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는 신장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귀도 신장도 한쌍으로 총 2개입니다. 동양의학에서는 귀가 신(腎)과 깊게 연결되어 있다고 보는데, 신의 상태가 귀로 나타나 귀가 딱딱하면 피로 때문에 신이 약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신은 신체 에너지가 쌓여 있는 곳으로 신의 에너지가 고갈되어 버리면 사람은 죽게 된다고도 하는 중요한 곳입니다. 물을 담고 있는 봉지 같으며 물풍선처럼 탄력이 있기 때문에 단단하면서도 유연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물이 줄어들면 점점 주름이 늘어납니다. 귀는 이러한 신의 상태를 보여줍니다. 이상적인 상태에서 귀는 부드러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p.26
머리를 손가락 끝으로 누르면 손가락이 푹 들어갑니다. 두피가 부드러운 방석처럼 됩니다. 이것은 스트레스가 쌓여 만들어 낸 상태로 항상 푸념만 늘어놓는 사람들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붓는 것은 장기간의 스트레스로 몸이 딱딱하게 굳어가는 것을 포기하고, 일종의 파이팅포즈를 그만두기 때문에 생깁니다. 지금까지 긴장해서 단단해졌던 부분이 부드러워지고, 거기에 수분이 흘러들어가 붓게 됩니다. 부종은 머리 측면에서 시작되며, 정수리를 향해 진행합니다. 정수리에까지 부종이 나타난다면 상당히 나쁜 상태입니다. 우울 경향이 있는 경우 대부분이 정수리까지 부종이 있습니다. 이런 증상을 확인했다면 바로 마사지로 케어하여 정수리까지 진행하지 않도록 합시다.
--- p.31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잠옷이나 티셔츠 목 주변만 땀이 흥건해 차가웠던 적 없나요? 이런 땀을 동양의학에서는 ‘도한(盜汗)’이라고 합니다. 도한은 몸의 밸런스가 나쁨을 보여줍니다. 몸에서 보여주는 ‘긴급 징후’라는 것을 알아채 바로 쉬어야 합니다. 스스로는 못 느끼고 있을지 모르지만, 몸이 매우 약해진 것입니다. 도한이더라도 전신에 걸쳐 나는 땀이라면 딱히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몸의 온도를 약간 낮추려는 곧, 체온 조절을 위해 나는 생리적인 땀입니다. 다른 곳에는 나지 않는데, 목 주변 잠옷이 흠뻑 젖을 정도로 나는 땀은 주의해야만 할 도한입니다. 자율신경 실조증의 특징적인 땀으로 매우 피로한 사람이나 우울 증상이 심한 사람들이 흔히 겪는 증상입니다. 어떻게 목 주변에만 땀이 나는 것일까요?
--- p.36
목 결림도 편해지지만, 눈도 상쾌해집니다. 흉쇄유돌근 주위에는 경혈도 몇 개가 있으므로 이 마사지가 경혈 자극 효과도 낼 수 있습니다. 목 체조는 목을 전후좌우로 움직이며, 돌려 경락을 풀어 주는 정말 간단한 스트레칭입니다. 기울이기 힘든 방향이 있으면 기울이기 편한 반대 방향으로 1분 정도 기울여 유지해봅시다. 근육이 부드러워지며 반대쪽 방향으로도 기울일 수 있게 됩니다. 경락을 스트레칭할 때 아픈 쪽에 중점을 두어하는 것이 맞긴 하지만, 무리해서 진행하면 통증 자극으로 오히려 근육이 더 수축해 버립니다. 무리는 금물입니다.
