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트라우마적 사건은 타인과 세상에 대한 자기 정체성과 신념을 파괴한다. 그 파괴가 우리가 겪는 트라우마의 시작이다. 회복력이란 개념을 정립한 프랑스 정신과의사 보리스 시륄니크는 트라우마로 고통을 받으려면 이중 충격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했다. 첫 번째 충격은 트라우마적 사건 그 자체이다. 그러나 이것이 삶에 자리 잡기 위해서는 두 번째 충격이 동시에 일어나야 하는데, 이것은 주변인들의 특정 행동에서 비롯된다. 넓게 말하자면 거부 또는 방치, 낙인, 혐오, 경멸, 굴욕, 그리고 이 모든 것이 포함된 몰이해이다. 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트라우마는 우리 내면 깊숙이 뿌리내리고 우리를 파괴하기 시작한다.
어떤 아이가 문제가 발생해서 충격을 받았는데, 부모에게 그것을 말하자 아이에게 화를 내고 비난하면서 그냥 넘긴다고 상상해보자. 그 순간 그 고통은 트라우마가 된다.

〈루시아의 사례〉
루시아는 여섯 살짜리 소녀이다. 아이는 부모님과 일곱 살, 두 살 형제들과 함께 살고 있다. 그녀는 동네에 있는 학교에 다니는데, 상상력이 뛰어나고 창의력이 높은 아주 행복한 아이이다.
어느 날 친구 집 생일 파티에 갔다가 그 집 화장실에 가게 되었다. 화장실 문을 열고보니 그 안에는 같은 반 소년의 아버지가 있었다. 아이는 문밖에 서서 정중하게 사과를 했다. 그러자 이 문제의 인간이(다른 이름으로 불릴 자격도 없다) 아이에게 친절하게 안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그는 바지를 내리고 루시아에게 그것을 만져달라고 요청했다.소녀는 겁에 질려 그의 말대로 했다. 그러고 나서 그는 아이의 속옷을 벗기고 옷 아래 손을 넣었다. 그리고 온갖 추잡한 짓을 다하였지만, 독자들에게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 자세한 내용은 생략한다. 그대로 얼어붙은 루시아는 무슨 말을 하거나 소리를 지를 수가 없었다. 그는 아이에게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위협하며, 말을 듣지 않으면 그녀와 형제들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했다. 아이는 화장실에서 나와 울면서 구석에 숨어 있었다. 아이의 부모님이 가능한 한 빨리 데리러 오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30분 후, 부모님이 그 집으로 들어왔다. 그러자 그 화장실 남자가 부모님에게 다가가 친절하게 인사하며 아이가 아주 잘 행동했고 예의 바르다고 칭찬했다. 그 모습을 지켜본 루시아는 땀이 흐르기 시작했고 너무 울고 싶었다. 그 남자가 다가와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
“여기 부모님이 오셨는데, 네가 아주 잘 행동했다고 말씀드렸단다. 부모님께 볼 인사를 해주렴.”
당연히 루시아는 차에 타자마자 가장 먼저 부모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털어놓았다. 처음에 그들은 딸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아주 주의 깊게 아이의 말을 들어주었다. 이튿날 그들은 조언을 구하고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내 상담실을 찾았다. 그들은 딸의 말이 정말 사실인지 의심스럽지만, 어쨌든 딸아이에게 더는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고 했다.
나는 루시아를 반년 동안 치료했다. 아이는 악몽에 시달렸고, 남자 어른들과 있는 걸 두려워했으며, 우울감을 느꼈고 학교에도 가기 싫어했다.
그 사건이 일어난 순간부터 쭉 아이는 부모의 도움을 받았다. 결국 이 사건에 관한 재판이 이루어졌고, 아이는 이 과정을 통해 자기 내면의 힘을 키우는 법을 배웠다. 현재 아이는 건강하고 행복한 열세 살 소녀가 되었다. 몇 달 전 상담실에서 만난 그녀는 영어를 배우러 잠시 아일랜드에 갈 거라고 했다. 아이는 작별 인사를 건네며 내게 이렇게 말했다.
“저는 이제 두렵지 않아요. 그 일을 극복했거든요. 저를 믿어주고 도와주며 부모님과 관계를 단단하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해요. 부모님께서 처음에 제 말을 듣고 저를 잠시 의심했었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중요한 건 그분들이 끝까지 제 편이 돼 주셨다는 거예요. 그리고 선생님께서 처음부터 저를 치료해주신 덕분에 이렇게 큰 트라우마에서 영원히 벗어나게 되었어요.”

