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이야기를 창작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을 말해 볼게요. 이야기의 도입부에서 주인공은 중요한 무언가를 상실할 필요가 있다는 점입니다. 그 후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라이벌이나 동료를 만나고, 여러 위기를 극복하고, 결말에서는 잃어버렸던 중요한 무언가를 되찾는 것이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영화든, 만화든, 소설이든, 라이트노벨이든 큰 인기를 얻은 작품은 모두 이 철칙에 기반한 주제가 이야기의 핵심이 되어 주인공의 성장을 그려냅니다. 그래프로 표현하자면, 다소 하락하는 시점이 있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주인공의 성장세는 우상향으로 계속 뻗어 나가야 해요. 이 상승세가 어중간하면 독자에게 감동을 줄 수 없습니다.
---「주제란 이야기를 관통하는 중심 메시지」중에서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공간의 기후와 지형을 항상 염두에 둡시다. 지형이라고 하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사실 단순해요. 무대가 되는 지역이 산인가, 바다인가, 아니면 도시인가 하는 정도의 지리적 환경입니다. 지리적 특성에 따라서 풍경은 물론 하늘의 빛깔부터 바람의 냄새, 대기의 맑은 정도까지 차이가 납니다. 이 같은 설정상의 특징을 충분히 고려한 뒤에 글을 쓰면 현실감이 한층 더해져 독자의 몰입도를 더욱 높일 수 있습니다. 대화 중간에 주인공의 시야에 잡힌 풍경 묘사 한 줄이 삽입되기만 해도 여백과 깊이가 생기고, 전해지는 인상이 확연히 달라집니다.
---「지형과 기후 묘사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중에서
플롯을 구성할 때뿐 아니라 본격적으로 집필하는 도중에도 ‘스토리가 너무 평범해.’, ‘전개가 재미없어.’, ‘캐릭터가 살아 있지 않아.’와 같은 생각이 들면서 손이 멈춰 버리는 경우가 있지요. 이를 타개하는 방법 중 하나로 주인공을 둘러싼 환경에 변화를 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주인공인 고등학교 남학생이 짝사랑하는 같은 반 여학생과 방과 후 공원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고 합시다. 남학생에게는 드디어 마음을 고백하는 중요한 순간입니다. 맑고 온화한 오후 시간이라면 두 사람의 행동과 대화에 집중하는 전개로 흘러가기 쉽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로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한다면 어떨까요?
---「밋밋하다고 느껴진다면 이야기 속 환경을 바꿔 본다」중에서
이야기의 첫 장면은 무척 중요합니다. 대략 독자의 80%가 이야기의 초반 4페이지 내에서 해당 작품이 재미있을지, 아니면 지루할지를 냉정하게 판별한다고 합니다. 아무리 오랜 시간과 혼신의 아이디어를 쏟아서 충격적인 결말로 이야기를 써낸다 해도, 도입에서 독자를 끌어들이지 못하면 헛수고로 끝나 버린다는 뜻입니다. (중략) 그런 만큼 첫 장면은 심사숙고해서 치밀한 계산하에 써야 합니다. 그렇다면 첫 장면을 쓸 때는 어떤 점에 신경을 써야 할까요?
---「첫 장면에서 독자를 사로잡는다 1」중에서
사이드 스토리에서 다룬 등장인물의 이면이나 과거는, 중반 이후 어딘가에서 메인 스토리와 합류해 독자의 감정 이입을 강화하는 효과를 내야 합니다. 즉 이야기가 최종 목표에 도달했을 때 독자의 만족감과 카타르시스를 증폭하는 장치로 기능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독자는 책을 다 읽고 나서 ‘어, 그런데 조연 A의 이야기는 대체 무슨 의미였던 거지?’라는 의문이 남게 됩니다.
---「사이드 스토리로 깊이를 더한다」중에서
묘사, 대사, 설명이라는 세 요소의 구성 비율을 살펴볼게요. 설명은 일단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독자가 지루해하기 때문이에요. 설명은 스토리가 정체되는 부분으로, 설명이 많을수록 읽고 싶은 기분이 사라집니다. 설명하는 문장은 가급적 쓰지 않고, 대사와 묘사로 보완하는 것이 이야기 창작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사와 묘사의 비율은 5 : 5로, 거의 같은 분량으로 쓰는 것이 좋습니다. 단 여기에는 주의할 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5행 이상 되는 긴 대사는 가능하면 쓰지 않도록 하고, 중간에 한 번 끊는 습관을 들이도록 합시다. 묘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묘사가 길어지면 지면이 글자로 꽉 차 버립니다.
---「대사와 묘사의 비중은 5 대 5가 적당하다」중에서
냉정히 말하면 여러분이 고생 끝에 완성한 초고는 아직 완성도가 20% 미만에 불과하다고 봐야 합니다. 그 미완성된 이야기를 다듬고 손질하면서 완성도 100%를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과정이 바로 퇴고입니다. 그렇기에 퇴고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놀랄지 모르지만 최소 열 번 이상은 반복해서 봐야 합니다. “같은 원고를 열 번씩이나 볼 필요가 있을까?”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퇴고를 하면 할수록 모순되는 부분이나 시간상의 오차, 내용 오류, 오·탈자가 무수히 나오는 게 보통입니다.
---「초고를 쓴 다음, 퇴고부터가 진정한 승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