--- p.54
질병 예방과 미병 개선을 위해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오미’입니다. 오미는 신맛, 쓴맛, 단맛, 매운맛, 짠맛 총 5가지 맛입니다. 오미는 각각 특유의 작용이 있는데, 오장인 간(肝), 심(心), 비(脾), 폐(肺), 신(腎)과 관련됩니다. 예를 들어 간이 약해졌을 때는 신맛 음식을 섭취해 주는 것이 좋으며, 신맛을 가진 음식이 자연스럽게 당기게 됩니다. 간은 근육과 관계가 있습니다. 운동하고 나서 신맛이 가득한 레몬이나 구연산을 섭취하면 기운이 나는 것이 이렇게 설명이 됩니다. 좋은 식사란 매 끼니에 오미가 고루 갖추어진 식사입니다. 다섯 가지 맛을 모두 갖추려면 부담이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요리로 전부 준비하려 하지 말고 매실 장아찌를 추가해보거나, 된장국이나 녹차를 함께 마시는 방법으로 부족한 맛을 보충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무리하면 계속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 빼먹고 준비하는 것도 허용하면서 우선은 오미를 갖춘 식사를 꼭 실천해 보도록 합시다.
--- p.79
가을은 수확의 계절로 여름에 생장한 과실을 따먹는 계절입니다. 몸속의 기(氣)도 조금씩 수습되어 겨울을 맞이할 준비를 시작합니다. 습기도 수습되어 조금씩 보내기 편한 밤이 찾아옵니다. 다만, 더위에서 추위로 변하는 시기이므로 가장 몸 상태가 무너지기 쉽습니다. 가을에 제대로 여름의 피로를 치유하지 않으면 앞으로 맞이할 혹독한 겨울에 충분히 대처할 수 없게 됩니다. 겨울을 건강히 지낼 수 있는지는 가을을 어떻게 보냈는가가 좌우합니다. 건조함이 심해지므로 감기에 걸리거나, 살결이 건조해져 가려움이 생기기도 합니다. 가을은 호흡 운동을 담당하는 폐가 쉽게 약해지기 때문에 특히 감기에 잘 걸립니다. 따라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조금은 보내기 편한 가을이지만, 몸이 약해지면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잘 생길 수 있습니다.
--- p.93
몸이 피곤한 사람, 이른바 육체 피로가 피곤의 원인일 경우, 푹 자면 몸이 말끔해 질 수 있지만, 스트레스나 일 또는 인간관계로 겪게 되는 마음 피로가 있는 사람은 쉬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기분 전환을 해야 합니다. 뭘 해서든지 일을 잊고 몰두할 수 있는 것, 좋아하는 것을 해서 발산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나치게 성실한 사람은 쉬거나 노는 것에 죄의식을 느끼기도 합니다. 평일에 모두가 일할 때 자기만 게으름 피는 듯한 마음은 버리고 딱 눈감고 놀아버리는 것도 다음 일을 해나가는데 중요하다고 생각해 봅시다. 특히 가벼운 운동이나 체조는 체내 기 순환을 촉진하여 울적해진 기분에서 탈출하는 첫걸음이 되기도 합니다. 손을 들어 위를 바라보는 등 스트레칭 만해도 기 순환은 촉진됩니다. 다만, 이것은 미병(未病)일 때에만 국한됩니다. 중증이거나 우울증에 빠졌다면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료를 받고 치료하면서 경혈 지압이나 침구 치료 등 동양의학적 치료를 병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손바닥에서 장풍이 나와 적을 쓰러뜨리는 TV나 만화의 한 장면을 상상해봅시다. 이런 이미지로 생각해보면 동양의학에서 손바닥 정중에 있는 ‘노궁(勞宮)’에서 기가 나온다고 하는 것을 이해하기 쉽습니다. 손바닥이 단단하게 뭉쳐 있으면, 기가 나올 수 없습니다. 기력을 내뿜으려면 손바닥이 말랑말랑해야만 합니다. 말랑말랑하다고 했는데, 손바닥을 눌렀을 때 제 모양으로 돌아오지 않을 정도의 말랑함은 아니며, 어느 정도의 두께와 탄력은 필요합니다. 좋은 손바닥은 엄지 밑의 살뭉치(모지구)와 소지 밑의 살뭉치(소지구)가 포동포동하게 풍성하며, 붉은 기가 있고, 부들부들합니다. 모지구를 눌러 아프면 폐(肺)나 소화기가 약합니다. 소지구를 눌러 아프면 스트레스가 쌓여 있습니다.
--- p.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