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의 목적을 정하고, 돌발상황까지 포함한 계획을 확실히 세워, 시간에 맞춰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 이 일련의 절차가 제대로 세워지지 않으면 머릿속이 정리되지 않아 정신없이 바쁘기만 하다. 게다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문제들은 자꾸 시간을 쓰게 만들고, 결국 일의 완성도를 떨어트린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프로젝트는 실 끊긴 연처럼 멀리 날아가 버릴지도 모른다. --- p.7
나는 어떤 일이든 ‘모두 같다’고 생각한다.
“그건 아니죠. 문구 디자인과 의류 디자인은 전혀 다르지 않나요?”
“철도 회사를 브랜딩하는 것과 로고를 만드는 것은 확실히 다른 거잖아요!”
분명 내게 이런 말을 잔뜩 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다른 프로젝트라고 해도 기본 토대는 거의 같다. 표면적으로는 다르게 보여도 일의 골격, 본질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 p.8
모든 행동을 루틴, 즉 일상적인 습관처럼 반복하면 매일이 평온하게 지나간다. 눈앞의 ‘해야 할 일’을 담담히 처리해 나가기만 하면 되니 일도 척척 진행된다. “일을 대충 처리한다는 말인가요?” 누군가 시큰둥하게 이런 반론을 제기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 반대다. 매번 일을 습관처럼 진행하다 보면 시간에 여유가 생겨 보다 재미있는 아이디어, 더 나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 p.8~9
나는 늘 나 자신을 의심한다. ‘정말 이게 맞을까?’,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하고 의심하는 것이다. 그때 의심을 확인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시각적이고 사실적으로 상상하는 일이다. --- p.24
우리는 종종 일의 결과를 목표라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중략) 디자인을 어떻게 할 것인가나 포장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전에 ‘어떻게 하면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까’를 제대로 파악해서 공유하는 것이 일을 진행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 p.36~37
업무 진행 절차가 서툴거나 애초에 절차를 정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에게 맡겨지는 일이 매번 새로운 일의 연속이라고 인식하는 것 같다. 어떤 업무를 맡느냐에 따라 그 과정은 제각각이고 돌발상황도 예측할 수 없으니 일을 맡을 때마다 절차를 세운다는 건 피곤한 일이고, 그 자체로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보니 절차를 세우지 않게 되는데 그럴수록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리고 업무가 제대로 될 가능성도 낮아진다. 거듭 말하지만 일을 하는 데 있어 매일이 새로울 수는 없다. --- p.69
모든 일에는 루틴, 즉 일상적이고 규칙적인 습관이 있게 마련이다. 궁리 끝에 탄생한 아이디어나 실행을 거쳐 완성된 결과물이 다를 뿐 과정은 같다. --- p.70~71
창의성이 필요한 일일수록 오히려 ‘답이 있다’는 가정하에서 진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한한 창의성의 늪에서 영원히 그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 빠지고 만다. --- p.85~86
남들이 하지 않은 획기적인 일, 대단한 성과는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일의 목적을 이루었을 때 따라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확실하게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또한,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일의 진행 절차를 갖춰야 한다. --- p.92~93
내가 이 일을 하는 목적은 나를 돋보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다. 이 목적이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만 일을 진행하는 절차도 원활하게 이루어진다. --- p.117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할 것은 오직 시간이다. 일을 훌륭하게 해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때로는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경우가 있다. 그래도 마감을 반드시 지키는 일은, 자연재해와 같은 불가항력이 있을 수는 있어도 절차라는 ‘노력’으로 99퍼센트는 보완할 수 있다. --- p.136
유명한 그래픽 디자이너인 나카조 마사요시(仲條 正義) 씨가 해준 얘기로 내가 지금까지도 소중하게 여기는 말이 있다. 바로 ‘마감이 완성’이라는 말이다. “완성했으니 세상에 내놓는 것이 아니라, 마무리가 되었을 때 세상에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 p.139
애매한 표현 대신 마감은 항상 날짜와 시간으로 확인해야 한다. 시간은 모든 사람이 오해나 예측 없이 이해할 수 있는 눈금이다. 이 눈금을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자. --- p.146
머릿속을 뭔가로 꽉 채우고 있으면 아이디어는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다. 머릿속은 비우되 한편으로는 항상 ‘이것은 어떠어떠한 일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며 머릿속에 틀을 만들거나 외부의 툴을 사용해 기억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 p.180
흔히 일(공)을 껴안고 ‘어쩌지?’ 하고 고민만 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가능한 한 내 품에 공을 갖고 있지 않으려 한다. 공을 계속 가지고 있지 않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넘기거나 때로는 버리기도 한다. 이것이 머릿속을 비우고 일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비결이다. --- p.184
진정한 멀티태스킹이란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해낸다는 의미가 아니라 하나의 일을 집중해서 처리한 후 다른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 p.188
나는 일이란, 아니 더 나아가 일체의 사물이나 현상은 무언가를 약속하고 그 약속을 완수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을 / 언제까지 / 완수한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길을 만드는 것이 바로 절차다. 즉, 절차는 사물이나 현상과 인간 사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것을 대전제로 깔아두자. --- p.214
팀 안에서 당신이 팀원의 입장이라면 혼자 일을 껴안지 말고 자꾸 논의를 하고 의견을 구하자. 만일 당신이 팀장의 입장 이라면 팀원은 일을 맡길 줄 아는 상사를 좋아한다는 등의 착각은 버리고 적극적으로 개입해 나가자. 팀장도 팀원도 모두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그래서 절차가 필요하다. 잊지 말자.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이 서로 힘을 합쳐서 한없이 완벽에 가까운 일을 해내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올바른 절차다. --- p.229~230
한 사람의 힘이 주변에 영향을 미쳐 세계를 움직인다. 나비효과라는 말처럼 작은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으로 인해 연쇄적으로 그리고 파급을 일으키며 세계가 바뀌어 간다. 하물며 나비조차 영향을 미치는데, 인간이 뭔가를 한다면 세계가 바뀌어 갈 가능성은 한층 더 커지지 않겠는가. --- p.237
일에서야말로 중요한 것은 이매진, 바로 상상이다. 지금 눈앞의 일을 꼼꼼하게 제대로 한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기뻐할까? 눈앞의 일에 약간의 궁리를 더한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행복해 할까? 상상하는 힘은 분명 멋진 일을 만들어낼 것이다.
--- p.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