종종 현재는 악몽일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미래로 도망치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다. 또 다른 경우에는 과거의 트라우마적 기억이나 사건에서 꼼짝하지 못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과거에
눌러앉아 있으면 상처받은 감정이나 고통을 잊을 수가 없어서 분노와 원한 가득한 사람이 된다.
희한하게도 휴식의 순간이 악몽이 되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낸 후, 다시 힘을 회복하거나 아니면 단순히 이루지 못한 목표에 다시 도전하기 위해서 휴식이나 멈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휴식의 순간, 특히 휴가가 시작될 때 긴장과 피로감이 나타난다. 그 어느 때보다도 힘이 빠진 것만 같다. 그저 정신적으로만 약하다고
느끼는 게 아니다. 애를 쓴 후에는 몸에 긴장이 풀리면서 면역력이 떨어지고 감기를 비롯한 여러 질병도 찾아오기 쉽다.

〈아만다의 사례〉
아만다는 출산하고 한 달쯤 되던 날 집에서 아기와 쉬고 있는데 불현듯 분노와 짜증, 불안, 무력감, 막막함, 안절부절 등의 증상이 뒤섞여 올라왔다. 전형적인 산후 우울증이다. 큰일을 치른 뒤 휴식의 시기에 불청객이 찾아온 것이다. 산후 우울증은 급격한 호르몬의 변화, 허탈감, 부담감, 죄책감, 상실감 등의 원인으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산엔 일종의 상실감이 따를 수 있는데, 상실의 대상은 자신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아기일 수도, 포기된 자신의 자유로운 삶일 수도 있다. 그리고 출산이라는 돌이키거나 번복할 수 없는 너무 큰 사건에 대한 부담감이 엄습하였을 수도 있다.
다행히 산후 우울증은 증상의 심각성에 비해 치료가 잘 되는 편이다. 아만다의 경우 항우울제를 처방하였고, 남편과도 상담지도를 병행해 3주만에 눈에 띄게 증세가 호전됐다.
“그렇게 괴롭던 것이 정말 거짓말처럼 사라졌어요.”
아만다는 한 달 반 정도 치료 후 자신의 삶을 되찾았다.

심리적 여정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바로 이런 스트레스 이후이다. 그래서 이럴 때 매우 조심해야 한다. 활동을 멈출 때, 여유가 생길 때, 생각을 멈출 때, 있었던 일로 인해서 심리적 건강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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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와 스트레스의 호르몬, 코르티솔
: 극장에서 “불이야!”를 들었을 때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일

