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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24년 04월 19일 |
|---|---|
| 쪽수, 무게, 크기 | 180쪽 | 216g | 116*186*13mm |
| ISBN13 | 9791189467982 |
| ISBN10 | 1189467984 |
하루의 책상
[ 초판한정부록 : 리딩 저널 노트 (책과랩핑) ]
하루 저
|
아침달
|
2024년 04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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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 에세이 35위 | 독서 에세이 top20 7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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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지금까지 쓴 독서노트를 훑어보면서 노트 속의 기록이 흐르는 물처럼 느껴졌다. 내게서 나와 종이 위를 지나 어디론가 흘러가는. 시인이 식물의 조각들을 모아서 종이 위에 자신의 세계를 만들었고, 그 결과가 한 글자, 한 글자 눌러 담은 시가 되었다면 나는 책의 조각들을 모아서 종이 위로 옮겼고 그건 나를 비워내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비워낼 필요가 있었다. 그래야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으니까.
--- p.11
나와 다른 경험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조금 더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책들을 찾아보았다. 익숙한 곳에서 벗어나 낯선 책을 찾아 읽으면서 나와 다른 존재를 발견하게 되었다.
--- p.35
시를 읽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다. 시를 읽는 일이 시를 알아야만 가능한 것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냥 읽고 싶어서 읽었다고,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고 부담 없이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해와 이해 사이의 흐릿한 경계를 자유롭게 오가는 읽기가 만연해졌으면 좋겠다. 그렇게 읽은 글귀가 어느 날 문득 길을 걷다가 떠올랐으면 좋겠다.
--- p.39
책이 남긴 잔영을 어떻게 기록할지 고민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낸다. 읽고 나서 좋았던 문장을 옮겨 쓰기, 인상적인 장면에 관해 생각을 정리해서 쓰기, 등장인물과 중심 사건을 요약하기 등 다양한 형태의 독서노트를 시도해봤고 평균적으로 한두 시간 정도 소요된다. 독서노트의 어떤 페이지를 완성하지 못했다고 해도 거기까지 기록하는 동안 내가 보낸 시간은 없어지지 않는다. 목표를 세우고 시작했던 순간, 무언가 해보려고 구상하고 노력한 마음.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고 그 시간이 모두 지워질 수는 없다.
--- p.82
사전적 정의로는 다이어리와 일기가 비슷한 뜻을 갖고 있지만 용례를 찾아보면 미묘한 차이가 드러난다. 학교 선생님이 ‘방학 동안 일기 몇 편을 써오세요’라고 말하는 건 상상할 수 있지만 ‘다이어리 몇 편을 써오세요’라고 말하는 건 어색하다. ‘다이어리 꾸미기’라는 표현과 ‘일기 꾸미기’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전자는 각종 다꾸 용품을 활용해 아기자기하게 노트를 꾸미는 모습이 떠오르지만 후자는 일기를 왜? 어떻게 꾸미지? 의아해진다.
--- p.87
책 읽기를 통해서도 변화하고 성장한다는 점에서 학습자와 독자, 학습 경험과 독서를 나란히 놓을 수 있다. 책 읽기를 출발점과 도착점이 정해진 하나의 과정으로 본다면 책 읽기는 언제부터 시작될까. 본문이 시작되는 첫 장을 펼칠 때부터가 아니라 책이 나의 책장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이유 없이 책장에 들어오는 책은 없다. 나도 모르는 사이 언젠가 책장에 꽂혀 있는 책에도 사연은 있다.
--- p.98
아무 데도 도달하지 못한, 아무것도 아닌 사람. 어쩌면 이것이 나를 설명하는 말이 아닐까.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어디쯤 왔는지도 모르지만 내가 좋아하고 할 수 있는 걸 한다. 완결된 명사보다는 진행 중인 형용사가 어울리고. 애매한 것이 아니라 다채로운 것. 인생을 확신할 수 없다는 점에서 우리는 모두 닮았고 쉽게 정의되지 않는 독서노트도 그런 나를 닮아 있듯이.
--- p.11
나와 다른 경험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조금 더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책들을 찾아보았다. 익숙한 곳에서 벗어나 낯선 책을 찾아 읽으면서 나와 다른 존재를 발견하게 되었다.
--- p.35
시를 읽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다. 시를 읽는 일이 시를 알아야만 가능한 것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냥 읽고 싶어서 읽었다고,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고 부담 없이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해와 이해 사이의 흐릿한 경계를 자유롭게 오가는 읽기가 만연해졌으면 좋겠다. 그렇게 읽은 글귀가 어느 날 문득 길을 걷다가 떠올랐으면 좋겠다.
--- p.39
책이 남긴 잔영을 어떻게 기록할지 고민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낸다. 읽고 나서 좋았던 문장을 옮겨 쓰기, 인상적인 장면에 관해 생각을 정리해서 쓰기, 등장인물과 중심 사건을 요약하기 등 다양한 형태의 독서노트를 시도해봤고 평균적으로 한두 시간 정도 소요된다. 독서노트의 어떤 페이지를 완성하지 못했다고 해도 거기까지 기록하는 동안 내가 보낸 시간은 없어지지 않는다. 목표를 세우고 시작했던 순간, 무언가 해보려고 구상하고 노력한 마음.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고 그 시간이 모두 지워질 수는 없다.
--- p.82
사전적 정의로는 다이어리와 일기가 비슷한 뜻을 갖고 있지만 용례를 찾아보면 미묘한 차이가 드러난다. 학교 선생님이 ‘방학 동안 일기 몇 편을 써오세요’라고 말하는 건 상상할 수 있지만 ‘다이어리 몇 편을 써오세요’라고 말하는 건 어색하다. ‘다이어리 꾸미기’라는 표현과 ‘일기 꾸미기’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전자는 각종 다꾸 용품을 활용해 아기자기하게 노트를 꾸미는 모습이 떠오르지만 후자는 일기를 왜? 어떻게 꾸미지? 의아해진다.
--- p.87
책 읽기를 통해서도 변화하고 성장한다는 점에서 학습자와 독자, 학습 경험과 독서를 나란히 놓을 수 있다. 책 읽기를 출발점과 도착점이 정해진 하나의 과정으로 본다면 책 읽기는 언제부터 시작될까. 본문이 시작되는 첫 장을 펼칠 때부터가 아니라 책이 나의 책장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이유 없이 책장에 들어오는 책은 없다. 나도 모르는 사이 언젠가 책장에 꽂혀 있는 책에도 사연은 있다.
--- p.98
아무 데도 도달하지 못한, 아무것도 아닌 사람. 어쩌면 이것이 나를 설명하는 말이 아닐까.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어디쯤 왔는지도 모르지만 내가 좋아하고 할 수 있는 걸 한다. 완결된 명사보다는 진행 중인 형용사가 어울리고. 애매한 것이 아니라 다채로운 것. 인생을 확신할 수 없다는 점에서 우리는 모두 닮았고 쉽게 정의되지 않는 독서노트도 그런 나를 닮아 있듯이.
---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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