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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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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5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228쪽 | 141*205*20mm
ISBN13 9788967998165
ISBN10 8967998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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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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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경은 그냥 10년 전 현석과 처음 만나던 풋풋하고 아련한, 그 달달한 연애 시절로 돌아가고 싶었다. 차분하던 연경은 이제 싸움꾼 중년 여성이 되었고 다정하던 그는 차가운 남편이 되어 있었다. 돈이나 사업 문제로 으르렁대는 건 딸아이에게 차마 못 볼 꼴을 보이는 것 같았다.
왕년이모가 궁금하다는 듯 보챘다.
“지금은 아기엄마 됐죠? 그때 은행원 아가씨가 얼마나 이뻤는데…. 아기가 엄마 닮아 정말 예쁘겠네.”
연경이 차분하게 말했다.
“저보다는 남편을 많이 닮았어요.”
유미는 연경이 누구와 결혼했는지 자못 궁금했다. 연경은 부끄러운 얼굴로 말했다.
“사실 여기서 지금 남편과 식사를 한 적도 있는 걸요.”
--- 「그 남자의 러브레터가 담긴 김밥」중에서

며칠이고 실종 전단지를 돌리고 허탈한 마음으로 분식집을 찾는 영순을 엄마는 따뜻하게 대해주었고 음식을 정성껏 대접했다. 전단지를 분식집에 붙이고 찾는 손님마다 물어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엄마는 늘 찾아야 한다면서 관심을 기울이고 노심초사 걱정을 했다.
그러던 중 실종 한 달 된 어느 날이던가 갑자기 분식집 문이 확 열리고 영순이 찾아와 거칠게 따지는 일이 있었다.
“사장님이 지아 찾는 거 더 힘들게 한 거 알아요?”
“엉? 아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사장님, 아니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지아 실종되기 한 시간 전에 여기 분식점 근처에서 자전거 끌고 가던 걸 본 사람이 있다고요. 사장님이 지아와 어떤 이야기 주고 받았다고 말했대요. 그럼 지아가 세발자전거 타고 어디로 가더라 말 좀 해주시면 좀 좋아요?”
엄마는 그 말에 화들짝 놀랐다.
--- 「실종아동이 좋아하던 돈가스」중에서

개떡 남편은 아내가 치료받는 중에 진료실로 들어가 한의사에게 대뜸 물었다.
“의사 양반, 왜 저렇게 아픈 겁니까?”
이목구비가 뚜렷한 의사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그동안 그렇게 보호자 모셔오라 해도 혼자 어렵게 걸어오셨는데 안타깝습니다. 제가 아무리 침과 부항을 놔드려도 일시적이지, 노인병 초기에는 대학병원 가시는 게 맞습니다.”
“뭐, 노인병? 너 지금 뭐라 했어? 아내가 치매라도 온 거야?”
“환자분 상태는 지금 대학병원 가셔서 CT나 MRI 검사를 해보셔야 하는 단계입니다.”
개떡 남편은 화가 버럭 났다. 하지만 화를 꾹 참고 한의원에서 아내의 팔짱을 끼고 부축해 나왔다. 아내는 신발 하나 신는 것도 버거워해서 개떡 남편이 허리를 숙여 신겨주었다.
“저놈 순 돌팔이야. 암것도 몰라. 내일 나랑 대학병원 가는 거다, 알았지?”
“안 가. 약값 많이 들어.”
“들면 뭐! 내가 돈 버니까 괜찮아.”
--- 「아내를 간병하는 개떡 남편이 좋아하는 쿨피스」중에서

미성은 그냥 공부가 손에 안 잡혀서 바람 쐬러 나온 김에 들렀다고 말하려다가, 말을 바꿨다.
“아, 사장님 어묵탕이… 맛있어서요.”
“응? 잠깐, 쉬, 쉬잇….”
분식집 앞에 서성이는 그림자가 나타났다. 미성이 눈을 크게 뜨고 보니 분명히 마른 체구의 사람이었다. 그 사람은 열쇠로 분식집을 열고 들어갔다. 미성이 얼른 뛰어나가 문 앞에 서서 외쳤다.
“누구세요? 누구신데 여기 아무도 없는 분식집에 들어오려고 해요?”
그러자 그 사람이 갑자기 분식집 집기를 바닥에 던지는 소리가 와르르 들렸다. 그 소리를 듣고 분식집 사장님도 꽃나무 뒤에서 나와 덜덜 떨면서 외쳤다.
“사람 다쳐요! 그러지 마요! 제발….”
--- 「경찰시험 준비생이 마시던 어묵탕 국물」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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