생각은 우리 내면세계를 변화시킨다. 영화관이나 극장에 갔는데 누군가가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고 상상해보자.
“불이야!”
당신은 곧바로 경계하면서 불안에 휩싸여 가까운 출구 쪽으로 뛰어나갈 것이다. 과연 이럴 때 당신의 몸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까? 가장 먼저 몸은 깜짝 놀라서 시상하부에 신호를 보내는 동
시에, 다른 뇌 영역을 활성화한다. 그리고 한 번쯤은 경험해봤듯이 호르몬과 신경 신호를 받으면서 맥박이 정상보다 빨리 뛰고, 체온이 오르며 땀이 나는 등 몸의 무의식적 반응이 시작된다. 머리는 여전히 위험을 인식하지 못할 때도 있다. 그리고 이 정보는 시상과 대뇌 피질을 통과한다. 여기서 수신된 정보는 인지적으로 처리되며, 위협 정도에 따라 두려움에 대응하는 방법이 결정된다. 시상하부에서 신호를 받고 나면, 신장 위에 있는 부신이 일련의 호르몬을 방출하는데, 그중에서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이 두드러진다.
여기에서 우리 삶의 중요한 동반자를 소개하려고 한다. 다음 내용을 읽고 나면, 왜 우리 몸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를 알고, 삶의 많은 순간과 당신을 둘러싼 수많은 행동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 장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기 바란다.

코르티솔 자체가 나쁜 건 아니지만, 과잉 분비되면 몸에 해롭다.

영화관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 보자. 만일 우리 몸에서 코르티솔이 나오지 않으면, 연기가 가득하고 불꽃이 튀는 광경을 보고도 계속 편안한 의자에 앉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코르티솔은 우리 생존에 필수이다.
이제 실제 상황을 상상해보자. 그런 상황에서는 맥박이 빨리 뛰기 시작하고, 숨을 헐떡이면서 초조해하고, 앉은 곳에서 가장 가까운 출구를 찾게 될 것이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의 놀란 얼굴도
눈에 들어올 것이다. 이럴 때는 정확한 상황 판단이 어렵다. 마침내, 건물 밖으로 나오고 나면 온몸이 땀범벅이 된 채로 떨리게 된다. 그런데 그때 누군가가 당신에게 극장 안에 불이 나지 않았고, 경보기 고장으로 이유 없이 갑자기 벨이 울렸던 거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말해준다. 얼마 후 극장 문이 다시 열리고 십 분 후에 모든 관객이 다시 제자리에 가서 앉는다. 관객 모두는 전에 앉았던 곳으로 돌아왔지만, 이때 경보가 울리기 전과 똑같은 생리적, 정신적 상태에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유가 뭘까? 우리가 경험한 코르티솔의 최고치가 완전히 사라지고 정상 수준으로 돌아가는 데 몇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분명 당신도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운전하고 있는데 누군가 빨간 불에 갑자기 길에 뛰어들었다. 가까스로 보행자와 부딪히지 않았고,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당신의 몸은 위험을 인지하고 가슴에 찌르는 통증을 느낄 것이다. 이것은 코르티솔이 많이 분비되었다는 뜻이고,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이다.

그렇다면, 코르티솔은 무슨 역할을 할까? 코르티솔은 신체의 여러 기관에 다양하고 큰 영향을 미친다.
·코르티솔 수치가 높으면 우리는 밖으로 뛰어나갈 준비를 한다. 그리고 혈액은 피하거나 방어하는 행동을 강화하기 위해 내장에서 근육으로 이동한다. 그래서 불안하면 식욕이 떨어진다. 이런 느낌들이 활성화되면, 위협 확인에 도움이 되는 자극을 감지하려고 한다. 그리고 근조직은 위험이나 싸움을 피하는 데 필요한 신경 및 생화학적 신호들을 받는다. 코르티솔은 산소와 포도당 및 지방산이 각각의 근육 기능을 수행하도록 도와준다. 또, 심박수가 빨라지면 심장은 더 빨리 펌프질을 하며 혈액과 영양분을 근육으로 운반해 갑작스러운 위협에 대응하게 한다.
·코르티솔은 인슐린 분비를 억제해서 포도당과 단백질을 혈액으로 방출한다. 그러므로 코르티솔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으면, 머지않아 심각한 당뇨병이 생길 수도 있다.

