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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송이 따다 드리리

계절소설 시리즈 '사각사각'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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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4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152쪽 | 114*182*14mm
ISBN13 9791198438362
ISBN10 1198438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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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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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아. 호연아. 호연은 이름이 자신을 배신하고 찌르는 느낌을 받았다. 무영은 항상 호연의 이름을 불렀다. 굳이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할 수 있는 모든 말에, 호연의 이름은 문장의 맨 앞에 불리기도 하고, 문장 끝에 덧붙이듯 불리기도 했다. 그게 갑자기 생경하게 느껴졌다. 호연은 무영의 이름을 잘 부르지 않았다. 이름을 부르지 않아도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으니까. 수신자는 어차피 무영뿐이니까. 마시다 만 아메리카노 표면에 기름이 떠 있었다. 속이 메스꺼웠다. 아무 말도 않고 바로 앞의 커피잔만 바라보는 호연에게 무영은 덧붙였다. 아마 무영은 고개를 약간 오른쪽으로 꺾어 자신을 바라보지 않는 호연의 안색을 살피고 있을 것이다.
--- p.17~18 「송재은_ 희망사항」중에서

소현은 진혁의 표정을 살폈다. 혼자 하는 사랑도 나쁘지 않았다고, 자기 스스로 순애보라 일컫는 진혁의 이야기 속에는 어느 한 계절이 선명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벚꽃이 짧게 피고 지는 계절, 봄이. 한 사람을 좋아하면서도 늘 겨울 눈보라 속에 서 있는 것 같은 자신과는 달리 그 봄날의 온화한 바람이 진혁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는 것 같았다. 취기로 붉어진 진혁의 두 뺨이 별안간 예뻐 보였다. 소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술을 그만 마시고 집으로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주섬주섬 짐을 챙겼다. 진혁은 ‘진짜 이야기는 지금부터 시작인데’ 하는 아쉬운 얼굴로 소현에게 애잔한 눈빛을 보냈다. 후― 소현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 눈빛의 의미를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자신도 그런 눈빛으로 한 사람을 바란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소현은 자기 자신조차 말릴 새 없이 진혁에게 속삭였다.
저 이원준 대리님 좋아해요.
--- pp.58~59 「김현_ 우리가 희우정로에서 만날 확률은」중에서

“미현 씨.”
영석이 미현의 이름을 불렀다. 잠을 깨우려는 것처럼. 미현은 영석이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미현은 여전히 영석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었다. 영석이 미현 씨, 했을 때 미현은 그제야 잠에서 맑게 깬 것 같았다. 그건 꿈속이었지만.
“좀, 놀라셨죠?”
영석이 미현을 안심시키려는 듯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 p.82 「김종완_ 아는 사이 (봄밤의 롤러코스터)」중에서

4월에 내리는 눈은 샤베트와 닮았다. 차갑지만 금방 사르륵 녹아 버린다. 내 인생에서 4월에 내리는 눈을 본 것은 몇 번 정도일까? 기억이라는 것은 불완전해서 매년 돌아오는 계절이 매번 처음인 것처럼 새롭다. 내가 유독 기억력이 약한 탓인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어서가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 유치원 때부터 깜빡하기를 잘해서 금붕어를 보면 동질감을 느꼈다. 금붕어는 기억력이 약해서 수조 안에서도 잘 살 수 있는 거라는 얘기는 진짜일까?
--- p.107 「이종산_ 벚꽃 푸딩」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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