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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스케일의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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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스케일의 감

: 공간의 치수, 면적, 길이를 우리의 오감으로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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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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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년 12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142쪽 | 282g | 152*209*13mm
ISBN13 9791192444765
ISBN10 1192444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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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을 배우는 젊은이라면 누구나 장래에 건물을 직접 설계하고 싶을 것입니다. 작은 주택이든 대형 미술관이든, 모든 건물은 기본적으로 ‘사람을 담는 그릇’이므로 사람의 신체를 기준으로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공간이 너무 작거나 좁으면 지나다니거나 활동하기 어려울 것이고, 반대로 지나치게 넓으면 낭비되는 비용이나 에너지가 발생할 것입니다. 우리 신체에 맞는 공간, 즉 ‘휴먼 스케일’로 이루어진 공간은 기능적이고 쾌적합니다. (…) 공간과 물건의 크기를 관념적인 숫자로 생각하기보다 자신의 신체를 ‘잣대’ 삼아 다양한 치수를 파악하는 습관을 들여 보면 좋겠습니다.
---「들어가며」중에서

네 발로 걷던 인간은 직립보행을 하면서부터 양손을 자유롭게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원시시대에는 사냥에 쓸 활이나 창 같은 도구를 만들어 썼습니다. 이후 인간의 신체는 주변 물건의 길이나 거리를 가늠하는 측정 도구처럼 쓰이며 ‘자’의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손과 발, 팔뚝 그리고 활짝 벌린 두 팔 등 신체의 여러 부위를 사용하여 길이나 거리를 계측했기 때문입니다. 신체의 작은 단위로는 ‘손가락’이 있습니다. 이런저런 설이 많지만, 대개 엄지의 폭, 혹은 검지를 갈고리 모양으로 구부렸을 때의 두 번째 마디 길이를 ‘치(寸)’라고 합니다. 서양에서는 이 단위를 ‘인치’로 부릅니다. ‘치’는 주로 건축에서 치수를 나타낼 때 쓰이지만(기둥을 ‘○치 기둥’이라고 부르는 등), 가정에서도 그릇이나 병의 크기를 잴 때 자주 사용되었습니다.
---「자를 대신하는 신체 척도 - 1 손가락과 치」중에서

규구(規矩)란 ‘규구준승(規矩準繩)’에서 나온 말입니다. 규구준승이란, ‘규’(規, 원을 그리는 도구, 컴퍼스)’로 물건의 길이를 분할하고, ‘구(矩, 곱자)’로 직각을 맞추고, ‘준(準, 수평을 재는 도구, 수준기)’으로 수평을 맞추고, ‘승(繩, 수직을 재는 도구, 먹줄)’으로 연직과 수직을 맞춘다는 뜻입니다. 이 말은 사찰 건축의 기초 작업이나 기공식, 상량식 등의 다양한 행사에서 광범위하게 쓰이며, 일상생활에서 지켜야 할 법도나 일의 시작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규구법이란 자, 곱자 등을 사용하여 공작에 필요한 형태와 치수, 지붕의 기울기를 산출하는 방법입니다. 일본 목수들의 경우, 오래전부터 손을 쫙 폈을 때 엄지 끝과 검지 끝, 두 손가락의 뿌리 부분을 연결한 삼각형의 세 변의 길이가 ‘3:4:5’의 비율을 이룬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피타고라스의 원리를 자연스럽게 활용해 온 것입니다.
---「자를 대신하는 신체 척도 - 3 곡척, 곱자, 규구법」중에서

‘보(步)’는 중국에서 유래한 개념으로, 원래는 면적을 재는 단위였지만 지금은 사람이 걸을 때 한 걸음의 너비, 즉 보폭을 가리킵니다. 동양인의 1보는 대략 2척, 빨리 걸으면 약 2.5척, 즉 약 75cm이고 서양인의 1보는 1yd(야드) = 3ft(피트)로 약 90cm라고 합니다. 다리 길이, 발 크기가 달라서 보폭도 20~30cm나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자신의 보폭이나 발 크기를 미리 알아 두면 자가 없어도 건물이나 타일 등의 크기를 대략 측정할 수 있습니다.
---「자를 대신하는 신체 척도 - 4 발과 몸」중에서

척관법은 고대 중국에서 시작되어 동아시아권역에서 널리 사용된 도량형법으로 길이 단위로 ‘칸(間간)’, ‘자(尺척)’, ‘치(寸촌)’, ‘푼(分분)’, 질량 단위로 ‘관(貫관)’, ‘돈(?문)’, 부피 단위로 ‘되(升승)’ 등을 쓰는 전통적 도량형입니다. 1959년에 도량형법이 미터법으로 바뀐 후에도 척관법이 계속 쓰여 왔습니다. 현재 국제표준 도량형은 미터법이므로 모든 건축 도면의 수치는 미터법으로 표기됩니다. 그러나 실제 건축 현장에 가 보면 목수 등 기술자들이 여전히 ‘한 치 너푼’이니 ‘석 자’니 하며 예전 척관법을 쓰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예전부터 ‘치’, ‘자’, ‘칸’ 등 신체를 기준 삼는 스케일감이 몸에 배어 있기 때문입니다.
---「자를 대신하는 신체 척도 - 4 발과 몸」중에서

