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 맨은 완벽한 연구 윤리를 갖춘 아름다운 작가다. 맨이 보여주는 지식의 깊이와 이를 종합하는 방식은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명확하다. 그녀는 개인의 서사와 문화적 고찰을 능숙하게 오가며 개인적인 것이 진정으로 정치적인 것이며 뚱뚱한 몸으로 살 때는 특히 그렇다는 것을 증명한다. 『비정상체중』이 더욱 놀라운 것은 비만에 일반적인 경험이란 없으며 비만혐오 역시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살아가는 정체성의 교차점에 영향받는다는 것을 날카롭게 드러낸다는 점이다.”
- 록산 게이 (Roxane Gay, 작가, 『헝거Hunger』 저자)
“나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 번도 날씬한 적이 없다. 뚱뚱해도 행복한 여자들이 많아지는 것이 페미니즘이 꿈꾸는 유토피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체중이 늘어나는 건 언제나 스트레스였다. 페미니스트인데도 이런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한 내가 부끄러웠고, 대중 앞에 설 일이 많아지면서 더욱 스트레스를 받았다. 화면에는 전문가라고 불리는 뚱뚱한 남자들이 잔뜩 있었던 반면, 여자들의 몸은 다 소위 평균 체중 이하로 보였다. 어딜 가나 그 자리에서 제일 뚱뚱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살폈고, 여자 중에서는 대부분 그건 나였다. 이 책을 읽고 이런 얘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케이트 맨도 꼭 나와 같았다고 말해주었기 때문이다.
작가는 전작인 『다운 걸』을 쓰고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투어를 다녀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얼마나 뚱뚱한지 사람들에게 드러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숨어버렸다고 한다. 나는 그런 저자의 마음을 정말 뼛속 깊이 이해했다. 나 역시 그랬기 때문이다. 뚱뚱한 사람을 조롱하고 무시하고 마음껏 비웃는 사람들에게 화가 나면서도, 나 자신조차도 뚱뚱한 나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면 이 책은 당신을 위한 것이다. 케이트 맨의 글은 놀라울 만큼 솔직하고, 신뢰할 만한 충분한 근거를 적절하게 제시하고 있다. 페미니즘은 여성이 겪고 있는 문제를 없애주지는 못할지라도, 문제를 다룰 수 있는 도구, 즉 해석할 수 있는 언어를 준다. 이 책이 바로 그렇다.”
- 권김현영 (여성학자, 『여자들의 사회』 저자)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야 할 때 나는 기쁨보다 두려움을 먼저 느끼고 그것은 다른 것보다 내가 과체중이라는 데에서 온다. 월경 불순이 오는 것이 당연할 정도로 마른 여성들의 몸 이 눈을 돌리는 곳마다 전시되고, 이들의 자그마한 결점마저도 낱낱이 파헤쳐 등급이 매겨지며, 이를 소위 ‘건강함’을 추구하는 방식이라고 주장하는 세상에서 있는 그대로의 몸을 드러 내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저자가 말했듯 건강한 몸의 모습은 무척 다양할 수 있다. 빌렌도르프의 비너스까지 가지 않더라도 과거 동아시아만 하더라도 건강함의 상징은 근육질의 몸이 아니라 넉넉한 품을 가진 몸과 발그레한 낯빛이었다. 케이트 맨은 구체적인 증거와 논리를 바탕으로 우리가 뚱뚱함을 건강하지 못하다는 생각에 혐오하는 것이 아니라, 대체로 오랜 시간에 걸쳐 혐오하게 되었기 때문에 건강하지 않다고 결정했다는 것을 끈질기게 설득해 보여준다.
비만혐오가 심한 곳에서는 나를 위해 존재하는 몸으로서가 아니라 타인을 기쁘게 하는 존재로서의 몸에 집중하게 된다. 일찌감치 자신의 본능과 몸이 주는 신호를 무시하고 억압하다 보면 본능이 보내는 신호를 예민하게 감지해야 하는 다른 순간에서도 스스로를 지키지 못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나를 가장 아프게 하는 것은, 저자가 지적했듯 가장 큰 피해자인 여성이 비만혐오를 영구화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여성들은 비만혐오를 내재화하면서 자신과 타인을 단속하고 이를 무기화해 자신의 상대적 지위를 끌어올리려 애쓴다. 보디 포지티브 운동보다 더 섬세하고 정교한 언어가 등장한 것이 기쁘다.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이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먹을 때마다 은근한 수치심을 느끼는 수많은 친구들과 함께 읽고 밤새 대화를 나누고 싶어지는 책이다.”
- 하미나 (작가,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