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노인류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 판매지수 96
정가
12,000
판매가
11,400 (5%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5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11쪽 | 166g | 124*194*10mm
ISBN13 9791192986234
ISBN10 119298623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늙은 내가 늙은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다
“죽기 전에 한번 보자.”
늙은 친구한테서 늙은 내게로 문자가 왔다
“안 보고 죽어도 괜찮다.”


인류의 오래된 희망은
서로 대면하고 대화하고 동행하는 것이고
인류의 오래된 염원은
함께 식사하고 덕담하고 축원하는 것인데
그런 희망을 없앤 나와 친구를
그런 염원을 없앤 나와 친구를
노인류로 규정한다
그리고 노인류는 지혜롭다고 자긍하고 궁상맞다고 자탄하고 간교하다고 자조하는 특성을 지녔다고 말하겠다

죽기 전에 친구를 보고 싶어 하는 나를 달가워하지 않는 친구에겐
희망도 염원도 있다고 할 수 없어
친구를 노인류로 새로 규정하지 않는다면
달리 이해하고 배려하고 설명할 개념어가 없다

죽기 전에 나를 안 보고 싶어 하는 친구를 서운해 하지 않는 나에겐
희망도 염원도 있다고 할 수 없어
나를 노인류로 새로 규정하지 않는다면
달리 이해하고 배려하고 설명할 개념어가 없다

이제 나와 친구는 노인류이다
늙어서 친구를 보고 싶어 하는 나의 마음과
늙어서 나를 안 보고 싶어 하는 친구의 마음은
말할 것도 없이 지혜롭다고 자긍하고 궁상맞다고 자탄하고 간교하다고 자조하는 노인류의 특성이다
--- 「노인류의 출현」중에서


“날이 갈수록 빈부 격차가 심해.”
겨우 먹고사는 한 노인이 탄식했다
“가난하지 않을 방법이 있나?”
겨우 먹고사는 다른 노인이 반문했다


노인류가 되면 가족을 위한
부동산이나 귀금속이나 현금 따위
개인 사유 재산은 없어도
하늘과 햇빛과 비바람 따위
인류 공동 재산은 있어
자족할 수 있다

노인류의 재산 목록엔
공기와 달빛과 별빛과 구름과 그늘도 들어 있지만
더 쓸 능력이 없고
덜 쓸 시간이 없고
다 쓸 장소가 없다

노인류가 되면 부모 자식 간에
애써 부동산이나 귀금속이나 현금 따위를
상속하지 않아도
이미 하늘과 햇빛과 비바람 따위를
공유하고 있어
더 부유하지도 않고
덜 빈곤하지도 않고
다 부족하지도 않다

유산이 없는 노인류는 없다
--- 「노인류의 유산」중에서


늙은 내가 늙은 아내에게 말했다
“난 병들면 안락사하고 싶어!”
늙은 아내가 늙은 나에게 말했다
“난 잠자다가 돌연사하고 싶어!”


사람들이란 죽은 후에는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
죽음이 이미 사람들에게 와서
사람이 죽일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므로
노인류도 없다

사람들이란 죽기 전에는
사람들에게 해를 끼친다
죽음이 아직 사람들에게 오지 않아서
사람이 죽일 수 있는 사람이 그대로 있으므로
노인류도 있다

노인류인 내가 안락사하기를 바라는 것과
노인류인 아내가 돌연사하기를 바라는 것은
살아 있는 순간마다 사람에게 해를 끼친다는 것과
살아 있지 않은 순간부터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을
일생에 걸쳐서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면서
노인류가 시작하고
사람들이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노인류가 종언하는
그 사이를
나와 아내는 사람으로 이제 다 지나왔다
--- 「노인류의 종언」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노인이 된 하종오 시인이 드디어 노인에 관한 시를 썼다. 한국 현대시에 노인을 시적 주체나 대상으로 하여 인간의 문제로 사유하고 상상하는 시가 있었던가.

하종오 시집 『노인류』에는 그것을 오롯이 담아낸 다양하고 다채로운 주제와 소재로 가득하다. 이 시들은 특히 대도시에서 청장년 시기를 보내고 난 노인들의 모습과 시골에서 삶을 마무리하려는 노인들의 몸짓에 주목한다. 이것이 자기 내부의 시적 감각과 정서가 자기 외부의 현실적 다단함과 변동성에 정서적으로 반응하는 데 머물지 않고 역동적으로 파고들어서 이색적이며 매력적인 시로 씌어졌다. 시인은 “노인류는 지혜롭다고 자긍하고 궁상맞다고 자탄하고 간교하다고 자조하는 특성을 지녔다고 말”(「노인류의 출현」)한다. 작금 고령화하는 인류의 중요한 한 중심체로서 인간의 문제를 내재하거나 노출하는 노인들을 ‘노인류’로 지칭하고는 그 정체성을 그렇게 과감하게 적시하여 표현함으로써 노인들의 순정성과 양면성을 여실하게 드러낸다. 그러함에도 자긍과 자탄과 자조라는 내적 시심(詩心)이 외적 현실의 위력에 오래 시달린 삶의 지혜로움과 궁상맞음과 간교함을 섬세하게 어루만진다. 한국 현대시문학사는 하종오 시집 『노인류』로 인하여 노인을 시적 주체나 대상으로 한 새로운 시를 적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하여 일찍이 한국 현대시문학사에 없었던, 고령사회에 매우 절실한 ‘노인문학’ ‘노인시’라는 특별한 장르, 어쩌면 기존의 문학과 시와는 달리 ‘고령자문학’, ‘고령자시’로 특화된 분류를 해야 할지도 모를 전복적 장르가 한국 현대시에 출현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시들이지 않은가. 지금 노인(혹은 고령자) 세대는 물론이거니와 세월의 순서대로 노인(혹은 고령자)이 될 전 세대가 하종오 시집 『노인류』를 읽게 되면 오늘날의 자기 삶을 진지하게 직시하고 진정하게 해석하고 진실하게 정의하게 될 것이다.
- 홍승진 (서울대 국문학과 조교수)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1,4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