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뱁새족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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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5월 03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20쪽 | 133*215*20mm
ISBN13 9791130652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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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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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기저기 줄을 놓아서 마련한 자리를 떠밀어내도 안 나와야 하는 건데 뭐가 잘났다고 사표를 내고, 한다는 소리가, 아이구 기가 막혀. 그래 불란서까지 갔다 와가지고 시민금고냐? 차라리 노랑 바가지 쓰고 시청 앞에 가서 길이나 쓸어라. 아이 치사스럽다!”
조그마한 주먹을 쥐고 열이 나 못 견디겠다는 듯 유 여사는 동생을 노려본다. 순간 병삼의 눈이 싸늘해졌다. 칼끝처럼 날카롭고 잔인한 눈에 장난기나 조롱 같은 것은 싹 가셔졌다. [……]
“남의 앞에서 화장 안 하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하지만 귀부인이고저 하고, 여류 명사이고저 하고, 청렴결백한 인격자이고저 하는 그 화장이 너무 짙어서 회벽이 되었다면, 그건 흉물이지 어디 미인이라 할 수 있겠어요?”
--- p.21

“이제 부자들도 고상해질 시기가 오지 않았습니까?”
아차 이것은 오발이었구나 생각했을 때, 때는 이미 늦었던 것이다. 부인은 완연히 불쾌한 낯빛이었고 양두연은 당황한 나머지 지금껏 마시고 반쯤 남은 커피에다 설탕을 처넣으며 범벅을 만들고 있었다.
부인은 무슨 생각을 했던지 불쾌한 낯빛을 펴고,
“그럼, 여태까지 부자들은 모두 천박했었다는 얘기가 되겠군요.”
멋쩍은 듯 웃었다. 그만해두었음 좋았을 것을,
“아아, 아닙니다. 저, 그, 그 벼락부자 말이죠. 아니 저 해방 후 탄생한, 아니 전후에 탄생한 부자들 말입니다.”
이거 나올 돈도 안 나오겠다 생각하니 병삼은 초조했던 것이다. 양두연의 얼굴은 시뻘겋게 변해 있었다.
“우린 해방 후의 부자예요. 아니 육이오동란 후죠, 정확히는.”
부인은 피부를 바늘로 찌르듯 말했다.
--- p.40

모두 한결같이 웃고 있었다. 슬픔이 없는 얼굴이었다. 그 얼굴들은 얼굴을 주워 모아 웃기고 있는 만화의 한 컷 같았다.
‘단순하고 배짱 좋고 만사를 자기 편리한 대로 해석하고 약고 재빠르며 능청스런 그네들…….’
여자들의 얼굴이 지워지자 안가의 얼굴이 대신 솟았다. 비애에 젖은 것 같은, 심약하게 깜빡이던 안경 속의 눈.
‘고독한 사나이다. 소심하고 복잡하며, 뽐내고 등쳐먹고 굽실거리는, 그래도 슬프니 말이다. 광대이기 때문에 슬픈 거다. 광대는 자고로 남자였었다. 여자는 아름다워야 노리개가 되고 남자는 병신에다 못나야만 노리갯감이 된다. 슬프고 비참하지 않고서 어찌 남을 웃기겠는가.’
--- p.65

“왜 그네들을 딴따라라 합니까? 오히려 딴따라였던 그 옛 시절엔 그들 자신에게 낭만 같은 것이나마 있었습니다. 기분에 취할 수 있었으니까요. 지금이야 딴따라도 못 됩니다. 도떼기시장 판의 장사꾼이죠. 장사꾼 손끝에서 예술이 나오겠습니까? 예술은 부재입니다. 예술은 빈사 상태입니다. 누구든 나와야죠. 사명감을 갖고 나와야 합니다. 배우도 감독도 제작가도, 모든 면에서 미쳐 돌아가는 사람이 나와야 합니다. 그리고 대담하게 개성을 찾아야 합니다. 배우만 해도 안 그렇습니까? 배우는 인형이 아닙니다. 살아 있는 생명, 그 발랄한 생명이 어디 숨어 있는가, 그것을 찾아서 집중적으로 강렬하게 표출해야 합니다…….”
두연은 정말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그는 목마른 것도 잊었는지, 침을 튀기며 내리 지껄이는 것이었다.
‘미쳐나는군, 미쳐나. 좋다. 그런 식으로나마 배설을 해보아라. 공수표면 어떠냐. 기집앨 잡아서 모가지를 비트는 것보담은 낫다. 콩밥 먹을 염려도 없고.’
--- p.90

