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 그리고 청춘의 노래들
내가 얼굴이라면 그녀는 언제나 심장이었다.
내가 햇살 아래 환히 빛날 때에도 묵묵히 나의 그림자가 되어 주었다.
그 뒤엔 늘 그녀의 애써 기워 낸 글들이 나의 이름을 대신해 주었다.
입술을 움직여 소리 내 그녀의 글을 읽어 내려가면,
단어는 추억의 비밀 열쇠가 되고, 문장은 가슴속 애틋한 풍경이 된다.
이 책에 실린 ‘그녀가 말했다’는
가난하지만 행복했고, 쓰러졌지만 타는 가슴이 있던
하루, 일주일, 한 달, 그리고 몇 년간의
우리 청춘의 노래들이다.
유희열 (뮤지션, KBS 2FM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 DJ)
지루한 일상의 결을 향한 예민한 촉
'그녀가 말했다'의 그녀는 역설의 힘으로 시간을 통과한다. 부질없어 보이거나 지루하게 반복되는 것, 무겁게 짓누르는 것들이 어느 순간 발판이 되고 뜀틀이 되며 동아줄이 된다. 그녀는 기다리는 것으로 사랑하고 견디는 것으로 전진한다. 그러니까 그녀는 하루하루의 총합이 삶 전체보다 더 크다고 믿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그녀 속에 들어가 마음의 궤적을 적어 내려가는 복화술사 김성원 작가는 라디오란 앞서 뛰면서 손짓하는 매체가 아니라 함께 걸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매체라는 사실을 번번이 일깨워 준다. 이 책은 일상의 결을 향한 예민한 촉이 피워 내는 살뜰한 상념으로 가득하다.
이동진 (영화평론가)
우리가 놓치고 지나가 버린 이야기들
'그녀가 말했다'의 그녀는 우리가 고품격 음악프로그램인 척하며 사실은 물 쇼, 불 쇼, 뱀 쇼를 해가면서 약을 팔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고 새벽 한 시면 어김없이 도도하게 나타나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말하기 시작한다. 그러면 우리는 비로소 저질 변태스러운 판타지 속에서 깨어나 그녀가 전해 주는 현실의 세계로 돌아오게 되는데, 그 안에는 우리가 놓치고 지나가 버린 시와 이야기, 음악과 우주, 헤어짐과 만남과 아픔과 설렘이 있어 정신이 아차, 아찔, 아득해지곤 한다. 아, 이런 이야기를 할 줄 아는 여자라니. 사귀고 싶을 만큼 멋진 여자다.
윤성현 (KBS 2FM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