………… 중략

트라우마적 사건을 겪은 장소로 돌아가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시간이 지난 후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던 그 자리로 다시 돌아간다고 생각해보자. 당신이 지금 다시 극장의 편안한 의자에 앉아 있지만, 갑자기 알 수 없는 경계심이 들고 불안감이 엄습할 것이다. 그러다가 갑자기 일어나서 비상구 주위를 쳐다본다. 이유를 잘 생각해보고 나서 출구에서 가까운 곳으로 자리를 바꾼다. 지금 당신에게 이전의 고통이 되살아나는 중이다. 그 순간 당신의 몸에는 “불이야!” 소리를 듣고 경보음이 울릴 때와 같은 양의 코르티솔이 나온다.
뇌와 몸은 실제와 상상을 구별하지 못한다.
뇌는 우리의 내적 균형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걱정스러운 생각을 하면 실제로 걱정스러운 상황이 벌어졌을 때와 비슷한 충격을 받게 된다. 또, 지치게 하는 일을 상상할 때마다, 몸에서는 똑같은 경보 시스템이 활성화되고, 그 위협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코르티솔이 나온다.

<b>“기분은 주어진 상황이 아니라, 상황을 해석하는 방법에 따라 달라진다.”</b><br/><br/>상처 없는 삶의 이야기는 없다. 우리는 살면서 내내 아주 부담스럽고 힘든 순간을 경험한다. 때문에 그것들을 극복하는 법을 배우지 않으면, 또는 적어도 배우려고 시도하지 않으면 행복해질 수가 없다. 삶에서 벌어지는 일 중에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은 그리 많지 않지만 그것에 직면하는 태도는 우리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우리는 태어나며 카드를 몇 장 받는데, 이는 좋은 카드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일단 카드를 받았다면 가능한 한 그 안에서 게임을 잘해야 한다.<br/><br/><b>“오늘은 나에게 좋은 일을 할 거야!”</b><br/><br/>행복은 추상적 개념이 아니다. 행복이란,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고 미래를 기대하며 현재를 건강한 방식으로 사는 것이다. 행복은 행운처럼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훈련을 통해 증강할 수 있다. 이 책은 우리가 겪어왔고 계속 겪게 될 상처와 고통들에서 회복하는 강력한 방법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희망 없는 눈에 빛을 심어 넣는 과학과 내면의 힘을 키우는 치유 방법들을 직접적이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적절한 태도인 낙관주의를 기르는 방법을 알려준다. 당신 삶에 좋은 일이 일어나게 하는 방법, 이 책이 그 시작이다.<br/><br/>★ 스페인 100만부 판매<br/>★ 아마존 독자리뷰 13,000개<br/>★ 5년 연속 심리학 베스트 1위<br/>★ 30개 언어로 번역된 화제작 <br/><br/>★★★★★ 긍정적이고 인지심리학적 관점이 마음에 들었다. 충만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마법이 아닌 현실적으로 매우 유용한 조언을 제공한다. <br/><br/>★★★★★ 낙관주의로 사는 즐거움과 구체적 방법을 배웠다!!!<br/><br/>★★★★★ 나는 특히 제 3장에 줄을 많이 쳤다. 정말 도움이 되는 책이다. 내 지금 상황과 일치되는 내용이 많아서 공감이 갔다. <br/><br/>★★★★★ 스트레스의 정체와 스트레스를 다루는 방법, 감정과 코르티솔과 여러 호르몬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특히 흥미로웠다. <br/><br/>★★★★★ 나는 우울증을 앓고 있는데 내 상태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어리석은 것처럼 보이는 증상이 생각보다 심각하고, 코르티솔 수치를 개선하기 위해 도움을 요청할 때임을 깨달았다.<br/><br/>★★★★★ 나는 소설가이다. 탄탄한 과학적 근거를 갖고 하는 작가의 말에 대부분 동의한다. 우울증 전문 정신과 의사의 풍부한 상담 사례, 전문적인 지식과 명쾌한 설명이 아주 맘에 들었다. 모든 내용이 소중하다. 한 줄 한 줄 줄을 치면서 공부하며 읽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