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어떤 만담을 하게 될까. 이런 느낌으로 할머니가 되어서도 제제카라를 하고 있으면 최고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p.108
“초등학교는 특별하다고. 중고등학교와 대학을 진학하며 만나는 사람의 폭이 좁아지잖아? 반대로 초등학교는 우연히 같은 해에 이웃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모인 사람들이니까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어.” --- p.132~133
교실 안을 둘러보니 여기저기서 작은 그룹이 만들어지며 선이 이어지는 게 보였다. 여기서부터 거미줄 같은 선들이 이어져 그룹이 형성되기 시작하고 서열이 굳어진다. 점의 배치만으로도 답을 알 수 있는 어린이용 선 긋기 문제와는 달리 인간관계는 의외의 점과 점이 연결된다. --- p.167
내가 그린 상관도 밖에서 사는 사람들도, 각자의 상관도 안에서 살고 있다. 이토록 많은 사람이 있는 세상에서 선으로 이어진다는 자체가 기적 같은 확률이구나. --- p.199
나루세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커다란 목소리로 “좋은 아침입니다!”라고 말을 건다. 무시당할 때도 있으나 대부분은 “좋은 아침!”이라고 대답해준다. 인사는 방범의 기본이다. --- p.240
“나루세는 그런 면이 있어. 개그의 정점을 목표로 하자고 해놓고 4년 만에 관두고.”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게 있으니까.” 나루세는 그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잔뜩 씨를 뿌려 하나라도 꽃이 피면 된다. 꽃이 피지 않았더라도 도전한 경험은 모든 것을 비옥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