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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덕은 시선집 100선

박덕은 시선집 100선

오늘의 시선집-59이동
박덕은 | 서영 | 2024년 04월 0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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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4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148*210*20mm
ISBN13 9791192055305
ISBN10 119205530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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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가
숨을 곳 찾다가 붉게 뛰어든다
저녁이 덮치기 전에
전설의 경계를 밟고서

서러운 작살에 울부짖음 번지면
포경꾼들은
뼈와 살이 눈물처럼 흩어지는
바다의 어린 기억을 잡아 낚아챈다

동백의 개화로
죽은 숨결이 다시 열린다는 설만
수평선에 걸쳐 둔 채

고래는 섬의 목탁 소리 물고
엉켜 있는 천리 길 풀면서
주먹이 판치는 폭풍 속으로 내던져질 때마다
찢긴 지느러미와 뿌연 연기의
벽만 높인다

바닥에 엎질러진 울음에도
단단한 저항의 힘으로 일어서며
치솟는 향기,
이제는 절 앞마당에서
고요히 가부좌 틀고 있다

제 숨 밀어 넣어 아린 무늬 키우는 고래,
열병 앓듯 온몸 펄펄 끓다가
쏘아붙인 상흔들 가라앉히며
화엄으로 피어난다.
--- 「동백꽃- 한국 문예 문학상 대상 수상작」

아버지는
일 년 계약직 접시 물에서
일한다

얄팍한 물빛에
악착같이 뿌리내려 보지만
새소리 하나 깃들지 못한다

토막 토막 잘려나가
초록 영업 실적의
성실한 잎을 내면
잘릴 때가 다가온다

정 붙일 만하면
쫓겨나는 것이 인생이고
잘려야 다음 접시로 넘어가
일할 수 있다

그나마 살아 있어
취업하는 것이
행운이다

칠 년을 기다리면 핀다는
내 집 마련 같은 꽃
그 약속을 실행하기* 위해
모두가 퇴근한 사무실에서
혼자 야근한다.

*약속을 실행한다:행운목 꽃말
--- 「행운목- 한국 문예 문학상 대상 수상작」

육질이 살아 있는 옷감으로
친환경 코트를 만든다

원단이 싱싱해 색상과 무늬가
추위 막기에는 제격이다
마름질하기 위해 가위는
장바구니 가득한
고기류와 채소를 씻어 자른다

두툼한 안감의 팔딱이는 생선 비린내는
밑실로 감아 숨기고
하얀색 바탕에 붉은 꽃 새긴
꽃등심으로 깃 세운
그 끝에 버섯을 이어 붙여
가늘게 채 썬 양파로
매운 향 솔기 만들 때까지
노루발*은
수없이 어루만지고 핥으며 밤 지샌다

패션계에도 웰빙 바람이 불어와
건강 지키는 유기농 의류가 대세

디자인이 유행에 뒤처지면
과감히 벗어 식탁 위에 올려놓고
젓가락이 닿자마자
코트는 보글보글 끓어오르며
보풀 일어난 매운탕이 된다

잘라낸 매듭 한입 가득 뜨는 사람들
박음질 맛이 매콤하다며 땀을 흘린다.

*푸드코트: 건물 내에 여러 종류의 식당이 모여 있는 곳
*노루발: 재봉틀의 부속품, 옷감을 밀리지 않게 눌러 준다.
--- 「푸드코트*- 김해일보 시민문예 남명문학상 수상작」

장지의 사람들이
나무 밑에 그를 묻는다

자연친화적인 여관에
숙박계를 대신 적어내자
나무뿌리 끝방은
입실한 생전의 기억으로 만들어진다

죽음 예언하듯 청춘을 탕진했던
봄 무늬 생생한 벽지를 바르고
뜨거운 연애로 장판 깔고 기둥 세운다

미래에 가 닿으려는 듯
그의 처소에 꽃을 올려놓는다
죽음만이 미래를 완성하기에
산다는 것은 언제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걷는 일

언젠가는 가뭇없이 흙의 몸 입고
이곳으로 오지만
오늘
입실 대기 중인 사람들은
울음으로 한계를 넘어간다

구석진 방에서 흙이불 덮고 누워 있을
그를 대신해서 숙박계에
유서 쓰듯 적는다
‘참 따스한 사람’

출입문 열고 나오니
가벼이 숨결 내려놓듯 낙엽은 지고
마음 다급한 바람이 곁을 맴돈다

이따금 비고란에 눈물체로 글을 쓰는
추억들이 다녀가면
썰렁했던 그의 방은 차츰 온기가 돈다.
--- 「수목장- 새한일보 신춘문예 최우수상 수상작」

수천 년 철썩철썩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묵언 수행한 섬은
종교다

최초의 말씀이
뻘밭의 간기 머금은 등고선 사이로
촘촘히 박혀 있어
믿는 자들은 누구나
엄숙히 허리 굽혀
우비적우비적 캐야 한다

점자책 같은 자갈밭길 더듬거리며
교리를 이해하려는 추종자들이
뭍의 소란함 뒤로하고 이곳으로 모여든다
포교는
늘 일탈을 꿈꾸는 표정들로 퍼져 나간다

꼬박꼬박 하루에 두 번
살그랑살그랑 붉어지는 물마루도
여기서는 특별한 경전이 된다

제멋대로 자라난 울음도
가벼이 잦아들 수 있다는 듯
너럭바위는
뜨겁고 차가운 발바닥을 위로 향하고
가부좌로 앉아 있다

갈바람통 전망대 앞바다에서
상괭이*들은 짐짓 설파하듯
살아서도 죽어서도 똑같다는 미소를 지으며
치솟는다

아슬아슬한 나날로 애달팠던 웅웅거림들이
뭉텅뭉텅 사라지고
섬처럼 맑아져 가는 사람들
일필휘지로 써 내려간 비렁길 그 어디쯤에서
바람이 거룩한 문서 같은 갯내음을 넘기자
갈매기들은 오래 읽어 환한 성스러움 한 구절씩 물고
해안선 따라 날아오른다.

*상괭이: 우리나라의 토종 돌고래
--- 「금오도- 여수해양문학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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