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 로치보다 덜 교조적이고 미하엘 하네케보다 덜 이론적이며 마이크 리보다 덜 일화적인 이들의 영화는 진실주의와 사회주의 그리고 정신주의가 결합된 영화적 전통을 이어간다.
--- p.8
저희에게 중요한 것은, 저희가 촬영하는 인물들이 속을 알 수 없는 불투명한 존재여야 하고, 살아 있는 실체들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살아 있으려면 개인의 두께, 인간의 두께를 지녀야 하고, 따라서 자신의 행동에 책임도 져야 하죠.
--- p.44
인물의 내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때에도 저희는 인물 안으로 들어가 그의 뱃속에서 살려고 노력하고, 그와 함께 발전하고, 그와 함께 움직이려고 노력합니다.
--- p.46~47
영화는 당신에게 던져지는 그 무엇입니다. 바다에 버려지는 병 같은 것이 아니고요. 화면 속 인물들은 관객에게도 손을 내밉니다. 관객이 이 악수를 이해하게 될까요? 저희가 제시하는 것은 인간이 겪는 일들이기 때문에, 그 맥락 안에서 저희는 관객도 온전한 한 명의 인간이며 인물들이 겪는 이야기와 비슷한 일을 겪고 있다고 간주합니다. 그러므로 그것은 악수가 되는 거죠.
--- p.51
저희 영화는 항상 어떻게 한 개인이 자신으로부터 벗어나 다른 사람을 만나고, 또 어떻게 그 만남을 통해 스스로 더 인간적이 되는지, 그저 조금이라도 더 인간적이 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노력하죠.
--- p.88~89
진짜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가짜들로 구성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 p.91
저희 영화에는 갈등이 필요하고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갈등이 있는 이야기를 실제적인 리듬으로, 신체들 간의 관계로, 그리고 저희 영화에서는 좀 덜한 편이지만 인물들의 심리적 동기로 최대한 표현하려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죠.
--- p.108
저희의 중요한 강박관념 중 하나는 관객이 공감하고 함께 여행할 수 있는 신체들을 영화 안에 존재하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 p.145
저희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그리고 저희가 원하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항상 제약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약이 없는 척하는 것보다 제약이 그대로 드러나 보이는 것을 더 좋아하죠.
--- p.176
저희는 배우의 몸에서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저희가 가리고 싶은 것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가리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저희가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지도 결코 알 수 없으니까요.
--- p.185
저희는 항상 비록 연출된 것이지만 사물들이 계속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도록 어떤 느낌을 주려 노력합니다. 이것은 영화를 닫힌 형식이 아니라, 관객이 각자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형식이 되게 만들어주죠. 저희는 영화에 삶의 내면이 존재할 수 있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삶이 반드시 외부 세계를 향해 강하게 스스로를 드러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모든 것을 설명하려고 하지 않고 사물들을 있는 그대로 지속하게 놓아둠으로써, 삶 자체에 존재의 가능성을 부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 p.187
저희가 추구하는 리얼리즘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사물들, 헤어스타일, 옷, 신체에 관심을 갖는 것이죠.
--- p.214
저희의 모든 인물은 무언가의 포로이며 갇힌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그들이 탈출구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최대한 극적으로 묘사하죠. 탈출구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탈출구를 찾는 것은 대개 누군가를 찾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고,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와 친구가 되는 것이죠. 마침내,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이 혼자 있는 것보다 낫다는 것을 발견하는 일입니다.
--- p.216
저희가 만들고자 하는 것은 바로 강렬한 리얼리즘인 것 같아요. 저희가 생각하는 강렬함이란, 스크린에서 일어나는 일이 관객에게로 들어오고 관객이 스크린의 몸체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말합니다.
--- p.218
저희는 카메라가 관객에게 저희가 무언가를 만들고 있다는 느낌을 주지 않도록, 즉 저희가 카메라 앞에서 펼쳐지는 장면을 촬영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카메라가 좋은 위치보다는 나쁜 위치에 있도록 노력하죠.
--- p.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