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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면을 수집하는 할리우드 에디터의 작업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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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에세이 top20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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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4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466g | 135*200*21mm
ISBN13 9791193584316
ISBN10 1193584310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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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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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 내리자 캘리포니아의 뜨거운 여름 햇살이 우리 가족을 반겼다. LAX공항에서 차를 타고 숙소까지 달려가는 길옆으로 황량하고 삭막한 풍경이 펼쳐졌다. 서울에서만 평생을 살며 서울의 복잡한 풍경에 익숙한 아내는 물론이고, 살인사건 발생률 상위권을 차지하던 미국 어느 삭막한 동네에서 오랫동안 살아 본 경험이 있는 나에게조차 L.A 거리는 낙후되고 답답한 모습이었다. 황량한 풍경만큼 답답한 자동차의 공기 속에서 갑작스럽게 막막함이 몰려왔다.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지? 내가 어쩌자고 가족을 모두 데리고 여기에 온 거지?’ 하는 걱정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 p.5 「프롤로그」중에서

A회사에서 참고 진심으로 열심히 일했다면 상황은 더 좋아졌을지 모른다. B회사에 계속 있었다면 하루하루가 똑같아 보이던 길을 지나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길이 보였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 어느 곳에서도 나는 마음을 다해 일하지 않았던 게 아닐까 하고 되돌아보곤 한다.
--- p.38 「한국에서의 직장 생활」중에서

어렵게 기회를 잡았다. 촬영 스케줄이 꼬이면서 에디터가 도움이 필요하여 공동 편집으로 하게 되었을 수도, 그동안 노력한 걸 인정받아서 쇼러너가 에피소드 하나를 편집할 수 있게 기회를 줬을 수도 있다. 어떤 이유에 서든 첫 기회를 잡았다면 이 기회가 그냥 지나가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내 첫 에피소드는 전자였다.
--- p.85 「첫 에피소드는 실기시험」중에서

삶에서 중요한 것은 말하는 것보다는 듣는 게 아닐까 싶다. 우리는 자기 말하는 것에 정신이 팔려 상대의 말은 잘 듣지 않는다. 어쩌면 거기서 모든 인간관계의 문제가 시작되는 걸지도 모른다. 영화와 드라마는 픽션이라고 하지만, 본질적으로 삶의 연속이다. 우리 삶에서 마주하는 많은 사건들, 혹은 감정들을 허구라는 틀 안에서 재현한다. 그러니 편집에서도 액션에 정신이 팔려 리액션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액션보다는 리액션이 상황을, 관계를 더 적확하게 보여 주기도 한다.
--- pp.120~121 「듣는 게 중요하다」중에서

구불구불한 언덕길에서 있었던 그날 일을 떠올리면 아직도 아찔하다. 이런 일이 있고 나니 다음 작품은 좀 가까운 곳에서 편하게 오가며 일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 처지에 출퇴근 길이 조금 멀다는 이유로 싫다고 할 순 없었다. 아직은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아니, 영원히 ‘가릴 처지’가 될 수 있기나 할까?
--- p.131 「한 발짝 살짝 앞으로」중에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기 스스로 자유롭게 일하고, 개인 시간을 충분히 누릴 수 있고, 그러면서도 성공할 수 있다니 이보다 더 좋은 게 어디 있단 말인가. 이런 그럴싸한 모습이 프리랜서를 생각할 때 먼저 떠오른 그림이었다. 하지만 그 건 그저 벽면을 가득 채운 프리랜서라는 커다란 그림의 일부일 뿐이라는 걸 알아채면서부터 다른 감정이 스멀스멀 커지기 시작했다. 바로 불안이다.
--- p.143 「인생은 타이밍」중에서

노력이 발판이 되어 산업 전체에 좋은 변화가 생긴다면 좋겠다. 그 테두리 안에서 서로 돕고(크리에이티브적인 면으로든 비즈니스적인 면으로든), 경력이 있는 선배는 경력이 조금 부족한 후배들을 이끌어 줄 수 있다. 어쩌면 이제 이곳에 발을 담그려고 주변에서 맴도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희망을 주는 기회를 줄 수도 있다. 마치 내가 미국에서 선배들의 편집실을 찾아가 섀도잉하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것처럼. 국민 MC 유재석이 노래로 우리에게 알려 주지 않던가. 말하는 대로 된다고.
--- p.235 「그림자놀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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