갑자기 빛나던 별들이 모두 사라졌다. 눈앞이 캄캄했다. 거듭 생각을 고쳐먹어도 고향으로 내려가 살기는 이미 틀린 몸이다. 의병 활동한 것만도 문제지만, 그보다 그는 더 큰 중죄를 지었다. 홍주 의병은 관찰사 이승우가 의병군에 체포된 뒤 도리어 의병 창의대장이 되어 관권으로 의병을 모집하였다. 고향에서 숙사 노릇하던 유천은 그 바람에 의병에 불려 나왔다. 얼마 못 가 이승우가 배반하고 다시 관군으로 돌아서면서 의병 조직이 무너져 버렸다. 내막을 속속들이 잘 아는 관찰사 이승우가 건재하는 한 의병에 참가한 사람을 색출해 내는 건 시간문제였다.
몇몇 젊은 사람들이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흩어진 의병들을 모으고, 우선 군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홍주 호방의 금고를 털어 국고 1천 량을 훔쳤다. 이미 홍주에는 일본 헌병과 관군, 그리고 일본 앞잡이인 조선인 밀정들이 곳곳을 돌아다니며 의병에 참가한 사람들을 색출해 내고 있었다. 의기만으로 모인 의병들로서는 속수무책이었다.

5년 전 수구암에서 광덕스님을 만난 뒤 백담사로 갈 때도 유천은 승려가 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그러나 그곳까지 가는 동안 그는 마음이 변했다. 차마 머리까지 깎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가족과 인연을 끊는 용기가 쉽게 나오지 않았다. 그는 백담사에서 탁발승과 함께 동냥을 나가고 땔나무를 하는 등 불목하니 노릇을 하면서 밥을 얻어먹기만 했었다. 스님을 생각하면서 몇 번인가 머리를 깎고 싶은 유혹이 일었지만, 그는 끝까지 용기를 내지 못하였다. 그는 곧 백담사를 나왔다. 그곳에서 더 머물면 정말 머리를 깎게 된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그 길로 유천은 승복을 입은 그대로 목탁 하나를 들고 전국을 여행했다. 득도는 하지 않았지만, 절에서 들은 풍월로 염불은 할 줄 알았다. 염불만 하면 먹고 자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광덕 스님을 만나 얻은 것은 바로 그것이었다. ‘먹고 자고 똥 누는’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이튿날 일행은 원산항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배를 탔다. 지우와 박영근이 부두에 나와 일행을 전송해 주었다.
배를 타는 순간부터 봉완은 새로운 문물을 경험한 충격에 잠시 얼이 빠졌다. 그가 탄 배는 500톤 정도의 작은 증기선이다. 지금까지 나룻배나 재래식 목선밖에 타 보지 못한 그로서는 이건 대단히 큰 배였다. 더구나 동력으로 움직이는 배는 난생처음 보았다. 그는 혼자서 배 안을 돌아다니며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조타실 앞에서 방향키를 돌리는 조타수를 한참 동안 넋이 나간 듯 바라보았다. 사방 검푸른 물밖에 보이지 않는데 열심히 키를 잡고 돌리는 그가 신기해 보였다. 그 옆에서 한 선원이 망원경을 들고 바다 저쪽을 열심히 살펴본다.
그 모습을 보던 봉완은 문득 저 망원경으로 어디까지 볼 수 있을까 궁금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먼 곳은 어디일까. 그는 깜짝 놀랐다. 세상에서 가장 먼 곳은 바로 자기 뒤통수였다. 거울이 없다면 사람들은 자기 뒤통수를 영원히 볼 수가 없다. 거울은 대상을 비추기만 할 뿐 멀리 보는 물건이 아니다. 거울이 아니면서, 앞을 보면서 자기 뒤통수를 볼 수 있는 물건은 딱 한 가지다. 망원경으로 보는 것이다. 망원경은 멀리 보는 기계다.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둥근 지구의 지표를 따라 굴절되게 볼 수 있는, 가장 멀리 볼 수 있는 망원경이 있다면 자기 뒤통수가 보일 것이다. 과학적으로 타당한 생각인지 어떤지 증명할 길은 없었지만, 가장 멀리 보는 게 결국 자기 자신을 보는 일이다. 불교에서 자신의 마음을 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멀리 보는 망원경을 만드는 일과 다르지 않다. 자기 자신의 모든 걸 볼 수만 있다면, 그건 곧 우주를 보는 눈을 가지게 되는 일이다. 그는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한용운은 잠시 걸음을 멈춰 섰다. 질투하고 있다고 한 자기 말이 환청처럼 귓가에 울렸다. 정말 그녀를 질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어 어둠 속에서 웃었다. 이지룡의 소개로 처음 그녀를 봤을 때 그녀에게 연민의 정을 느꼈다. 가족과 홀로 떨어져 살고 있어서만 아니었다. 그녀는 자태가 아름답고 청순했다. 지금까지 무명 한복에 쪽진머리를 한 시골 여자들만 보아온 그는 그녀의 아름다움에 잠시 정신이 혼미했었다. 겉으로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속으로는 관세음보살을 계속 염송했다. 지난번에 새벽같이 그 집을 떠난 것도 이지룡의 호의에 대한 부담보다는 그녀의 아름다움이 더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이런 요릿집에 있으면 그녀가 다칠지도 모른다는 안쓰러움으로 가슴이 쓰리기도 했다. 마치 아름다운 한 송이 꽃이 누군가에 의해 꺾이는 듯한 안타까움이었다. ‘離苦得樂(이고득락)’을 준 의미는 그러한 어려움을 이기라는 뜻이었다. 염려한 대로 그 꽃이 꺾였다. 이순덕에게 그런 소리를 듣자마자 그의 가슴엔 뜨거운 질투심이 솟구쳤었다. 그것도 친일배가 그녀를 꺾어 간 것이다. 그는 어두운 허공을 향해 합장했다. 다 부질없는 짓이다. 허공을 스치는 바람을 보지 않았던가. 그는 이제 와 아녀자 때문에 잠시 허공을 붙잡은 자신의 미혹을 꾸짖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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