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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레오와 죽음의 코드

갈릴레오와 죽음의 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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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56쪽 | 145*210*20mm
ISBN13 9788934966999
ISBN10 8934966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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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다비드 블랑코 라세르나
1973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태어나 마드리드 자치대학에서 물리이론을 공부했다. 어른들을 위한 수학 에세이,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과학 동화를 쓰면서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자 : 배상희
1969년에 서울에서 태어나 한국외국어대학교와 같은 대학 통번역대학원에서 스페인어를 공부했다. 지금은 스페인의 좋은 어린이 책을 소개하고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세계 6대 오페라》《안녕, 캐러멜》《일곱 명의 괴짜 기자들》《난, 좋아》《뚱보 페트라》《앗, 나나가 작아졌어요》《동방박사의 선물》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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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앉은 정적 사이로 구경꾼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공중으로 떠올랐다. 칼끝만 닿아도 끊어질 듯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술집에는 스무 개가 넘는 칼이 숨죽이고 있었다.
“우리를 사기꾼이라고 한 거야?”
“그럴 리가. 멍청이라고 했겠지. 자, 어떻게? 한 판 더 할까?”
갈릴레오가 카드를 섞었다.
가타모르타는 품에서 단검을 꺼냈다. 모스카르도네는 목공용 끌을 꺼냈다. 스카라보치오는 병을 탁자에 내리쳐 깨뜨렸다.
“과연 누가 멍청일까?”
가타모르타가 웃어 젖히자, 다 합쳐도 다섯 개가 안 되는 이가 입속에서 덜렁덜렁 춤을 추었다.
--- p.14

“저게 뭐지?”
모두들 갈릴레오가 가리키는 곳으로 눈길을 모았다. 지오반니의 이마에 마술처럼 어떤 선들이 줄줄이 윤곽을 드러냈다. 처음에는 희미하더니 점점 진해졌다. 아르네시는 세면대에 있던 스펀지의 물기를 짜고, 기호로 뒤덮인 지오반니의 이마를 벅벅 문질렀다. 하지만 지워지지 않았다.
“잘 안 보이는군.”
아르네시는 안경을 썼다.
“그리스어인가?”
오르시노가 물었다.
“라틴어?”
“히브리어로 되어 있나요?”
갈릴레오와 발레리오도 차례로 물었다.
아르네시는 여러 번 성호를 그으며 뒷걸음쳤다.
“악마의 언어로 쓰여 있소!”
아르네시는 죽은 자의 피부 위에서 비소의 연금술 기호를 발견하고는 소리쳤다.
“병도 독도 아니오. 이건 악마의 짓이오!”
--- p.36

앞에 보이는 건물에서는 거무죽죽한 털의 개가 창문으로 고개를 내밀고는 물레질하는 할머니의 머리 끈을 질겅질겅 씹고 있었다. 갈릴레오의 머릿속에서는 여러 장면이 스쳐갔다. 그중 눈에 띄는 건 카테리나와 발레리오, 로렌치노의 죽음, 로렌치노의 이마를 더럽힌 비소의 기호들, 아르네시의 꺼림칙한 출현, 홀 구석에 있던 오르시노의 비서, 말 뒤에서 발레리오를 꼭 껴안은 카테리나, 카테리나……. 니코데무스 봄바스투스를 이 줄거리 어디에 껴 넣어야 할지 모르는 데서 오는 좌절감.
그의 두뇌가 생각들로 곡예를 넘으며 헤매고 다닐 때, 갑자기 칼로 배를 찌르는 듯한 극심한 고통이 그를 찾아왔다. 그는 본능적으로 무릎을 끌어안았다. 너무 고통스러워서 거무죽죽한 개의 불안한 눈길, 개 주인의 곱슬머리, 물레의 바쁜 움직임으로 주의를 돌리려고 했다. 하지만 입에서는 이미 포도주의 맛이 아닌, 혀를 불쾌하게 만드는 진한 거품이 느껴졌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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