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는 교실에서는 조용한 편이었다. 마치 만화책에 나오는 슈퍼 히어로처럼 초능력을 발휘하지 않을 때는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았다. 교실 맨 뒷자리에 앉아 책상 위로 간신히 고개만 빼꼼 내밀곤 했다. (…) 하지만 쉬는 시간 종이 울리면 이 자그마한 사내아이는 돌변했다. 교실에서 수줍어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메시는 운동장에서 축구를 할 때면 모든 이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그날의 주장이 늘 제일 먼저 뽑는 선수였다.
--- p.15, 「1. 시작(1987~2000) - ‘벼룩’의 첫 도약」 중에서
2005년 말, 리오넬 메시의 지위는 급작스럽게 변했다. 라 리가 11경기에 출전했고, 그중 10경기는 주전으로 뛰면서 1골 2도움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챔피언스리그에서도 4경기를 뛰며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같은 아르헨티나 출신인 후안 안토니오 피찌(Juan Antonio Pizzi)의 1996-1997시즌 등번호이기도 한 메시의 19번 셔츠는 가장 많이 팔린 유니폼 중 하나였다. 광고도 물밀듯이 들어왔다. 텔레비전 방송에서는 앞다퉈 메시에 대해 다뤘고,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 방송에서 자신의 뒤를 이을 선수로 메시를 지목했다.
--- p.33, 「2. 바르셀로나에서의 시작(2000~2005) 성인 무대에서」 중에서
올해 넣은 많은 골 중에서 어떤 골이 가장 기억에 남나요?
“그건 주저 없이 말할 수 있습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넣은 골이요. 중요한 골이기도 했지만, 이상한 골이기도 했습니다. 헤딩으로 넣었거든요! 제가 헤딩이라니요.”
골을 넣으면서 역사에 남게 될 골이라는 것을 느꼈나요?
“아니요. 이번 발롱도르 수상과 마찬가지입니다. 그 순간에는 일이 가져오게 될 영향력을 측정하기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너무 기뻤습니다. 최종 승리를 결정짓는 골이었거든요.”
- pp.36~38, 「3. 첫 번째 발롱도르(2009-2010) “여전히 트로피에 목마릅니다.”」 중에서
앞선 두 선수와 우루과이 공격수의 상호 보완 관계를 두고 세비야 FC 감독 호르헤 삼파올리Jorge Sampaoli는 스페인 언론사 [엘 파이스El Pais]와의 인터뷰에서 농담조로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FIFA가 개입해야 합니다. 레오와 네이마르, 수아레스의 우정은 축구계에 일어난 최악의 사건입니다. 메시는 혼자서도 경기에서 이길 수 있어요. 그런데 거기다 수아레스와 네이마르까지 더한 다면 엄청난 일이죠. FIFA는 이를 금지시켜야 합니다!”
--- p.53, 「4. 여전히 정상에서(2013-2017) MSN, 마법의 결합)
메시는 지금부터 은퇴할 때까지 챔피언스리그 5번째 우승과 동향 선수인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와 파올로 말디니, 그리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기록과 같아지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렇지만 마르틴 소우토는 “메시는 호날두와 경쟁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과 경쟁하는 겁니다”라고 강조했다. “경기를 정말 사랑하는 선수이고 엄청난 승부사입니다.” 2018년 8월, 바르셀로나 팬들에게 건넨 야심찬 말은 그가 아직 충족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지난 시즌은 코파 델 레이와 라 리가에서 좋은 성적을 보였지만 챔피언스리그 예선전은 저희에게 한으로 남아 있습니다.” 메시가 경기장 한가운데에서 마이크를 손에 쥐고 뱉어낸 말이다. “따라서 저희는 올해 최선을 다해 너무나도 아름답고 너무나도 간절한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캄프 누로 다시 가져올 것입니다.”
--- p.66, 「5. 재창조의 기술(2017-2019) 새로운 메시가 태어나다」 중에서
당신이 32세, 호날두 선수는 곧 35세가 되는데요. 두 선수 간의 경쟁은 끝났나요?
아니요. 현역에 있는 한 계속될 겁니다. 이 경쟁은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각자의 커리어가 끝날 때까지 이어질 것입니다. 저희는 경쟁 중이고 10년 전부터 대등한 위치에 있습니다. 저희가 그것이 역사에 남을 엄청난 일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는지는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이 정도 수준의 두 선수가 그렇게 오랫동안 경쟁하고 있는 것도 흔한 일은 아닙니다.
--- p.73, 「5. 재창조의 기술(2017-2019) “호날두가 동률을 이루었을 때, 조금 고통스러웠습니다.”)
정오 무렵, 메시가 캄프 누 박물관 1899홀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성당 같은 고요함 속에서 플래시 터지는 소리만이 정적을 깨고 있었다. 눈물을 흘리며 목이 메어 한동안 말을 꺼내지 못하던 메시는 세 아이와 함께 맨 앞줄에 앉아있던 아내 안토넬라로부터 손수건을 건네받았다. “이런 날이 오리라고 는, 더군다나 이런 식으로 떠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감정에 북받쳐 눈이 빨개진 메시는 카메라 앞에서 이렇게 고백했다. “정말 힘듭니다. 제 인생의 대부분을 이 클럽에서 보냈습니다. 저는 13살에 이곳에 왔고 그때 저는 아직 어린아이였습니다.” 메시는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슬픈 시간을 보내고 있음을 인정했다. “수많은 힘든 시기를 거쳤고, 많은 패배를 겪었지만 언제나 뛰어야 할 다음 경기가, 치러야 할 설욕전이 있었습니다. 이제 또 다른 역사가 시작됩니다.” 발언을 마친 후 메시는 2분가량 기립박수를 받았다.
--- p.82, 「6. 굿바이 바르셀로나, 안녕 PSG(2020-2021) 여름의 드라마」 중에서
겸손하고 신중한 메시는 최고 우상들과의 비교를 늘 거절해왔다. “저는 세계 챔피언이 되고 싶은 것이지, 사람들이 저를 보는 방식을 바꾸기 위해 플레이하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2014년 5월 미국의 스포츠 전문 매체 [ESPN]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러한 목표를 현재의 대표팀에서 이루고 싶습니다. 제 기록에 월드컵을 추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니까요.” “메시가 마침내 세계 챔피언이 된다면 논쟁은 아마도 메시에게로 기울 겁니다. 왜냐하면 메시에겐 현역 어드밴티지가 있으니까요”라고 유명 해설자 빅토르 우고 모랄레스는 판단했다.
--- p.103, 「8. 마라도나와의 끝없는 비교 - 신보다 더 위대한 메시?」 중에서
한때, 호날두 선수가 리그 경기나 챔피언스리그에서 득점하면 메시 선수가 다음 경기에서 호날두보다 한 골을 더 넣는 경우가 자주 있었습니다. 단순한 우연이라고 믿기가 힘든데요. 경쟁 선수의 성적을 확인하나요?
“저는 언제나 다른 선수들이 한 것을 지켜보는 게 아니라 저 자신을 뛰어넘고 싶었습니다. 같은 리그에서 몇 년 동안 호날두와 계속 경쟁 관계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건 멋진 일이었고, 두 사람 모두가 각자의 커리어에서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하지만 서로를 꼭 주시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다른 선수보다 더 뛰어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절대적인 기준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제 자신을 뛰어넘고 싶었던 것뿐입니다.”
--- p.112, 「9. 일곱 번째 발롱도르(2021) “때로는 눈에 띄고 싶지 않습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