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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76쪽 | 386g | 128*188*18mm
ISBN13 9791193149058
ISBN10 1193149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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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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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대로 어딘가로 데려가 줘.”
---「첫 문장」중에서

어두운 회송 열차의 창문에 내 얼굴이 비친다.
―수조성을 보았을 때 내 머릿속에 떠오른 건 이 회송 열차였다.
--- p.17

미즈타 경감도 숲속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에 관한 소문은 들은 적이 있다. 물론 벽면에 박힌 그 거대한 수조에서 비롯된 소문이다. 특이한 겉모습과 분위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은 ‘수조성’이라고 부른다. SNS에 올릴 사진을 찍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아서, 숙박비가 비싼데도 예약이 꽉꽉 찬다고 한다. 얼마 전 미즈타의 딸도 가고 싶다고 조른 적이 있어 그는 언짢은 표정으로 성을 쳐다보았다.
--- p.28

몹시 별나게 생긴 건물에서 ‘밀실’ 살인이라니…… 무슨 미스터리 소설 같지 않느냐는 생각에 미즈타는 진저리를 쳤다. 하나 아직 모른다.
--- p.52

―그들 네 명이 성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보았을 때부터, 그는 비극이 일어나리라고 예상했다. 그는 처음부터 그들 네 사람의 동향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p.55

그는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
―나는, 나는 명탐정이다!
그는 책 속에 묘사되는 명탐정처럼 되고 싶었다.
--- p.60

굉음이 그의 귓가까지 밀려왔다. 왔다! 그는 쾌재를 불렀다. 드디어 여기까지 다다랐다. 고대하던 순간을 맞이하기 직전이다! 아아, 수수께끼를 풀어내는 자로서 이번에야말로 숙명과 대적하는 것이다. 와라, 나는 내내 널 기다리고 있었다 ―.
--- p.123

수조의 물은 전부 빼냈고 유리에는 먼지가 잔뜩 달라붙어, 예전의 아름다운 광경은 보기에도 무참하게 상실됐다.
―한 번이라도 좋으니 너와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어.
미즈타는 속으로 그렇게 말한 후 수조성에 등을 돌렸다. 그리고 다시는 돌아보지 않았다.
--- p.173

액자에 담겨 지유리의 전설로 가공된 그림은 왜인지 매우 잘 그린 작품처럼 보였다. 원래는 평범했을 그림을 특별하게 만든 사람은 지유리였다. 그때 나는 지유리가 진정한 천재라고 확신했다. 그와 동시에 피를 나눈 여동생을 죽을 만큼 미워하게 되고 말았다.
--- p.186

“저기 말이야, 사실 널 우리 집에서 재우는 게 내키지 않는 분명한 이유가 있어.”
“……오빠가 나를 싫어하니까?”
지유리가 갑자기 떠올랐다는 듯 내뱉은 말에 등줄기가 서늘했다. 저 말에 얼마나 진심이 담겨 있을까? 나는 당황해 대꾸했다.
“그런 건 아니야.”
--- p.198

지유리의 말을 듣기 전까지 까맣게 잊고 있었다. 살인 현장이 되어버린 호텔과 살해된 교수가 근무하던 데이토 예대. 그 두 가지 사실 사이에 내 본네빌이 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일까?
--- p.239

내가 보기에 지유리는 특이하지만 그렇게까지 별난 사람은 아니다. 재능은 있지만 천성이 괴짜는 아니다. ……과연 무엇이 다를까? 다시 막다른 골목에 부딪혔다. 그게 아닌가? 정당한 경험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말할 수 없는 경험이니까? 아니, 자신의 경험을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예술가는 수없이 많고 우리는 빛의 근원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 작품들을 감상하고 찬양한다.
--- p.280

지유리는 도대체 언제부터 단나이 지유리를 연기했을까? 란도셀을 집에 두고 오는 바람에 나와 손 잡고 집으로 돌아갔던 날? 학교 운동장에 십자말풀이를 그린 날? 무서웠다고 말하면서도 치한을 잡으려고 스스로 미끼가 된 그때? 지유리는 언제부터 모두가 바라는 지유리로 존재하기로 마음먹었을까.
--- p.307

“그러니까 내가 집에 돌아갈 때까지는 이 그림도 잠들어 있어야 해.” 나는 착한 아이처럼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잠들어 있던 본네빌을 깨웠다. 시동이 걸렸다. 하얗게 칠한 잠 저편, 흔한 잠의 끝으로 우리는 달려갔다.
--- p.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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