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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3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332쪽 | 128*195*30mm
ISBN13 9791193024607
ISBN10 119302460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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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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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누구 계십니까?”
이윽고 해수의 시야에 남자의 뒷모습이 보였다. 남자는 손에 쥔 폭죽을 기울여 들개에게 겨누고 있었다. 불꽃을 피한 들개들이 더욱 사납게 짖었다. 그 순간, 들개 한 마리가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등 뒤쪽을 물린 남자는 점퍼를 물고 늘어지는 들개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기꺼이 옷을 벗어 던졌다. 남자의 두 다리가 필사적으로 움직였다. 해수의 시선이 남자를 좇았다. 그사이 남자는 축사에서 조금 떨어진 비닐하우스로 냉큼 들어가 문을 닫았다. 그러나 들개는 수세에 몰린 인간에게 너그럽지 않았다. 맹렬하게 짖던 개들이 하나둘, 모여들더니 비닐하우스를 발톱으로 찢기 시작했다. 상황을 파악한 해수가 몸을 움츠리며 앞쪽으로 총구를 겨눴다. 흥분한 개들은 그녀가 뒤에 서 있는 줄도 모르고 계속해서 비닐하우스만 공격했다.
“시발, 저리 가! 저리 안 가? 이 망할 놈의 개새끼들아!”
“소리 낮추세요! 개들을 자극할 수도 있습니다.”
--- p.18

수기의 어미는 속싸개에 싸인 아이를 안고 머릿골을 올랐다. 바닥을 적신 핏물도 걸음을 막지 못했다. 힘겹게 산을 오른 어미는 죽은 개들을 묻기 위해 파 놓은 구덩이 앞에 섰다. 이곳에 아이를 숨기면 아무도 모를 것 같았다. 아니, 몰라야 했다. 어미는 비정하게 아이를 구덩이에 던져 놓고 뒤돌아 뛰었다. 수기는 엄마를 찾으며 울었다. 그때 살아남은 개 한 마리가 아이에게 향했다. 혀로 식어 가는 아이의 몸을 핥았다. 구덩이를 덮기 위해 찾아온 한 인간이 수기를 발견할 때까지 저의 생명을 다해 아이를 깨웠다. 개는 죽어 가며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이가 살아서 동족의 절규를 대신 들어주길 바랐다.

그 개의 바람대로 수기는 살아남아 무럭무럭 자랐다. 하지만 질긴 생명력은 추악함이 되었다. 사람들은 아무도 아이를 거두려고 하지 않았다. 결국 아이를 거둔 이는 머릿골에 살던 늙은 무당이었다. 아이를 측은하게 여겨서가 아니었다. 그녀의 관심은 오직 돈이었다. 수기 몫으로 나오는 지원금이 큰돈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담뱃값 정도는 됐다.
--- pp.184~185

“서재형 사장님. 사람도 베팅 대상이 됩니까?”
“재밌잖아요.”
“이 일이 외부로 알려지면 아무리 서 사장님이라고 해도 빠져나가지 못하실 겁니다. 여기서 그만두시죠.”
“제가요? 하하, 박 형사님. 정말 재밌는 분이네요.”
손가락으로 눈물을 닦아 내는 시늉을 하던 서재형이 해수의 어깨 너머를 응시했다. 안주머니에서 권총을 꺼낸 그가 순식간에 장전을 마쳤다. 서재형은 19번을 향해 총구를 겨눴다가, 다시 수기의 가슴을 조준했다.
“백수기의 목숨에 얼마가 걸렸는지 아십니까?”
“총 거두세요.”
“말을 길게 하는 건 질색이지만, 스스로 장기 말이 되길 선택하셨으니 친절히 알려 드리죠. 이건 최후까지 살아남은 선수에게 베팅한 사람이 이기는 게임입니다. 백수기, 저 아이가 살아남는 쪽에 베팅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딱 한 명이었습니다. 이 판에서 유일한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여기서 문제, 그럼 19번에게 베팅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서재형 사장님!”
“정답은… 그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
그녀의 곁에 바짝 다가선 서재형이 속삭이듯 뒷말을 이었다.
“이번 경기에 걸린 판돈이 자그마치 70억이야. 너무 걱정은 하지 마. 끝까지 백수기가 살아남을 것이라 예상한 그 한 명이 바로 나였으니까.”
그 말을 끝으로 탕, 하는 소리가 벼락처럼 울려 퍼졌다.
--- pp.236-237

“백수기. 믿어도 돼.”
수기를 응시하던 해수의 눈빛이 단호하게 빛났다. 입을 꾹 다문 채로 망설이는 수기를 기다리던 해수가 식탁 아래에 놓인 수기의 손을 살포시 잡았다.
--- p.278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비행 청소년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 형사 박해수는 골목에서 동급생을 괴롭히는 학생들과 싸운 뒤 강원도 구석의 인정군으로 좌천된다. 인정군에 들어서자마자 주민을 공격하는 들개를 만난 박해수는 이 마을에 뭔가 비밀이 있음을 직감한다. 그런 박해수의 앞에 나타난 거칠기 짝이 없는 소녀 백수기. 해수는 영락없는 반항아인 백수기를 통해 마을의 비밀에 접근하기로 하지만, 마을에 군림하는 거대 악인 서재형의 힘은 막강하기만 하다. 박해수와 백수기는 최후의 방법으로 서재형을 처단하기로 하고 계획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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