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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엽 시전집 2

이지엽 시전집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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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2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744쪽 | 152*224*40mm
ISBN13 9791167241832
ISBN10 1167241835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아무도 없는 예배당에 햇살을 안고
조용히 묵상하고 있는 사람의
등을 보면
아무것도 못 남기고 가신
어머니가 떠올라요
머리맡에 두고도 한글을 몰라
성경책도 못 읽으시던 어머니
세상에는 참 슬픈 일이 많은 것 같아요
--- 「등」 중에서

동그란 바구니 가장자리로
빨래를 빙 걸쳐놓았다
옹기종기 모여 앉은 두레밥상 같다
남자란 뿌리가 실해야 혀
아버지 양말이 한 말씀하신다
예 예 건성인 아들 런닝구
나풀거리며 벌써 발이 뛰어나간다
아가 바뻐도 밥은 꼭 챙겨 묵거라
할머니 고쟁이가 바람에 펄럭대며 또 지청구다
손수건 말아 싼 꼬깃꼬깃한 지폐 감추던
속속곳 주머니가 꽃무늬 팬티를 보고 입을 벌린다
땡땡이 물무늬면 어떻고 쫄쫄한 레깅스면 어쩌랴

한 가족의 내력이 죄다 나와
볕을 쬐고 있다
봄이 꼬득꼬득해지고 있다
--- 「빨래 두레 밥상」 중에서

밭두렁이나 산기슭
새빨간 감이 주렁주렁 열려 있는 것을 보면
나는 왜 낯선 마을 불쑥 들어가
소슬바람의 토방 가 걸터앉아
도드라지게 박혀 있는 이 땅의 여자들의
저 뿌리 질긴 고독의, 눈물의 주먹,
손 헹구며 바라보고 싶은지

여윈 강 둔치나 산등성이
욱신욱신 일어서는 뼈마디를
하얗게 덮어가는 억새들
흔들지, 흔들지 마라 혼자서도 아프단다
다시 쓸어주며 손 흔들고 싶은지

그 하늘 하도 푸르고 깊어
그 강언덕 다 어루만지고도 참 쓸쓸하여
어디에도 없는 내 마음의
집 한 채 짓고
……징소리처럼 범람하고 싶은
한국의 가을날
--- 「한국의 가을」 중에서

1. 식영정

무등 북쪽 원효계곡 흘러내린 말간 물이
창계천으로 흐르다가 광주호로 머문 자리
여기가 곧 신의 손으로 빚은 詩의 트라이앵글
자미탄紫薇灘 그 이름도 우련우련 흐르는가
배롱나무 줄지어서 붉은 꽃구름 떠가는데
산자락 고운 숲에 쌓여 바람도 청솔 바람
곰실곰실 소나무 둥글고 훤칠한 모습
돌계단 올라가는 길 휘파람도 휘어지네

집집마다 돌담장이 둘러쳐진 지실 마을
초봄이면 매화꽃이 만발하여 흐드러지고
여름이면 능소화가 담장마다 늘어지는 곳
천성적으로 도량 넓고 청렴했던 임억령이
해남에서 은거하다 담양부사 그도 다 그만두고
세시가무 유흥상경 흥취를 읊던 누정시
성산계류 탁열도 흉내라도 내어볼까
부용당 서하당 돌아 아예 개울에 내려 앉아

그림자가 쉬어가는 이름조차 편안한 곳
그림자는 언제나 본체를 따라하는 것
자연법칙 인과응보 벗어나지 않는 이치지
기뻐할 것이 무엇이고 슬퍼할 일 무엇인가
이 외진 두메에 와 그림자 다 없애고
시원하게 바람 타고 조화옹과 함께 어울리어
끝없는 거친 들에서 자유로이 노니는 것
호방한 무애無碍의 초야, 하늘 그물 펼친 경지

그 경지를 흉내 내어 가는 눈 멀리 뜨고
광주호를 바라보니 마음에는 구름 둥실
그림자를 오랜만에 그 구름밭 숨겨두고
성산별곡 한 구절 소리 내어 음송한다
임억령, 김성원, 정철과 고경명
식영정 사선四仙은 무지개다리 건너오고
사람아 어이 사람아 쉬어가게 이 사람아
사진만 얼른 찍고 가는 사람들을 붙잡는다