“박영수 씨가 학생회장으로 있을 때 나는 벌써 그가 비범한 인물이라는 것을 간파했거든. 어느 길에서든 그는 반드시 성공할 거야.”
“돈 있는 여자만 낚으면 틀림없지.”
“그 면을 나도 모르는 바는 아니야. 그의 첫 번째 결혼이 정략이었다는 것도 알고 있어. 그러나 사나이는 클려면 그래야 하는 거구, 그만한 양심의 묵살쯤 문제가 되지 않는다! 부도덕? 개나 먹으라지. 소인배가 무서워하는 말이지. 부도덕? 자넨 그렇게 말하고 싶은 거지? 박영수 그 새끼 믿을 만한 위인 이 못 된다구. 시저…… 음, 응, 우리 같은 어디 인간에게만 그런 줄 아나? 나폴레옹, 히틀러는 모두 성인군자였었나? 수천수만의 인간을 살육한 그들이야말로 도덕적 척도에서 본다면 극악분자 아닌가? 그러나 사람들은, 그리고 역사는 그들을 영웅이라 한다! 가치의 우위에서 열성을 잡아먹는 것은 보다 큰 가치 확립을 위해 소위 필요악인 것이다! 삼라만상은 그 원리 원칙에서 순환하고 있는 거야.”
“흠, 한국의 라스콜니코프가 나타났군. 그런데 자네 언제부터 웅변을 배웠지?”
--- p.93

“어쩌면 그리 감쪽같으니?”
“가발 같지 않지? 글쎄, 말도 말어. 이젠 식모까지 미니컷이란다. 온 창피스러워서, 모두들 원숭이처럼 흉내는 자알 내지. 처지도 모르고, 어울리고 안 어울리는 것 가릴 것 없이, 줄에 엮은 동태처럼 너도나도야. 외국에선 유행이라면 상류사회를 돌다 마는 건데.”
“그러니까, 뱁새가 황새 따라갈려면 가랑이가 찢어진다잖어.”
--- p.107

항간에서는 요즘 삼종(三鐘)의 신기(神器)라는 말이 나돌고 있는 모양이다. 대일본제국의 왕통의 상징인 삼종의 신기를 유행어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해방의 덕분이겠는데 그 삼종이 뭔고 하니 텔레비전과 냉장고, 피아노? 이것이 소위 잘 산다는 상징으로써 중류 이상으로 기어 올라가려는 계층에게는 신기와 맞먹는 위력을 갖는 모양이다. 여자 사기꾼은 다이아몬드 반지를 빌려서라도 끼어야 하고 남자 사기꾼은 세놓는 자가용을 얻어서라도 타야 하듯이 가구의 단가에 따라 상·중·하가 형성되는 판국에 신기 운운은 그럴싸한 얘기겠고 따라서 평생 가야 뚜껑을 열지 않을 피아노도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뭐 그렇다고 은숙의 저택이 저속하여 헐뜯자는 것은 아니다. 삼종의 신기를 아득히 넘어선 지 오랜, 명실공히 상류층의 교양 있는 가정인 것만은 틀림이 없으니까.
--- p.109

‘파리 갔다 온 화가구 미술평론가야. 대학의 교수직도 싫다고 그만두었지. 재산이 상당하거든. 게다가 멋쟁이구, 나이 틀린다고 싫다 했는데 그까짓 무슨 상관이냐구 결혼하자는 거야. 예술가니까 자유지. 날보구 뭐래는 줄 알어? 완전히 예술품이래. 그것도 생명이 있는 예술이라나? 호호…….’
친구한테 자랑을 늘어놓은 것이 바로 엊그제였었는데, 윤이는 정말 앞이 캄캄했다. 그렇다고 해서 병삼에게 항의할 하등의 건더기도 없었다. 그렇게 믿은 것은 자기 자신의 잘못이었다. 아니 그렇게 믿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윤이는 마음속으로 병삼의 흠을 헤아리고 있었던 것이다. 너무 말랐다는 둥, 나이 젊다는 둥 자기를 위해 큼지막한 선물을 주지 않는다는 둥 하며. 꿈엔들 병삼의 입에서 결혼하라고 타이르는 말이 나올 줄 알았으랴. 사랑은 오직 받는 거로서 주는 것을 몰랐던 윤이는 또한 자기의 불행도 자각할 수 없는 아름다운 피에로였던 것이다.
--- p.161

