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_ 의협의 나날
있는 힘을 다해 싸웠건만 녹둔도를 지켜 내지 못했다.
아아, 어째서인가.
서른두 살에 급제했다. 그로부터 11년, 변방을 돌며 추위와 배고픔 속에 힘껏 싸웠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패전, 그리고 백의종군의 치욕뿐. 개혁가 조광조와 함께했던 조부 때문에 질시와 가난을 견뎌야 했던 이순신의 어린 날과 방황하는 청년기를 치열하게 추적한다.
2권_ 활을 든 사림(士林)
나라에서 하지 않는다면 내가 하리라.
턱없이 부족할지라도, 혼자서라도 하리라.
거친 바람 같던 젊은 날의 방황을 뒤로하고 장수의 길에 뜻을 둔 사내를, 세상은 이해하지 못했다. 그의 곧음은 미움을 샀고 반듯함은 조소를 불렀다. 가슴에 품은 웅지를 펴 볼 기회도 없이 비관말직을 전전하며 오로지 참고 견디는 동안, 바다 건너의 위협은 커져만 간다.
3권_ 폭풍 전야
적이 온다.
이 전쟁은 수군이 바다를 지킬 수 있는가 없는가로 판가름 날 것이다.
일개 현감에서 전라 좌수사가 되어 눈부시게 영전했지만 이순신의 마음은 들뜨지 않는다. 왜구에게 잡혀 갔던 여인을 몰래 감싸며 적을 막아 낼 방책에 골몰한 하루하루, 배에 미친 사내들은 무적의 거북선을 만들어 내고, 나라 곳곳에서 전쟁을 냄새 맡은 이들이 저마다 길을 찾는 가운데 드디어 왜군의 선봉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4권_ 조선의 칼, 조선의 방패
우리 군사 목숨 하나를 왜군 수급 열과도 바꿀 수 없다.
오직 이기는 바다에서만 싸우리라.
왜군 침략으로부터 보름 남짓, 임금은 치욕스러운 몽진 길을 나선다. 파죽지세로 북상해 온 왜군은 도성을 점령하고, 신임받던 장수들은 죽거나 달아났다. 배를 거의 잃은 채 연합 함대에 합류한 원균은 불만을 달랠 길 없고, 바다 싸움에서 거듭 이겨도 전세를 뒤집을 가망은 멀기만 하다. 어깨를 뚫은 총탄을 이기고 다시 일어선 이순신을 노리고 복수에 이를 가는 와카자카 함대가 엄습한다.
5권_ 아, 한산대첩
짓밟힌 나라 땅을, 죽음으로 몰려난 백성들을 구해야 한다.
기필코 원수를 쓸어 버리리라.
전쟁과 굶주림은 백성들을 야만으로 몰아넣고, 목숨을 사고팔아 큰돈을 번 상인 임천수는 욕심이 한없다. 적 함대를 포위 격멸한 빛나는 한산도 승첩의 영광도 오래지 않아, 조정은 수군에 왜군 본거지 부산포를 칠 것을 재촉해 대고, 원군으로 온 명나라 군대의 발걸음은 느리기만 하다. 큰 승리의 대가로 수족 같은 부하를 잃고 복수를 다짐하는 이순신의 가슴에는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
6권_ 삼도 수군 통제사
그릇된 어명을 따라 패배하느니 차라리 군왕의 미움을 무릅쓰리라.
아, 남은 시간은 얼마인가.
삼도 수군 통제사가 되어 나라의 운명을 두 어깨에 걸머진 이순신. 사사건건 대립하던 원균은 육지로 전출되고, 한산도에서 왜군을 격멸할 대함대를 준비해 가며 남해 바다는 마침내 이순신 시대를 맞이한다. 배를 짓고 장졸을 선발하며 둔전을 일구기에 밤낮없이 일했지만 덮쳐 온 모진 돌림병이 수많은 부하들의 목숨을 앗아 가고, 백성의 신망을 한 몸에 모을수록 의심하고 다그치는 선조의 병령 또한 급해져만 간다.
7권_ 백의종군
왕실 위엄을 지키고자 김덕령을 죽였도다.
항명한 이순신을 결단코 살려 둘 수 없노라!
첩자 요시라의 간계에 빠져든 조정은 이순신을 파직하고, 애써 일군 군사와 전선은 모두 원균 손에 넘어간다. 군왕이 죽이기로 결심한 신하의 운명은 험난하기만 한데, 모진 고문 끝에 백의종군의 치욕에 떨어진 이순신의 마지막 희망마저 짓밟고 선조는 마침내 무모한 부산 진군을 강행한다. 칠천량에서 처참히 무너진 조선 수군 시체 위로 또다시 피바람이 불어온다.
8권_ 불멸의 길
영광과 치욕도, 삶과 죽음도 돌아보지 않으리.
나는 오직 바다 너머 피울음에 답하노라.
히데요시의 죽음으로 왜군은 퇴로를 모색하고, 명나라 장수들은 전공과 음은을 흥정하기 바쁘다. 대국의 신하에게 머리를 조아릴지언정 무군지죄인 이순신을 용납할 수 없는 선조. 먼 적들과 가까운 벗들이 모두 거병을 의심하는데, 이순신 가슴속에 타는 불꽃은 오직 불멸의 길을 비춘다. 피어린 노량 바다로 달음질쳐 가는 대하 역사 소설 『불멸의 이순신』 최종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