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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일

[ 양장 ] 비비언 고닉 선집-03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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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에세이 48위 | 에세이 top10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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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4월 29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110*175*20mm
ISBN13 9791169092333
ISBN10 116909233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자아분열이 유발하는 두려움과 무지, 그로부터 올라오는 수치심, 수의처럼 우리를 뒤덮어 말려 죽이는 그 미스터리는 항상, 언제나 문학의 관건이었다. 그리고 또한 좋은 책이 우리를 감동시키는 힘, 글에 암묵적으로 내재하는 그 힘의 원천을 알게 되었다. 그 힘은 산문의 신경 어딘가에 붙들려 담겨 있다. 그것은 어김없이(흡사 원초적 무의식에서 나오듯) 우리를 끈질기게 사로잡는 어떤 상상이었다. 균열이 아물고 부분들이 합체되고 연결에의 갈증이 기가 막히게 해갈되어 잘 작동하게 된 인간 존재의 상상이었다. 과거에도 또 지금도, 내 생각은 같다. 위대한 문학은 통합된 실존이라는 업적이 아니라, 그 위업을 향해 발버둥 치는 인간이라는 존재에 각인된 분투의 기록이다.
--- p.26

안다, 나도 안다, 그런 일은 없었다는 걸?그날의 기분으로 돌아갔고, 그때마다 차라리 내 기억과 얽히고설킨 이 심리적 혼돈에 몸을 던져 완전히 침잠해버리면 다시 빠져나왔을 때 자유로운 여자가 되지 않을까 상상했다. 그러나 혼돈에 가까이 다가가기 무섭게, 나도 뒤라스처럼 홱 방향을 돌려 회피해버리곤 했다. 뒤라스와 달리, 나는 앞뒤 재지 않고 엎어져 욕망의 열병을 앓지 않았다. 이제 나는 그게 뒤라스가 생을 바쳐 집착한 감정의 자유낙하를 확증하기보다 차라리 은폐하려는 계산이라는 걸 안다. 그럼에도 결국 나 역시 뒤라스와 똑같은 집착에 구속받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는데, 그건 그가 성애의 망각에 평생을 바치고도 자유를 얻지 못했듯이 어른이 된 나의 앎도 나르시시스트적 상처에서 나를 해방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 p.88

긴츠부르그는 성장기에 겪은 가족의 감정적 폭력으로 시작해 끝도 없이 서로를 향해 소리를 질러대는 부모에게 자신과 형제자매들이 얼마나 화가 나 있었는지, 또 온 가족이 아버지의 터무니없는 감정 기복에 얽매여 얼마나 고통받았는지를 기억한다. 자기방어는 감정적 거리를 만들어내게 했고, 이는 훗날 무거운 대가로 돌아온다. 청소년기에 그는 자기 자신을 비현실적이라고 느끼다 곧 주위 모든 사람까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자 “돌처럼 굳은 얼굴”을 하고 만사에 호전적으로 시비를 걸게 된다. “이따금 우리는 오후 내내 각자의 방에 혼자 앉아 생각에 잠기곤 했다. 막연한 현기증을 느끼며 다른 사람들이 정말 존재하기는 할까, 우리가 상상 속에서 꾸며낸 존재는 아닐까 의문을 가졌다. (…) 어느 날 우리가 불시에 뒤돌아보면 아무것도 없고, 아무도 없어서, 텅 빈 공허만 응시하게 되는, 그런 일도 가능할까?” 어느새 모든 것을 포괄하는 이 영적 거리감은 다른 사람들에게 잔인한 행위를 저지르며 도착적 쾌감을 즐겨도 된다는 면허가 되어버린다.
--- pp.162~163

