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라는 불확실성 속으로 모험을 떠나는 이 시대의 모든 오디세우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그런 당신이 바로 호모 유니쿠스입니다.
--- p.250
‘액체화’된 사회에서는 우리의 삶도 유동적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고체의 안정성을 포기하는 대신에 우리는 형태의 유연성을 얻게 됩니다. 그릇의 모양에 따라 변하는 물의 형태처럼 상황에 따라 우리의 모습을 바꿀 수 있게 된 것입니다.
--- p.014
이 책은 인공지능이 아닌 인간에게서 답을 찾고자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불안이라는 원인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본성에서 여정을 시작할 것입니다. 결과 대신 그 이유를 묻고 조급 대신 조감을 택할 것입니다. 기술에서 답을 구하지 않고 인문학에서 길을 발견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미래시대를 멋지게 리드해 나갈 인간의 조건을 발견한다면 우리의 마음은 한없이 뜨거워질 것입니다.
--- p.015~016
이 책에서 주장하고자 하는 바는, 액체 사회의 불안정성 속에서도 우리가 어떻게 ‘나로써도 충분한’ 삶을 구축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의 인간적인 특성, 즉 질문하고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의미를 찾는 능력은 이러한 변혁의 시대에도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바람을 읽고 기꺼이 파도 속으로 뛰어들며, 누군가의 마음을 찌르고, 운명을 거슬러 모험을 떠나는 여정 속에서 우리는 인공지능이 따라올 수 없는 ‘인간의 자격’을 완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진정한 인생 스펙은 스스로를 특별하게 만드는 힘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 p.020
불안이나 두려움이 스트레스 반응을 유발하면 인간의 본능은 크게 세 가지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싸우거나(투쟁), 도망가거나(도피), 아니면 꼼짝하지 않는(동결) 반응이 그것입니다.
--- p.038
비록 우리는 정착민의 형식으로 머물고 있지만, 내용은 유목민의 삶으로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를 지탱해주던 고정된 기반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성을 쌓는다면 어느 순간 그 성은 우리를 가두는 감옥이 될 것입니다. 인간에게 방랑벽은 본성에 가깝습니다. 안주와 정체에 어느덧 익숙해져 있다면, 우리는 이동을 준비해야할 때가 온 것일지 모릅니다.
--- p.052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 그 출발점은 질문에 있습니다. 관습에 저항하는 질문, 쉽게 동조하지 않는 질문, 불안을 극복하는 질문, 넓이를 확장해 가는 질문, 깊이를 내려가는 질문, 본질을 추적하는 질문, 관점을 바꾸는 질문을 이제 던져야 할 때입니다.
--- p.090
이분법적 사고는 서로 반대되는 것의 가치를 동시에 인정하지 않습니다. 빛은 어둠과 공존할 수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빛은 어둠의 여집합 이 아니라는 것을. 빛은 동시에 어둠과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 p.119
부질없는 인생임을 깨달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희망의 부재를 버티는 것에서 반항은 시작됩니다. 인간이 스스로 인간 자신의 목적이 될 때, 또한 인간은 스스로 자유가 될 것입니다. 자신의 전부를, 지금 여기에서 끝까지 소진하려는 ‘열정’은 바위의 중력을, 인생의 무게를 떠받칠 힘이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살을 거부하고, 중력을 거슬러 다시 산을 올라야 합니다. 이것이 의미없는 삶의 의미일 것입니다.
--- p.131
거대한 파도가 밀려올 때, 휩쓸리지 않으려면 파도의 흐름에 올라타야 합니다. 그 파도를 동력으로 파도를 뚫고 가야 합니다. 유능한 서퍼는 그래서 파도와 싸우지 않습니다.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변화에 대처합니다. 파도가 칠 때는 기꺼이 서핑을 나가야 합니다.
--- p.144
자신의 소명을 발견하고, 새로운 탐험 속으로 망설임 없이 뛰어듭니다. 익숙함에 저항하고 낯선 세상을 향해 길을 떠납니다. 이런 사람은 헤겔 이 말했듯 자기 안의 평화와 결별한 사람입니다.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바닥에서 일어서는 사람입니다.
--- p.182
아이들도 놀면서 그 쓸모를 계산하지 않습니다. 그냥 그 속으로 몰입해 들어갈 뿐입니다. 그 자체로 쓰이는 이러한 것들이 때로는 새로운 쓸모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오히려 잉여의 시간 속에서, 우리가 흔히 버려진 시간이라 생각하는 게으름 속에서 번뜩이는 생각들이 탄생합니다.
--- p.196~197
결국 언어의 해상도, 감정의 입자도, 개성의 디테일, 생각의 밀도 등은 그 무엇과도 비견될 수 없는 인간만의 고유한 자격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 p.240
지금의 기술은, 지금의 시대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자격을 묻고, 기술의 의미를 묻고, 또한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을 묻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그 질문에 대답할 시간입니다.
--- p.243
우린 너무 바쁘고, 너무 산만하고, 때론 너무 즉흥적입니다. 긴 호흡의 이야기도 요약본으로 이해하고, 아름다운 시도 누군가의 해석에 의존한다면, 세상에 대한 우리의 호기심이나 관점은 금방 휘발되고 말 것입니다. 여백이 단순히 텅 빈 공간이 아니라 그것 역시 삶을 채워주는 중요한 부분임을 새삼 깨닫게 되길 원합니다. 그러한 여백에 불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p.251
그 깊이에 머무는 순간이길, 그 생각에 잠 못 드는 어느 밤이길 희망합니다. 그래서 우리 인간에게 이름 붙여진 지혜로운 자 - 호모 사피엔스에 이르시길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우리는 각자로 태어나서, 각자의 세계를 발견하고, 각자의 세계로 살아갑니다. 영원한 철학적 문제인 자기 자신에 이르는 길, 자기다움에 도달하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 p.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