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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빵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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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4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128*208*20mm
ISBN13 9791170611288
ISBN10 117061128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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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한 밀크티를 한 모금 마시고 깨빵의 마지막 한 덩이를 마저 넘긴 다음, 다른 빵도 집어 들었다. 파스락. 이번에는 표면을 얇게 겹겹으로 쌓아 아주 바삭한 식감을 낸 빵이었다. 한 입 베어 물면 깊은 속에서부터 진득한 버터 향이 물씬 올라와 부드러우면서도 촉촉한 것이 아침 식사로 너무나 제격이었다.
--- p.13

“우리가 하는 일이 바로 그거야. 천계는 우리에게 단 하나의 누락자도 없이 둥둥이들을 전부 완전한 죽음으로 인도하라고 명했어. 그러니 절대로 남은 빵을 만들어서는 안 되지.”
--- p.41

마녀는 그들이 지불하는 노잣돈을 챙기며 주의 사항을 설명했다. 반드시 오늘이 지나기 전에 빵을 나눠 먹고 깊은 잠에 들 것. 꿈에 햇살이가 나오면 그의 소원을 꼭 들어주도록 할 것. 만일 문제가 생길 시, 이 명함에 적힌 전화번호로 연락할 것.
--- p.52

허공에 떠서 꼬리 끝만 살랑이던 보배가 갑자기 뒤로 쭈욱 물러났다. 그런 후 라라의 오른손을 빠르게 통과했다. 그 순간 라라는 모든 감각이 끊어지는 듯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리고 급하게 몸을 타고 흐르는 무언가를 느꼈다. 그것은 타자의 것이었던 생경한 삶의 감각이었다. 기억들이 마치 아날로그 카메라 필름이 풀어지듯이 거칠고 급하게 전해 들어오는 바람에 심장이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 p.68

“잘 다녀와.”
라라는 그가 자신을 전혀 기억하지 못할 거란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의 진심 어린 감사에 가슴이 울렁거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정서는 앞을 향해 천천히 걸었다. 그리고 귀밑이 가려운지 조금 긁기 시작했다. 아마도 아가미가 생기기 시작하는 모양이었다.
--- p.94

“기쁨, 분노, 슬픔, 두려움 같은 각각의 감정에 붙은 기억들이요. 여기 다섯 번째 정류소로 오기 전, 다른 느티나무 정류소들에서는 아까 말한 그런 감정들을 처리하고 안정시켜요. 그런 다음 여기로 와서 감정에 붙어 있던 기억을 안전하게 다스리죠. 그래야 생에 대한 단념을 시작할 수 있고요. 전부 매우 중요한 과정들이죠.”
--- p.104

선뜩한 느낌이 들자 라라는 양손을 들어 팔을 문질렀다. 수많은 사람이 지나다니는 횡단보도 앞에서 반려인으로 보이는 누군가와 얌전히 신호를 기다리고 있던 모리. 그를 향해 다가온 누군가의 검은 손. 그 손이 얼굴에 닿을 때 느껴지던 기분 나쁜 냄새와 정신이 아득해지는 끔찍한 고통! 그 모든 게 번개처럼 휘몰아쳐 지나갔다. 저절로 눈물이 차올랐다.
--- p.124

‘반드시 기억해. 저승의 시간은 우리의 시간보다 훨씬 빨라. 자정도 엄청나게 빨리 지나갈 거야. 물론 내가 남 주작을 만나 협조를 요청한다면 괜찮겠지만 혹시라도 그사이 해가 뜰 경우 이슬이 다 말라버릴 거야. 그러니 그 전까지…’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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