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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4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244쪽 | 256g | 125*188*11mm
ISBN13 9791170871330
ISBN10 117087133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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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단히 움직이는 자그마한 루시가 아직도 눈에 선하다. 춤을 추고 스케이트를 타고 앞만 바라보며 발 빠르게 걸어가던 루시, 꼭 둥지로 돌아가는 새처럼.
--- p.9

루시는 마냥 행복하고 천진한 시골 여자애가 아니었다. 무언가를 지향하는 여자였다.
--- p.28

추위를 외투 삼으면 그만이었다. 추위 한복판에서 따뜻한 몸으로 깨어 있는 자기 자신을, 들장미쯤은 한순간에 얼려버리는 찬바람 속에서 식지 않고 흐르는 피를 감각하는 것이다.
--- pp.43~44

호수에서 불어오는 날카로운 바람이 루시 안에 뜨거운 생의 열정을 불어넣었다. 불꽃을 마시는 듯했다.
--- p.54

루시는 추운 거리를 걷는 게 이 세상 최고의 기쁨인 것 같은 얼굴이던데.
--- p.57

합창단 사람들은 음악에서 무언가를 톡톡히 얻어내는 사람들이에요. 그들에게 음악은 삶을 버티게 해주는 동력이지, 그저 대화 소재가 아닌 거야. 배관공이든 양조업자든 은행원이든 재단사든, 노래에서 중한 의미를 발견하지 않았다면 계속하지 못해요.
--- p.75

세상의 작동 방식이 행복을 반대했다. 행복이 루시에게서 달아났다. 머릿속에 있던 매혹적인 멜로디를 잊어버린 듯, 그 분위기와 그것을 들었을 때 느끼던 기쁨은 기억나지만 정확한 선율은 도통 떠올릴 수 없을 때처럼 루시는 행복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루시는 오늘 같은 삶, 다른 종류의 삶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 p.110

루시는 어린아이가 띄운 연처럼 허공에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바람이 잦아들면 더러운 거리에, 짐마차와 롤러스케이트 옆에 처박히고 마는 것이다.
--- p.126

인생은 짧아. 할 수 있을 때 장미 꽃잎을 그러모아야지. 분명 루시도 조금 모았겠지.”
루시가 환하게 미소 지었다. “조금요.”
--- p.173

때로는 사람들이 실망스럽고, 때로는 나 자신이 실망스러워. 어쨌든 중요한 건 계속 살아가는 거란다. 루시는 아직 시작도 안 했어. 봄에 힘든 일이 있었다고 낙담하면 안 돼.
--- p.173

루시는 무언가의 가장자리에 서 있는 듯한, 곧 추락하거나 날아오를 듯한 기분이었다.
---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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