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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서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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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김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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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극 형태의 그림책으로 만나는 《선녀와 나무꾼》이 세 번째 판으로 나왔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옛이야기 글작가인 서정오의 구수한 입말체로 쓰인 글과 한국화단에서 중량급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광일의 전통 수묵화는 아이들에게 우리 옛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어렸을 때 누구나 즐기던 그림자놀이처럼 흥미로운 작품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가장 유명한 이야기 가운데 하나인 《선녀와 나무꾼》은 이미 수많은 작가들에 의해 그림책으로 만들어진 바 있으며, 각종 옛이야기 그림책 전집류에서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아이템이다. 그런데 서정오·김광일 두 작가가 만들어낸 《선녀와 나무꾼》은 진부할 수도 있는 이 이야기를 ‘그림자극’이라는 조금은 낯선 형식으로 담아낸 점이 돋보인다. 어렸을 때 손그림자로 동물 모양 등을 만들어 벽이나 창문에 비추며 놀던 기억을 우리는 누구나 갖고 있다. 이 놀이는 동서양 할 것 없이 예부터 즐겨 했던 가장 원초적인 형태의 그림자극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러한 그림자놀이는 실제 모습보다 더 풍부한 상상 속으로 아이들을 이끌어가며, 나아가 갖가지 형태의 새로운 예술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게 된다. 이러한 상상과 흥미는 다시 창조의 힘으로 발달되게 마련이다. 영상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상상의 세계를 선물하다 옛 아이들은 어른들에게서 옛이야기를 듣고 자랐고, 단순하고 소박하지만 상상의 깊이를 더할 수 있는 그림자놀이와 함께 밤을 보내곤 했다. 같은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아이들마다 떠올리는 이야기 세계는 달랐기 때문에, 구전되는 이야기들을 통해 누구나 자기만의 상상의 세계를 가질 수 있었다. 오늘의 아이들은 어떠한가? 옛 아이들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현란한 영상 세례를 받고 자라지만, 명확한 영상은 아이들 고유의 상상의 힘을 다 차지해버려 옛이야기 세계의 풍부함을 제대로 향유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수동적으로 이야기와 영상을 수용하는 데 익숙해진 아이들은 수많은 책과 그림에 둘러싸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성과 창의력이 메말라 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요즘 아이들도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이야기 세계를 만들어갈 수 있는 ‘그림자 그림책’을 통해 새로운 상상의 힘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큰사람이 되기 위한 우리 아이의 첫걸음 《선녀와 나무꾼》은 우리나라 최초로 시도된 그림자극 형식의 그림책이지만, 전통 수묵채색화 기법으로 그려진 점이 특이하다. 외국에도 많은 그림자 그림책이 있고, 미셸 오슬로의 애니메이션 〈프린스 앤 프린세스〉처럼 뛰어난 성취를 보인 그림자 애니메이션 작품도 있지만, 서양의 경우 일반적으로 종이를 오린 듯 그림자를 직접적이고 단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에 비해 김광일의 수묵 채색 그림자는 한지에 배어드는 먹의 여운과 고요한 빛깔로 독자의 시각적인 상상력을 두드린다. 전통 한국화의 ‘여백의 미’를 살린 완결성 있는 화면구성이 돋보인다. 어린 독자들은 옛이야기를 들을 때처럼 그림자 그림 속 여백(인물의 표정, 숨겨진 포즈 등)을 스스로 채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한국화단에서 중량급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광일은 처음으로 그림책 작업을 하면서 수많은 새로운 시도를 거듭한 끝에 현재와 같은 안정감 있는 그림책 화풍을 구사하게 되었다고 한다. 무려 열아홉 차례의 수정을 거치면서 탄생한 《선녀와 나무꾼》의 화면 곳곳에서 숨은 정성이 보이는 듯하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옛이야기 글작가인 서정오의 구수한 입말체로 쓰인 글 또한 그 의미와 감칠맛이 제대로 살아 있는데, 이제는 사라져버린 구비문학의 전통이 아쉬운 부모 독자들이 이 그림책을 통해 《선녀와 나무꾼》을 들려주게 된다면, 중요한 우리의 옛이야기 하나가 시각 청각 양면에서 온전히 전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