병삼은 홍등가처럼 등불이 켜진 무슨 궁 옆을 지나서, 그러나 힐끗힐끗 뒤돌아보며 그 쩨쩨하고 교태 어린 선들을 먹으로 북북 지우고 몇 개만 남겨본다. 물론 마음속으로.
‘우리 조상님들은 그러고 보니 선에 대한 감각, 그거 천재였던 거야. 짜장면집 접두 양식과 일본식 유흥가의 등불과 구미의 공장지대…… 그런가? 색채도 모양도 범벅이다. 잡화상이다. 곡마단의 빛깔도 전통이 있는 법인데 민주주의니 할 수 없지. 술이 오르네? 웬일일까? 우중도 많으면 이긴다. 진리는 다 수에서 탄생하게 마련이요, 그러니 힘철학의 논법도 생기는 거지. 역학이 진리로다. 사람의 마음 같은 것, 개나 먹으라지.’
--- p.163

“일생일대의 모험을 앞두고, 그거 아셔야 합니다. 행운이란 잡는 것도 한순간. 잃는 것도 한순간이니까요.”
“뭐라구요?”
강한 반응이 왔다.
“솔직히 말씀드리죠. 나는 박 사장이 은경 씨하고 결혼하는 데 대해 아무 이의가 없소. 그리고 둘째로 박 사장께서 양두연에게 베푸신 관심을 현실화하라는 거요. 오늘 요정 낙산에 가서 술을 마시면서 두연 군과 함께 영화 문제를 논의했거든요.”
“낙산!”
“그곳에도 약혼자가 한 분 계시더군요.”
병삼은 수화기를 놓았다. 그리고 방 안을 빙글빙글 돌면서 웃어젖힌다.
--- p.167

“좋습니다. 말이야 바로 하지, 원작료를 받는다는 것은 고마운 이야기죠.”
장일 씨의 뜻하지 않은 저자세에 두연은 다소 어리둥절해한다.
“작품을 여기저기 뜯어서 훔쳐 먹는 판국에 원작료라도 받을 수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이야기요?”
뒤의 말은 맵싸했다.
--- p.173

파리에서 자취하던 시절이 바람처럼 그의 뇌리를 쓸고 지나갔다. [……] 한국을 떠날 때 그는 아는 사람 없는 이방의 거리를 혼자 거닐고 있을 자신을 상상하며 희열에 떨었던 것이다. 고독하게, 철저히 고독하게 작품과 대결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것은 오랜 꿈이었고 그 꿈을 향하여 한국을 떠났던 것이다. 그러나 철저히 고독할 수도 없거니와 고독은 그가 상상했던 것처럼 행복한 것은 아니었다. 이방의 거리를 헤매는 것은 무서웠고, 낙엽을 밟으며 혼자 가는 마음에는 절망 이외 아무것도 없었다. 더러운 다락방은 자살 아니면 미칠 것 같은 충동을 주었다. 이런 현상은 재능에 대한 불신에서 온 것이었다. 어쩌면 파리에서의 생활은 자살에의 충동에서 늘 도망치는 그런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절망과 자살에의 충동을 극복했을 때, 병삼은 화필을 버렸고 성격에는 엄청난 변화가 왔다. 오늘의 병삼으로 변모한 것이다. [……] 옛날같이 어딘지 모르게 격렬한 구석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고 했다.
--- p.179

“진실이 모욕이 되는 세상이죠. 뭐 오늘날만이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가랑이가 찢어져도 황새를 따라갈려는 뱁새의 비극은 바로 그것이 희극이라는 데 있죠. 재능이 없으면서 천재가 되어보겠다고 파리까지 비싼 여비 쓰고 갔다 온 놈을 위시하여 돈푼이나 긁어모은 상놈이 어느 명문 호적에 기재된 이름 석 자밖엔 가진 것 없는 거지 처녀를 비단에 싸서 데려오는 위인, 졸업장 한 장 우물쭈물 얻어둔 덕택으로 학자 행세하게 된 인사, 남의 재산을 계산하고 장래의 대재벌을 꿈꾸는 사람, 사업가 호주머니 털어서 여자나 끼고 다니며 백성을 다스리는 정치를 넘보는 건달이, 남들은 천 미터 지점을 통과하고 있는데 겨우 백 미터 지점에서 허둥지둥 뛰면서 사랑의 순결을, 사회의 정의를 목마르게 외치는 전 시대적인 친구, 어디 그뿐인가요?”
--- 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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