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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08
돌고 돌아 서울 11 봄 시작 1 자라나는 숲 16 2 1유로 프로젝트 - 코끼리 빌라 22 3 노량진 지하배수로 28 치유 4 평화문화진지 36 5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 42 6 열린송현 48 아름다움 7 중림창고 56 8 콤포트 62 9 그라운드시소 서촌 68 여름 강렬함 1 내를 건너서 숲으로 도서관 78 2 송은문화재단 신사옥 84 3 은평구립도서관 90 4 국립항공박물관 96 5 LG아트센터 서울 102 청량함 6 오동 숲속도서관 110 7 아모레 성수 116 8 아모레퍼시픽 본사 122 쉼터 9 문화비축기지 130 10 양천공원 책 쉼터 136 11 송파책박물관 142 가을 여유 1 아차산숲속도서관 152 2 김근태기념도서관 158 3 스페이스K 164 리미티드 에디션 4 불암산 엘리베이터 전망대 172 5 창신 숭인 채석장 전망대 178 6 구산동도서관마을 184 7 아름지기 190 쓸쓸함 8 한양도성 혜화동 전시안내센터 198 9 스타벅스 경동1960 204 10 데우스 삼청 210 겨울 별장 1 마하 한남 220 2 인왕산 숲속 쉼터 226 3 서울식물원 232 4 대방 청소년 문화의 집 238 성찰 5 원불교 원남교당 246 6 중곡동 성당 252 7 사유의 방 258 8 시안가족추모공원 - 천의 바람 264 어둠을 내몰 9 신한 익스페이스 272 10 응봉 테라스 278 11 안중근의사 기념관 284 부록 이런 코스로 다녀보는 건 어떨까요? 2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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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담긴 공간은 서울의 공공건축물을 위주로 선별했다. 그중에서도 건물이 자리한 땅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로컬리티를 반영하고 공공성에 집중하여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좋은 경험을 주는 공간들로.
--- p.9, 「프롤로그 / #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중에서 우리 도시에는 뼈아픈 상처가 새겨져 있다. 비극적인 전쟁의 희생자들, 민주화를 위해 싸우다 사라져간 떠나고 남은 거리와 광장. 거센 개발 바람으로 훼손되어 가는 자연까지. --- p.13, 「봄」중에서 건축은 생명체와 달리 성장하지 않는다. 퇴화할 뿐이다. 땅을 파고 건물을 세워 올리는 일련의 과정을 성장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엄연히 생성이다. 완벽하게 형성된 개체가 완숙하게 자라는 것과 거리가 멀다. 그래서 상처를 치유하는 능력도 없어, 쉽게 늙고 쉽게 상처받아 그 흔적이 고스란히 건물에 새겨진다. --- p.16, 「자라나는 숲」중에서 성수동 연무장길이나 용산 용리단길은 아직은 그 빛을 발하지만, 이곳의 로컬리티도 언젠가 위협받을 것이다. --- p.22, 「1유로 프로젝트 - 코끼리 빌라」중에서 서울의 북측에는 DMZ 못지않게 곳곳에 깊은 상처가 아물지 못한 채 남아 있는 동네가 많다. 서울의 북쪽 관문 중 한 곳이었던 도봉구 또한 예외가 아니다. --- p.36, 「평화문화진지」중에서 시장이 쇠락하면서 부속 건물은 흉물이 됐지만, 그것을 흉물이라고 보는 인식은 이방인의 시선일 뿐 이곳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 주었던 소중한 공간이었다. --- p.57, 「중림창고」중에서 민족 수난기인 일제강점기, 치열하고 아팠던 삶에서 그 길을 나서는 청년의 마음가짐을 생생하게 보여 주는 작품이다. 