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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몽상주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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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5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40쪽 | 174g | 120*185*10mm
ISBN13 9791193169032
ISBN10 1193169038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바다의 혹등이라 불리기도 했어요
엄마가 또 다른 아버지를 부르게 하고
뒤꼍에서 붉게 자국 난 뺨을 쓸어주었죠
나는 물속에서 죽은 사람보다 수영을 잘해요
제발 따라오지 말아요
혹등을 떼고 뭍으로 나갈 거야
내 지느러미는 흔적뿐이어서
깡통 안 살코기가 될 수도 있으니 복숭아 넥타만 드실래요

구름이 원망되고 하소연될 때
나는 돌구멍 사이에 바람의 노래를 넣어주고 싶었어요
섬에는 귀신이 다녀가곤 하지만

고래는 휘파람 부는 사람을 저장하나요

혹등 찾아 자연인의 사연은 파래 같은데
그조차 힘센 자가 차지하는 흐름이라서
왕년의 운동선수들이 화석을 발굴하죠
식인 상어 아가리처럼 쳐든 파도
육지가 거무스름 보이지만 개펄에서 빠져나가지 못해요
거품에 잠긴 채 제물이 될 건가요
고래의 혹이 된다면 죽음을 기꺼워하겠어요
엄마가 바다에 잠길 때 노래 주머니 될 거예요
흔들지 말아요 다행이라니

꿈이 반대라면
어제의 아버지는 부드러운 애인
오늘의 아버지는 가라사대 멈추고 휘파람을 불어주세요
--- 「섬, 몽상주머니」

보라꽃무늬 원피스 입은 작은 소녀
꽃향기 넘실대는 파란대문집 알바를 자청했어
귀족꽃 노예가 되었기에
그을음 도배하는 연기를 마시고
먼지가 걸레를 염색하는 긴 마루를 닦았어
작약 한 뿌리 얻어 돌아왔네

담장 안 굴뚝도 이따금 허기진 시절
농가 마당은 꽃밭이 될 수 없다는 금기를 어긴 채
담벼락 구석 한 뼘에 뿌리를 묻었어
사월 지나야 땅을 뚫고 해를 향해 목을 뺐지
초록 손들이 망울 틔우고 흔드는 환상통
소녀는 꽃의 광신도가 되어갔네

꽃잎 풀어놓을 때면 입술에 허언을 낳는 밤
며칠은 불행한 무덤을 헤아리거나
손가락 찢어지고 스카프가 날아간 꿈을 꾸기도 했어
떨어진 바닥에서 빛바래 간 작약
퉁퉁 부은 눈으로 한 잎 주우며
감각을 죽여 가는 일이 생의 욕구라고 가늠했네

매캐한 자유를 삼키는 유령들의 보라
향기는 수렁에 빗대어 몽롱해야 할까
장미 백합 수국 칸나의 계절까지도
뜨겁고 은밀한 몸을 거부해야만 하는 신화
고귀한 내력만이 영원한 향배인 듯
그녀는 또다시 가을 칼꽃을 예찬하고 말 것이네
--- 「작약을 앓다」

바이러스를 앓는 도시의 거리, 오토바이는 비만을 배달합니다 헬멧을 묶어두세요 속도만큼 당신의 운명선은 장담할 수 없겠습니다

불면으로 길들여진 축사의 가축은 알루미늄 접시에 포장될 때까지 꿈을 꾼 적 있겠습니까 꿈이 있기나 했겠습니까

응급실 퉁퉁 부은 얼굴로 수액 맞는 환자는 고산지대 고드름 같은 모범사원, 쉼 없는 시곗바늘을 지킨 것뿐입니다

젊은 시인을 거두고 뜬 별은 모텔 입구에서 소녀를 삼키려고 은밀하지요 편의점 의자에 커피 마시는 중년 여자, 산 사람에게서 파란 입술이 핍니다

스무 살에 흰머리는 흔하게 되고 염색으로 유색인 종류를 벗어보아요 길어야 몇 주, 시도는 해봤으니 다니는 미용실을 물어와 귀찮아집니다

별수 없이 불리해지는 내일은 또 밝겠습니다
--- 「프랑켄슈타인 먹잇감을 제공하는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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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이의 시에서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간극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현실은 광고 전단지로 거리를 도배하고 날마다 욕망이 전시되는 공간이고, 시인이 꿈꾸는 이상은 그런 현란한 자본주의의 숲을 벗어나 “초록만 있어도 좋”(「겨울 화분」)을 핍진한 생활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그의 시는 이런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한, 일상의 균열에 대한 섬세한 기록이자 고단한 생활의 서사이다. “짜고 단단한 슬픔”(「흰 달빛 조각하는 변두리의 저녁」)의 언어로 부박한 세상에 시의 뿌리를 내리면서, 생의 울타리로 “무섭도록 번지는 꽃”(「장미의 살점들」)의 열정도 시이고, “내 살 속으로 파고드는 가시”(「장미의 살점들」)의 삶에 대한 성찰도 역시 시라고 말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렇게 시와 삶을 일치시키는 푸른 문장을 쓰고 또 쓰겠다는 시인의 의지가 자못 의미심장하다. 어느덧 시인은 이번 시집으로, 불투명한 공기로 가득 찬 도시 지붕 아래 미래의 창문을 하나 활짝 열어젖혔다.
- 송찬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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