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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기군 1

팔기군 1

박혁문 | 늘봄출판사 | 2000년 04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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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왕 광해군』이라는 제목으로 개정판이 출간되었습니다.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51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8151143
ISBN10 898815114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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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요구조건이 무엇이냐?"
"먼저 확답을 하십시오, 제 부탁을 들어준다고."
"내가 들어 줄 수 있는 부탁이라면 반드시 들어준다."
"들어 줄 수 없는 부탁이라면 어떻게 하실 것입니까?"
"내가 들어 줄 수 있는 약속이라면 꼭 지킨다고 했다."
중년무사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한손을 노려 보았다. 한손은 그의 눈에서 더 이상 양보의 말이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는 조건을 말했다.

"좋습니다, 만약 제가 단 일합에 당신을 제압하면 저를 석방해 주십시오."
중년 무사는 또다시 어이없는 표정이 되었다.
"너는 포로다. 포로를 살려 주는 법은 없다. 우리의 기군이 되거나 노예가 될 뿐이다."
"할아버지가 기다리십니다."
"그래도 석방은 안된다."
"..."

한손은 중년무사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의 눈에서 진심을 읽으려는 의도였다. 중년 사내도 그런 한손을 노려 보았다.
"..."
"그러면 할아버지에게 안부라도 전하게 해 주십시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약 네가 나를 이긴다면 주군께 한 번 말씀드려 보겠다."
중년 무사는 이미 지친 한손이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자신을 칠 리는 없다고 생각했으나 신중하게 그의 요구에 답했다.

그 순간이었다. 정동식이 생각하느라 정신이 흐트러지는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얏!"
한손은 큰 기합 소리를 내며 순식간에 짓치고 들어갔다. 순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중년 무사가 배를 움켜쥐고 쓰러진 것이다. 아픈 배를 움켜쥐고 한손을 올려다보고 있는 중년 무사는 전혀 뜻밖의 상황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석양을 등지고 서있는 한손의 칼은 왼손에 들려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손은 오른손으로 계속 검을 다루었다. 그런데 지금 자신의 배를 가른 것은 분명 왼손이었다.

'여선참사세, 오른손으로 비스듬히 칼 허리를 잡아 공중을 향하여 던진 다음 오른손으로 받아 공격하는 법'

기습적 공격으로 당황해하며 방어자세를 취한 중년 무사에게, 한손은 오른손으로 던져 오른손으로 받는 대신 왼손으로 칼을 받아 순간적으로 그의 가슴을 갈랐던 것이다. 상대 입장에서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공격이었다. 물론 정공법은 아니었지만 결론은 이겼다. 중년 무사는 머리가 쭈삣 서는 공포를 순간적으로 느꼈다. 이것이 진검이었으면 자신은 이미 이승 사람이 아니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한순간 고통을 참으며 시간을 끌던 중년무사는 곧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너는 암수를 썼다."
"전쟁터에서는 상대를 죽이지 못하면 내가 당합니다."
"... 그런 것을 깨우쳤다니... 대단하구나... 과연 비기라 할만하다. 네 성은 무엇이냐?"
중년 무사는 그의 내력을 알고 싶어 한손의 성을 물었다.
"그런 것은 없습니다."
"그래..."
중년 무사는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원래 너는 왼손잡인가?"
"오른손잡입니다."
"검은 왼손으로 배웠나, 오른손으로 배웠나?"
"양손으로 다 배웠습니다."
"쌍칼을 쓰나?"
"예."
"대단하다."
"약속을 지키십시오."
"... 주군께 한 번 말씀드려 보겠다고 했다."
--- p.152-154
"그래, 요구조건이 무엇이냐?"
"먼저 확답을 하십시오, 제 부탁을 들어준다고."
"내가 들어 줄 수 있는 부탁이라면 반드시 들어준다."
"들어 줄 수 없는 부탁이라면 어떻게 하실 것입니까?"
"내가 들어 줄 수 있는 약속이라면 꼭 지킨다고 했다."
중년무사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한손을 노려 보았다. 한손은 그의 눈에서 더 이상 양보의 말이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는 조건을 말했다.

"좋습니다, 만약 제가 단 일합에 당신을 제압하면 저를 석방해 주십시오."
중년 무사는 또다시 어이없는 표정이 되었다.
"너는 포로다. 포로를 살려 주는 법은 없다. 우리의 기군이 되거나 노예가 될 뿐이다."
"할아버지가 기다리십니다."
"그래도 석방은 안된다."
"..."

한손은 중년무사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의 눈에서 진심을 읽으려는 의도였다. 중년 사내도 그런 한손을 노려 보았다.
"..."
"그러면 할아버지에게 안부라도 전하게 해 주십시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약 네가 나를 이긴다면 주군께 한 번 말씀드려 보겠다."
중년 무사는 이미 지친 한손이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자신을 칠 리는 없다고 생각했으나 신중하게 그의 요구에 답했다.

그 순간이었다. 정동식이 생각하느라 정신이 흐트러지는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얏!"
한손은 큰 기합 소리를 내며 순식간에 짓치고 들어갔다. 순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중년 무사가 배를 움켜쥐고 쓰러진 것이다. 아픈 배를 움켜쥐고 한손을 올려다보고 있는 중년 무사는 전혀 뜻밖의 상황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석양을 등지고 서있는 한손의 칼은 왼손에 들려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손은 오른손으로 계속 검을 다루었다. 그런데 지금 자신의 배를 가른 것은 분명 왼손이었다.

'여선참사세, 오른손으로 비스듬히 칼 허리를 잡아 공중을 향하여 던진 다음 오른손으로 받아 공격하는 법'

기습적 공격으로 당황해하며 방어자세를 취한 중년 무사에게, 한손은 오른손으로 던져 오른손으로 받는 대신 왼손으로 칼을 받아 순간적으로 그의 가슴을 갈랐던 것이다. 상대 입장에서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공격이었다. 물론 정공법은 아니었지만 결론은 이겼다. 중년 무사는 머리가 쭈삣 서는 공포를 순간적으로 느꼈다. 이것이 진검이었으면 자신은 이미 이승 사람이 아니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한순간 고통을 참으며 시간을 끌던 중년무사는 곧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너는 암수를 썼다."
"전쟁터에서는 상대를 죽이지 못하면 내가 당합니다."
"... 그런 것을 깨우쳤다니... 대단하구나... 과연 비기라 할만하다. 네 성은 무엇이냐?"
중년 무사는 그의 내력을 알고 싶어 한손의 성을 물었다.
"그런 것은 없습니다."
"그래..."
중년 무사는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원래 너는 왼손잡인가?"
"오른손잡입니다."
"검은 왼손으로 배웠나, 오른손으로 배웠나?"
"양손으로 다 배웠습니다."
"쌍칼을 쓰나?"
"예."
"대단하다."
"약속을 지키십시오."
"... 주군께 한 번 말씀드려 보겠다고 했다."
--- p.15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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