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선_ 지현 이사님이 보시기에 어떤 원장님들이 ‘잘하는’ 원장님인 것 같아요?
지현_ 젊은 원장님들은 SNS 스토리로 계속 팀원들을 노출해 주시던데, 참 잘한다 싶어요. 그런 걸 팀원들이 되게 좋아해요. 본인이 스스로 드러내는 건 부끄러운데, 누군가 자기를 알려주는 걸 싫어하는 사람은 없거든요. 얼마 전에 선생님 중 한 명이 월 매출 1억을 찍어보겠대요. 살면서 월 매출 1억 소리를 다 듣고 너무 감동적이라 “선생님이 1억 하면 내가 신문에 내줄게요. 내 돈 내 광고로”라고 했더니 우리 이사님은 이런 리액션이 다른 원장님들하고 다르다면서 좋아해요. 살롱에서 월 매출 1억 하는 디자이너들 전국에 꽤 있을 거예요. 그들은 살롱 내에서만 알고 회사에서만 회자되고 끝나는데, 전 신문에 내주면서 전국적으로 알리고 브랜딩 해줄 거라니까 좋아하는 거예요. (2023년 11월, 그 디자이너는 1억 3,700만 원을 달성했다)
희선_ 팀원들 성장에는 고객이 있어야 할 텐데, 지현 이사님은 고객에게도 정말 잘하시던데요. 고객들도 이사님을 찾고요. 고객들을 위한 가격 프로모션 이벤트 말고도 꽃 선물하시는 것도 봤어요. 늘 머릿속엔 고객, 직원 성장, 살롱 성장만 있는 분으로 보여요.
지현_ 꽃은 크리스마스, 화이트데이 같은 특별한 날에 선물하기도 하고, 고객이 갖고 싶다고 하면 뽑아서 주기도 해요. 저는 현장에서 일하고 생활하는 게 너무 재밌어요.
--- p.41~42
희선_ 그럴 때 비용은 어떻게 처리해요? 디자이너 본인이 내는 건가요?
미영_ 아니요. 비용은 없어요, 우리 살롱은 초급 디자이너에게는 비용을 안 빼요. 저는 철칙이 하나 있어요. 계약서에는 클레임이 생기면 디자이너가 일부를 지급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지만, 제가 봤을 때 디자이너가 정말 열심히 했는데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생긴 클레임은 0원 처리해요. 이걸로 끝내요.
희선_ 원장님 같은 분들이 많지 않을 텐데, 이 내용이 나가면 문 원장님과 다른 원장님들이 서로 다른 이유로 곤란을 겪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런 부분이 바로 원장님만의 운영의 묘라서.
미영_ 저도 이렇게 하는 이유가 있어요. 클레임은 이미 생겼고, 고객이 매직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디자이너한테 비용을 부담시키면, 핑계를 대거나 그냥 돌려보내는 상황도 생길 수 있거든요. 그럼 더 큰 클레임으로 확대되고, 고객은 아예 발길을 끊고, 나쁜 소문이 나겠죠. 고객을 그렇게 잃을 바엔 차라리 원하는 걸 해주고 0원 처리를 해주면 적어도 디자이너는 최선을 다하니까요. 클레임 손님이 열 명이면 적어도 50퍼센트는 다시 오더라고요. 그리고 오히려 더 좋은 이미지가 쌓일 수도 있죠.
--- p.74~75
아무리 사소한 부분도 쌓이면 감정싸움이 된다. 생각하고 적고 매뉴얼로 만드는 데 시간이 걸려서 사람들이 못 하는 거지, 모든 매장에 매뉴얼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새로운 직원이 들어왔을 때 매뉴얼은 빛을 발한다. 낯선 환경에 가장 빨리 익숙해지도록 돕는 도구가 바로 매뉴얼이기 때문이다. 화장품 회사인 ‘시세이도’에서 마사지 교육을 받을 때였다. 매뉴얼을 보고 처음에 든 생각은, 매뉴얼이 이렇게까지 세세할 필요가 있나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론 매뉴얼 덕분에 하나도 놓치지 않고 잘 배울 수 있었다. 준비물 하나하나부터 준비 과정이 어찌나 자세히 나열되어 있던지 그 자료는 직원들에게도 유용했다. 예를 들어, 클렌징을 할 때 사각형 모양의 티슈를 손으로 잡는 방법부터 버리는 방법까지 다 나와 있는 식이었다. 흔히 일본이 친절하다고 말하는데, 생각해 보면 사람이 친절하다기보다 매뉴얼이 친절해서다. 그들도 매뉴얼 대로 하다 보니 친절한 이미지가 만들어진 셈이다. 예전부터 헤어살롱의 매뉴얼이 조금 더 자세하게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문 원장의 디테일한 매뉴얼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졌다.
--- p.94~95
직원들 상황에 맞게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절해주는, 워라벨이 지켜지는 살롱이 있다. 요새는 서울도 직원 구하기가 어렵다는데 지역 살롱임에도 직원이 끊이지 않고, 쉬는 날에도 원장님과 밥 먹겠다고 직원들이 찾아오는 곳. 바로 문우리 원장이 운영하는 오포의 W헤어앤스칼프다. 첫 책이 나오고 원장님들의 강의 의뢰가 이어질 때, 책을 먼저 본 인턴이 요청했다며 강의를 부탁한 문 원장은 뭘 해도 남과 다르게 한다는 느낌이 들어 궁금하던 차였다. 2023년 7월 21일, 2023년 11월 17일 두 번에 걸쳐 문 원장을 인터뷰했다. 문 원장은 본인의 헤어살롱이 분당, 오포 근처에서 인센티브가 가장 적을 거라고 했지만, 그런데도 한번 들어온 직원들은 이 살롱에 뼈를 묻고 만다고. SNS에는 매일같이 사랑 가득한 살롱 모습이 업로드되고 있었다. 자신감은 물론 사랑도 넘쳐 흐르는 문 원장과 그를 엄마처럼 따르는 직원들을 보며 그들이 가진 유대감의 비결이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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