복도나 보행로의 폭은 ‘한 사람이 지나간다’ ‘두 사람이 엇갈려 지나간다’ ‘사람과 물체가 엇갈려 지나간다’라는 식으로, 그곳이 주로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지나갈 경우, 남성의 일반적인 어깨 폭이 1.5척(약 50cm)이므로 양손의 동작을 감안하여 복도의 유효 폭이 2~2.5척(약 60~75cm) 정도가 되어야 여유 있게 보행할 수 있습니다. (…) 길을 가다 보면 알맞은 스케임감이 느껴지는 보행로가 있는데, 사람의 몸에 맞춰 보행로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한편 요즘은 차량 폭을 기준으로 하여 차로 폭을 3mm 이상으로 만드는 것이 도로법상 원칙이 되었습니다.
---「Column 신체 폭과 복도·보행로의 폭」중에서

발 길이, 팔 길이, 손을 쫙 폈을 때 엄지와 검지의 간격 등은 아주 오래전부터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며 ‘간이 척도’로 쓰여 왔습니다. 평균 치수를 암기하는 것도 좋지만 우선은 자신의 치수를 측정하여 알아 둡시다. 신발 구입 등으로 자신의 발 치수를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손을 최대한 크게 벌렸을 때의 길이나 주먹의 폭 등도 알아 두면 편리합니다. 그러면 다양한 물건의 대략적 치수를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몸은 언제 어디서나 쓸 수 있는 ‘잣대’」중에서

침대나 욕조 등의 치수를 알고 싶을 경우 주변의 실제 침대나 욕조를 줄자로 재는 것도 괜찮지만 자신의 신체를 이용하여 다양한 가구와 기기의 치수를 재면서 스케일감을 익혀 봅시다. 우선 침대를 고를 때는 자신의 키와 어깨 폭뿐만 아니라 뒤척이는 동작을 위한 여유 공간까지 감안해야 합니다. 대략적이긴 하지만, 침대의 세로는 자신의 키에 위아래로 150mm씩 총 300mm를 더한 것보다 길어야 편안하고, 가로 폭은 어깨 폭의 2배 이상 되어야 여유롭게 뒤척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싱글 사이즈의 폭은 어깨 폭의 2배인 약 1,000mm입니다. 욕조 폭은 자신의 어깨 폭보다 100mm 정도 길어야 하고, 일반적인 욕조의 경우 길이(L)와 깊이(D)를 더한 치수, 즉 L+D은 1,600~1,700mm가 되어야 합니다.
---「신체 척도를 기준 삼아 물건의 크기를 파악한다」중에서

출입구 높이와 창문 높이도 중요하지만, 조리 기구나 작업대의 높이는 피로도 및 작업 효율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더욱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천장 높이도 중요합니다. 천장이 높으면 개방감이 느껴지지만 너무 높아도 공간에 안정감이 없습니다. 반면에 천장이 너무 낮으면 답답합니다. 이처럼 방의 면적과 천장 높이는 매우 중요하므로, 어디선가 쾌적하게 느껴지는 공간을 발견했다면 그곳의 치수를 측정하고 기록하여 스케일감을 익히기 바랍니다.
---「‘서는’ 자세에 따라 높이가 정해지는 공간」중에서

의자는 ‘다리, 좌석, 등받이’의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됩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기본적인 형태의 의자일 경우 이 세 치수 사이에 일정한 법칙이 성립됩니다. 좌석 높이를 (A), 좌석 깊이를 (B), 등받이 높이를 (C)라고 하면 항상 A + B + C = 1,200~1,300mm가 됩니다. 취침용 의자에도 종종 이 법칙이 적용됩니다. 다만 좀 더 편히 쉴 수 있는 대형 취침 의자는 수평 침대에 가까우므로 예외입니다.
---「Column 의자의 법칙」중에서

매일 타고 다니면서도 자신의 자동차가 얼마나 큰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자동차가 들어가지 않는 차고, 겨우 들어가긴 하지만 문이 열리지 않아 사람이 내릴 수 없는 차고를 설계하는 사람이 간혹 있는데, 자동차의 크기를 모르기 때문에 실수하는 것입니다. 신체 치수를 잘 몰라서 사람이 출입할 수 없는 화장실을 설계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일반적인 승용차의 폭은 엄마가 양팔을 크게 벌린 길이인 약 1,600mm이고 길이는 ‘아빠와 엄마, 아이가 팔을 크게 벌리고 손을 맞잡은 길이인 약 4,300mm라고 알아 두시기 바랍니다.
---「Column 자동차 길이는 몇 사람이 팔 벌린 만큼인가?」중에서

작업 효율을 위해 조리 순서에 맞게 기기를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사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조리 기구, 식기 수납장의 높이입니다. 조리대나 기기의 높이는 피로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조리대의 높이는 ‘키의 절반’ 정도가 적당하고, 깊이는 손이 닿는 범위인 600~650mm 정도면 됩니다. 상부장이나 식기 선반의 높이도 작업자의 키에 맞추어야 합니다. 일단은 자신의 키를 기준 삼아, 실제로 손을 뻗어 보면서 적당한 선반 높이를 파악합시다. 무거운 물건은 ‘하단’, 가벼운 물건은 ‘상단’에 둔다는 전제하에 물건의 크기에 맞는 수납장을 설계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또 냉장고, 수납장 문을 여는 데 필요한 여유 공간도 감안해야 합니다.
---「주방을 설계하는 과정」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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