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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출구에서 우리는

문학의전당 시인선-379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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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5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116쪽 | 174g | 153*224*8mm
ISBN13 9791158966461
ISBN10 115896646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거실에 모인 사람들이
다국적으로 커피를 마시고 있다

저녁 7시 종합뉴스 속에서는
아프간 아이들이 태권도를 배우고
뮌헨에 사는 아들은 페이스 토크를 하고
일본에 사는 딸은 일본식 원피스를 재단하고
나는 정말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아, 라는
문구를 두드린다

조금 더 일본적이고
조금 더 독일적인
가족 사이가
가까울수록 멀어지는 화면 속에서
우린 서로 한국적이기를 바라면서
다국적이 된다
--- 「다국적」 전문

계단은 숨겨진다 더 높은 세계를 위해 제 역할을 잊은 지 오래되었다 날고 싶다 가끔 천장이 현기증을 일으키고 바닥이 튀어오른다

오래전 엘리베이터로 밀려난 계단은 비상구로 통하는데 자신을 통과하는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누군가 다급하게 달려오거나 느리게 지나는 여유를 만난다

어두워지기 전이다 헤어지는 연인들의 다툼도 지켜보며 감정과 상관없이 꼼짝 못하고 서 있다

계단은 늘 오르려 한다 수직의 길은 앉아 있어도 서 있어도 갈 곳이 없다 그냥 놓여 있다 계단은 궁금하다 내 안의 일이거나 바깥의 일이거나 들릴 듯 말 듯 소리로만 느끼고 있다 꼭 있어야 하는데 쓸모는 별로 없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이다
---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오후」 전문

어느 방향으로 몸을 돌리든
우리는 바뀔 것이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목적지를 정한 것도 아닌데

세 번째 출구는
왜 세 번째 출구에만 있나

나는 보이는데
너는 보이지 않는다고
처음 보는 사람처럼 기다린다

같은 방향을 가면서도
서로 꿈이 다르듯

세 번째 출구에서 우리는
모르는 사람처럼 만날 것이다
--- 「세 번째 출구에서 우리는」 전문

책을 읽다가 잠이 든다

행성 사이에서 잠이 들었는지
별이 쏟아진다

한 줄로 요약할 수 없는 별의 생애들이
마침표도 없이 쏟아진다

단어와 문장을 건너 당신을 만난다

당신은
갈등을 이해하지 못한 채로
책장을 덮는다
나를 덮는다

화려한 표지만 남고
우리의 관계는
타버린 별의 생애처럼
책 속에 묻힌다

이미 정해져 있는 결론을 향해
--- 「우리의 관계」 전문

달력은 간다. 반 뼘만큼 한 뼘만큼씩 간다. 검은색 옷을 입고 간다. 파란색 옷을 입고 간다. 빨간색 옷을 입고 간다. 달력이 달력에 묶여 간다. 발바닥이 닳도록 간다. 유령을 달고 간다.

납작한 몸뚱어리로 달력은 간다. 넘겨지고 접히고 찢기며 달력은 간다. 속박에서 속박으로 간다. 독거에서 독거로 간다. 달팽이만큼씩 간다. 시드는 꽃잎만큼 간다. 쉬어 갈 자리는 없다. 가야 한다, 징검다리 건너듯 성큼성큼 간다. 바람을 제치고 구름을 뚫고 간다. 세상이 구겨지고 있는데

달력은 간다. 세상이 구겨져도 간다. 끊이지 않는 강물처럼 간다. 유령 손을 잡고 간다. 이사를 가도 달력은 간다. 모른 척해도 간다. 달력이 가는 곳을 아무도 모른다. 거처는 있으나 누구도 거처에서 달력을 본 이는 없다. 달력의 연대기를 본 이는 아무도 없다.
--- 「달력은 간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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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지만 끝내 만질 수 없는 세계를 향한 사랑이란 어쩌면 시인의 운명이라 할 수 있다. “당신은/안아줄 몸이 없는 사람”을 바라보며 “노을에 누운 사람은 아름답다.”(「시인의 말」)는 고백은 서이령의 시적 복무가 가시적인 세계에 머물러 있지 않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서이령 시인의 시적 육박은 내면화된 형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시루 속에서 물줄기 기다리는 콩나물/목구멍에 배어드는 푸른 핏줄/검은 보자기 뒤집어쓴 채/혓바닥으로 핥는 욕망”(「오늘의 기도」)과 같은 육탄의 묘사는 비극적 세계 속에서 생명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머리는 잘려나갔는데도/생각의 뿌리는 계속 자란다”(「오늘의 기도」)는 진술은 시인으로서 자의식의 정점을 보여주고 있다. 머리가 없는데도 자라나는 생각의 뿌리란 도대체 무엇일까? 이 그로테스크한 장면이야말로 서이령 시인이 도달한 시적 현장이 아니겠는가? “어느 방향으로 몸을 돌리든/우리는 바뀔 것이다”(「세 번째 출구에서 우리는」)는 고뇌에 찬 결의는 그의 시를 더 먼곳으로 이끌 것이다. 언젠가 우리는 더 춥고 쓸쓸한 곳에서 부르는 서이령 시인의 노래를 듣게 될 것이다.
- 우대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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