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알려주는 집밥 파스타의 모든 것!] 미국 '요식업계의 아카데미상'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JBA) 요리책 부문 수상작으로 100만 유튜브 채널 <파스타 할머니>의 공식 요리책이다. 이탈리아 집집마다 전해 내려온 75가지 전통 파스타 레시피를 담았다. 단순한 레시피북이 아닌 할머니들의 손맛과 인생의 지혜가 담긴 따뜻한 책이다. - 유아/가정살림 PD 백정민
* 이탈리아 할머니에게 사랑이란 정성껏 만든 맛있는 음식을 식탁에 올리는 것이다. 예전에는 오늘날만큼 먹을 것이 풍부하지 않았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았다. 음식과 가족은 둘 다 귀하고 소중한 대상이었고, 부족한 재료로 가족들을 배불리 먹이기 위해서 파스타는 완벽한 선택지였다. * 이탈리아에 살면, 혹은 살지 않더라도, 이 나라의 파스타를 향한 집착에 가까운 사랑에 매료되지 않기 힘들다. 우리 옆집 개는 파스타를 즐겨 먹는다. 또 내가 아는 전기 기술자와 배관공은 둘 다 유부남이지만, 전기 기술자는 매일 자기 엄마 집에 가서 점심을 먹고, 멀어서 엄마 집까지 오가기가 힘든 배관공은 자신의 밴에 간이 주방을 마련해놓았다. 내가 사는 친골리는 인구가 1만 명에 불과하지만 생파스타를 파는 전문점이 두 곳이나 있다. 이는 진지한 문제이며 매우 중요한 가치를 띤다. 나는 절친한 마을 슈퍼마켓 매니저 알레산드로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 지역의 향토 파스타 요리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의 할머니를 추천했다. 올해 여든일곱 살인 또 다른 마리아 할머니다. * 마침내 점심식사가 식탁에 차려졌을 즈음, 내 머릿속에 한 가지 계획이 떠올랐다. 수제 파스타 제조기술을 모은 일종의 노아의 방주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다. 이탈리아 전역을 돌아다니며 가정을 꾸리고 가족을 위해 요리하는 멋진 여성들을 만나서 그들의 레시피를 수집함으로써 이탈리아 파스타의 고유한 조리 방식과 지역적 다양성을 보전하자는 것이 내 기획이었다. 대상은 65살이 넘는, 전문 셰프가 아닌 가정주부여야 했다. 이번 기획은 가족들을 위한 정성과 노고를 인정받지 못할 때가 많은 모든 여성들을 기리기 위한 것으로, 제목은 ‘파스타 그래니’로 정했다. 나는 곧장 실행에 들어가 입소문이 자자한 ‘파스타 할머니들’을 찾기 시작했다. (...) 이 책은 거의 5년 동안 이어온 수많은 인터뷰와 촬영의 결과물로서, 내 기획에 함께해준 존경스러운 여성들과 그들의 가족, 친구들에게 전하는 시각적 기록이자 찬사다. * 도메니카 할머니와 토니 할아버지는 두 분 다 운전을 하지 않는다. 물론 자동차도 없다. 할아버지의 보청기에 넣을 배터리 같은 생필품은 골짜기 아래에 사는 아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사다준다. 한때 젖소를 키웠던 부부는 소떼를 몰고 알프스의 넓은 목초지까지 올라가 그곳에서 여름을 나곤 했다. 지금은 소를 키우지 않지만, 여전히 2시간씩 걸어서 알프스의 오두막을 찾는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그곳에서 부부는 6주 정도 오붓한 시간을 보낸다. “바로 얼마 전에도 콩과 감자를 심으러 갔었어요. 그래야 먹을 게 생기니까요. 정해진 날짜는 없어요. 그냥 날이 따뜻해졌다 싶으면 가는 거지요. 이게 우리가 아는 삶이고, 바꾸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