이야기하기는 “황무지에 길을 내는 일”이라고 말했던 고닉은 일인칭의 글쓰기를 회고록, 사회비평, 심층 심리 탐구, 문학비평으로 발전시켰고, 시간이 흐를수록 입체적으로 축적되는 풍부한 인간성의 가능성을 몸소 열어 보였다. 『끝나지 않은 일』은 고닉의 유명한 ‘페르소나’를 21세기에 걸맞은 복잡하고 입체적인 양태로 재창조한다. 과거의 의식, 과거의 기억, 과거의 자아를 가감 없이 긍정하면서, 그것을 어렵게 획득한 현재의 혜안과 천재적으로 ‘통합’해 훨씬 더 섬세한 뉘앙스를 품은 새로운 차원으로 밀어 올린다. 그렇기에 『끝나지 않은 일』에서 내밀하게 사적인 읽기의 행위는 치열하게 공적인 실천의 행위다. 고닉은 읽는 우리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거기에 참여시킨다. (…) 의식을 계발해주는지를 생생히 보여준다. 내면은 반드시 외현하고 세계는 안쪽에서부터 만들어지기에, 주체의 내면이야말로 개혁의 장소여야 한다는 것을 그는 이제 너무나 잘 안다. 기존의 읽기를 수정하고 보완하며 겹겹이 뉘앙스를 더해가는 다시 읽기의 과정은 주체의 부단한 개혁이다. 필연적으로 자아를 다시 쓰고 또다시 고쳐 쓰는 행위다.
--- pp.244~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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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끝나지 않은 일』은 콜라주 형식의 회고록이자 문학비평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시 읽기’가 책의 기억뿐 아니라 자아 인식을 수정하고 조정할 기회를 준다는 중요한 논증을 펼치는 글이기도 하다. 이 책은 생기 넘치고 다정하다. 그런데 읽다 보면 모르는 사이 서글퍼진다. (…) 아무리 많은 문학작품을 읽는다 해도 특정한 순간 흡수할 준비가 된 만큼만 받아들일 수 있다니, 참으로 크나큰 아이러니다. 이 짧고 예리한 책에서, 절대 한 번으로 읽기를 끝내지 말라고 고닉은 말한다.
- 클로이 샤마 (뉴욕타임스 북리뷰)
84년 인생으로 증폭된 지각을 동원해 대다수 사람보다 훨씬 더 깊고 예리한 독서를 보여준다. 그의 존재는 독자의 행운이다.
- 커커스 리뷰
중독적으로 마음을 사로잡는 책. 크기와 모양만 보면 짧은 경구나 인생 교훈이 실려 있을 것 같지만, 사실 인생 교훈보다는 삶 자체가 담겨 있다.
- 토머스 벨러 (4칼럼스)
생동감 넘치는 책. 강력히 추천한다.
- 마이클 디어더 (워싱턴 포스트)
우리 시대 최고의 에세이스트 고닉이 책 읽기라는 삶의 소박한 즐거움을 다정하고도 위트 넘치는 시선으로 적어 내려간다.
- 제니 오필 (퍼레이드)
날카로운 지성으로 빛나는 에세이들. 고닉의 취향과 해석이 독자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든, 문학과 독서를 그처럼 타협 없이 열정적으로 추앙하는 옹호자는 찾아보기 어렵다.
- 빌 톰프슨 (포스트 앤 쿠리어)
우리는 비비언 고닉-그의 대담함, 섬세한 정신, 유머, 인내와 결단력-과 사랑에 빠진다.
- 버펄로뉴스
비비언 고닉은 수많은 작품이 쏟아지는 치열한 장르인 자전적 에세이와 회고록 분야에서 대사大使와도 같은 존재다.
- 에밀리 스토크스 (뉴욕타임스 북리뷰)
무의미한 고백적 글쓰기가 난무하는 시대에, 고닉은 목적이 분명한 자전적 내러티브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가로 남아 있다.
- 이저벨라 비덴한 (엔터테인먼트위클리)
우리 시대의 문화적 사건이 일어나는 순간 가장 중요하고도 필수적인 작가.
- 필립 로페이트
고닉을 읽는다는 건 스릴 넘치고, 활력 있고, 도전적인 경험이다.
- 바버라 피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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