2. 소쇄원瀟灑園

언제나 내 마음에 시원하게 부는 바람
푸르게 빗질하는 청청수의 바람 있네
돌과 제각 하나하나, 심어진 꽃 한 송이,
나무 한 그루 모두 선비의 마음이니
어느 하나 허술하게 허탄함을 두지 않네
절묘하게 놓인 자리 오롯하게 빛이 나네
제월당霽月堂과 광풍각光風閣, 오곡문五曲門, 애양단愛陽壇
모두가 정 담뿍 배어 언제 봐도 반갑네

물 흐르는 계곡 옆 오둑한 정자 광풍각
‘침계문방’ 드러누워 귀를 열고 하늘 보면
이곳이 선비의 방 선계가 따로 없네
면앙정은 무등 자락 적벽을 바라보고
송강과 우암은 외나무다리 건너시네
머리맡 청아하게 울려나는 계곡 물소리
스삭스삭 몸 부비는 대나무 아늑한 떨림
소리들 그윽도 하니 가을물 드는 갑다

달달 무슨 달 어느 달이 최고일까
‘비 갠 뒤 하늘의 맑은 달’ 제월당
가장 높은 곳에 있어 한눈에 내려보니
낮은 담 낮은 문이 내 몸 더욱 낮추라네
어두운 곳 빛이 되고 낮은 곳 소금되어
화답하는 자리마다 꽃 벙글어 앉으라네
글 읽는 소리들에 또랑또랑 별이 여물고
스치는 국화 향기가 눈가에 머문다

어느 뉘가 스승이 억울하게 죽는다고
벼슬도 다 버리고 낙향할 수 있을까
그러니 삶은 대나무 사이 흐르는 물
옆에서 도란도란 얘기 소리 나누다가
검은 땅에 스민 듯 숲에 가 얹힌 듯
없다가 사라지고 사라졌다 오는 소리
무엇이 예 있는가 사람 더욱 그리운데
소쇄소 하 맑은 바람, 귀 맑히며 가을이 깊네

3. 환벽당環碧堂

무등산 끝자락 광주호 상류 물가
충효동 쪽 언덕 위에 자리잡은 환벽당은
이상한 일이다 서울와서도 생각난다
한길에서 꺾어들면 자그맣고 좁다란 길
개울가 끼고 들어가면 옛 애인이 있을 것 같은
물소리 조근조근 포름하고 정겨운 길
들어가는 작은 문도 앙증맞게 작았는데
계단을 가웃 올려보면 산속에 다시 빠진 듯

그래 그랬어 산에 숨어 아무도 없을 듯한
집주인도 마치 산의 일부로 스며들어
어딘가 푸른 메아리로 살고 있을 것 같은
꿈속에서도 이 풍경이 나를 그리 휘감았어
도열한 풀들의 손사래 받으며 오르는 길
꽃무릇 붉게 물드는 가을쯤은 더 황홀하여
감아도 떠오르는 섬, 징소리로 여운 도는

잎이 말라죽으면 그때서야 꽃이 피어
그 둘은 서로 보지 못하는 상사병 꽃
꽃잎은 뒤로 말려 가장 자리 주름 잡히고
가는 줄기 실로 뽑아 가녀리게 흔들리는
아무래도 강론보다 문학을 사랑하는 이는
꽃잎보다 훨씬 길게 뻗어 나온 수술 같아
그만한 독성으로 주변을 맑히지만
서너 번 짓찧어지면 한 없이 부드러워지네

증암천 사이로 솟은 남쪽의 무등산과
병풍처럼 펼쳐져 보는 북쪽 성산의 풍광
빽빽하게 들어선 소나무·대나무 밭
환벽環碧이라! 푸름으로 푸름으로 감싼 정자
비스듬한 비탈에 자연석 축대를 쌓고
고즈넉하면서도 탁 트인 남동향 건물
연못과 소나무 숲, 조대釣臺와 용소龍沼
이 초록 숲과 바람이 나를 키워온 것들이네
--- 「신의 손으로 빚은 詩의 트라이앵글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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