그의 메시지는 ‘내를 건너서 숲으로 도서관’에 오롯이 담겨 있다. --- p.79, 「내를 건너서 숲으로 도서관」중에서 올곧은 녹지 축과 한강으로 흐르는 나선형 축이 만나는 지점에 ‘LG아트센터 서울’이 자리하고 있음을 알게 된 순간, 궁금증이 풀렸다. --- p.103, 「LG아트센터 서울」중에서 움직일 때마다 공간을 채우며 울리는 소리의 파장이 오감을 자극하는 순간, 건축의 메시지에 한 걸음 더 다가간다. --- p.132, 「문화비축기지」중에서 휴먼 스케일이 사라진 도시는 강박감에 사로잡힌 인간의 모습을 보여 주고, 우리의 숨통을 조인다. 도시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 p.165, 「스페이스K」중에서 반면 리모델링을 트렌드로 인식한 사람들은 겉모습에만 집중하여 노출 천장에 철제 보강 구조를 사용해 예스러움을 강조하기만 했다. 기존 공간이 매력적이지도 않은데 무턱대고 리모델링만 하는 것은 도리어 방문자들을 지루하게 만들었다. --- p.204, 「스타벅스 경동1960」중에서 거실로 사용되던 공간에서 마주하는 풍경은 독특하다. 변전소와 한강, 아파트가 켜켜이 중첩된 모습으로 개발 지역과 그렇지 않은 도시의 모습을 담고 있다. --- p.221, 「마하 한남」중에서 기울어진 벽을 타고 흐르는 빛이 전부인 이곳에서는 대각전과 또 다른 깊이의 나 자신과 마주할 수 있다. --- p.248, 「원불교 원남교당」중에서 공간 경험 후 돌아나가는 길은 가로막는 콘크리트가 아닌 앞으로 펼쳐진 잔디밭이다. 기나긴 침묵 끝에야 마주할 수 있는 우리 삶의 아름다움과 같다. --- p.266, 「시안추모공원 ? 천의 바람」중에서 기념관은 낮에는 신사 터를 밟고 당당하게 서 있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밤에는 어두운 등산로를 밝혀 나아갈 길에 대한 확신을 준다. --- p.286, 「안중근의사 기념관」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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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담아내는 공간의 가치가
우리 사회에 공명할 때까지 건축은 생명체와 달리 성장하지 않는다. 퇴화할 뿐이다. 땅을 파고 건물을 세워 올리는 일련의 과정을 성장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엄연히 생성이다. 완벽하게 형성된 개체가 완숙하게 자라는 것과 거리가 멀다. 그래서 상처를 치유하는 능력도 없어, 쉽게 늙고 쉽게 상처받아 그 흔적이 고스란히 건물에 새겨진다. 페인트는 서서히 벗겨지고, 나무는 울어 곡소리를 낸다. 모든 틈을 막아주던 실리콘은 딱딱하게 굳고 떨어져, 그 사이로 빗물이 새기 시작한다. 수북이 쌓인 찌든 때는 빗물이 흘러내려 눈물 자국을 만들어 내기까지 한다. 이런 슬픔을 인간도 보기가 싫었는지, 건물을 수도 없이 고친다. 다시 칠하고 창문을 닦고, 마룻바닥에 기름을 먹여 시간의 흐름을 늦춘다. 그렇기에 사람의 손길과 발길이 끊긴 공간이 퇴화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우리는 건물의 퇴화를 부정적으로 보고, 시간의 흐름을 역행하려 온 힘을 쏟는다. 그러나 저자는 말한다. 그 흐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인 건축만이 삶을 담아낸다고. 개발 광풍이 부는 서울에도 삶을 담아낸 건축물들은 지역민의 구심점이 되어 살아난다. 송정동의 1유로 프로젝트-코끼리 빌라, 구산동에 있는 구산동도서관마을, 버려진 석유비축기지가 재탄생한 문화비축기지 등. 그 쓸모를 다 했다고 공간을 밀고 버릴 것이 아니라 탈바꿈을 제안한다. 그것이 건축의 역할이고, 건축이 우리 사회에 자리 잡으려면 공명해야 한다. 그 관심을 이끌어 줄 책이 바로 『서울은 건축』이다. 누군가의 기억과 추억에 남은 공간. 그것은 보석처럼 빛나기만 하지 않을 것이다. 건축물 주변의 사람과 호흡하며, 그 지역의 문화, 역사와 어우러질 때 그 공간은 건축물이 될 수 있다. 재개발, 재건축이 도처에 여전한 서울에서 우리는 자본이 아닌 삶을 담아내는 건축물을 어디서 마주할 수 있을까? 삶이 담긴 공간만이, 그런 건축만이 건물이 아닌 ‘건축물’로 우리 곁에 오래도록 남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