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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없는 미술관

그림 없는 미술관

: 대중시대 미술관의 모색과 전망

심상용 | 이룸 | 2000년 05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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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41쪽 | 176*248*20mm
ISBN13 9788987905198
ISBN10 8987905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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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심상용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과 동 대학원 졸업.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 제8대학 조형예술학 석사와 박사(D.E.A), 파리 제1대학 미술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논문으로 「이미지에 의해 표상되는 시간과 공간」「장 보드리야르의 죽음의 관점에서 본 현대미술」「예술과 글로벌리즘」등이 있으며, 주요 저서로는 『현대 미술의 욕망과 상실』이 있으며, 역서로는 『제9의 예술, 만화』가 있다. 현재 동덕여자대학교 미술학부에 재직하고 있으며, 미술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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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예술은 적어도 정치와 동등하게 나간 적이 있었고, 몇몇 예술가들은 평생 그런 것들과는 무관하게 살아가거나 기꺼이 그 희생자가 됨으로써 그것을 무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예술이 문화정책이라는 정치 - 궁극적으로는 경제 - 의 찌꺼기를 주워먹고 연명하는 것이 보편적인 상례가 된 오늘날 예술 스스로가 제도로부터 이탈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되버렸다.
--- p.205,---pp.10-15
이미 한물 가기는 했지만, 여전히 쓴 웃음을 짓게 하는 논쟁이 하나 있다. 그것은 볼티모어 동물원의 한 침팬지가 그린 그림이 예술로 간주되는 기막힌 과정에 관한 것이다. 이 논쟁은 '예술'에 대해 갖고 있는 우리 신앙의 실체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결코 일화적으로 취급될 수만은 없는 의미를 지닌다. '베스티'라는 이름의 이 침팬지가 그린 데생을 컬렉션하는 갤러리가 있고, 또 다른 침팬지들의 그림 역시 사람이 그린 다른 작품과 차별 없이 전시될 뿐 아니라, 훌륭하게 감상되고 매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1994년, 한 독일 텔레비전 방송국의 '몰래 카메라' 프로그램은 두 마리의 침팬지가 마구 그린 유화 몇 점을 함부르크이 한 전시회(제3세계에서 온 젋은 미개인전)에 슬쩍 걸어놓았다. 프로그램 제작자의 예상은 적중했다. 수많은 교양있는 관람객들과 저명한 예술 전문가들이 이 침팬지들의 그림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던 것이다. (물론 이들은 작가가 침팬지라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함부르크 미술관장도 그 중 한명이었다.

나는 이 그림들에서 젊음의 신선함과 패기,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이 그림의 작가는 최소한의 도구와 4가지의 색만으로 작업하고 있다. 노란색 - 초록색 - 노란색 - 초록색, 그리고 처음엔 파란색만을 쓰다가 대칭을 맞추기 위해 위와 아래에 빨간색을 사용했다. 완벽하다

- 에프라임 키숀, 『피카소의 달콤한 복수』, 반성완 역, 디자인하우스, 1996.31쪽

저명한 신문 <디 차이트>의 비평가 역시 이 침팬지들의 그림에 '말래비치와 미로의 영향을 받긴 했지만 존경심이 우러나는 작품'이라는 평을 덧붙였다. 이런 식이 다다(dada)적인 풍경은 지구촌 곳곳에서 목격된다.
--- pp.181-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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