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를 다니면서 아무 연관 없는 직업, 겉보기에 그럴듯해 보이는 금융 전문가, 컨설턴트, 변호사 등의 직업을 기웃거렸다. 공학 공부를 하다 말고 갑자기 회계를 공부했고, 어느 날은 난데없이 변호사 시험을 준비했다. 오로지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해 멋져 보이는 직업을 좇으며 시작한 공부였다. 당연히 오래가지 못했다. 스스로 동기부여를 못 하니 작은 실패에도 쉽게 무너졌다. ‘샛길’로 빠졌다가 다시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도대체 무엇을 하고 싶은 건지 스스로도 혼란스러웠다. 내가 진짜 원하는 길은 보이지 않았다.
--- p.6~7, 「프롤로그_매번 선택이 두려운 당신에게」중에서
한 우물을 파는 대신 수많은 선택지를 만들고 플랜 A, B, C를 세우며 살아가는 게 비효율적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멀리 돌아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많은 선택과 경험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 그게 가장 빠른 길이었다는 걸. 지독한 경험주의자로 사는 건 고달프지만 그만큼 나 자신에 대해 잘 알게 되어 내면이 단단해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다. 돌이켜 보건대 선택의 순간마다 결국 나를 움직인 건 수치화할 수 없는 마음이었다. 그럴싸한 목표나 보상도 중요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남들이 보기에 감탄할 만한 직업을 갖겠다는 인정욕구를 버리고, 마음이 끌리는 대로 실행하고 나서야 삶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 p.10, 「프롤로그_매번 선택이 두려운 당신에게」중에서
오랫동안 나는 앞만 보고 달렸다. 이 냉정한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하지 않을 만큼 그럴싸한 삶을 살려면 계속 내달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을 밟고 일어서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밟히고 싶지도 않았다. 열심히 신분의 사다리를 올라가는 수밖에 없었다. 나는 그렇게 다른 사람을 의식하느라, 남들 눈에 좋아 보이는 삶을 살기 위해 아등바등 애쓰느라 내 삶이 삭막해지는 줄도 몰랐다. 그런데 문득 의문이 들었다. 좋은 학교, 좋은 직장에 가면 행복해질까? 연봉 높은 직장일수록 경쟁은 치열해질 게 뻔했다. 경쟁을 통해 성장한다지만 그것 때문에 삶이 피폐해진다면 그깟 성장에 꼭 목매야 할 필요가 있을까 의심스러웠다. 남들 보기에 그럴싸한 사람으로 포장하기 위해, 혼자만 잘 살겠다고 부와 명예를 좇으며 내달리기만 할 일이 아니었다. 인생을 진짜 잘 산다는 게 뭔지 고민이 들었다.
--- p.41~43, 「STEP 1 시작_완벽한 선택이 아니어도 좋다」중에서
똑똑한 선택에는 두 가지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는 자기 객관화이고, 둘째는 테스트런이다. 자기 객관화로 선택의 기준을 마련하고 테스트런으로 선택의 효용성을 검증한다. 일단 자기 객관화는 자신을 끊임없이 비난하는 과정이 아니다. 타인과 비교하며 평가하는 것도 아니다. 자신만의 기준과 목표를 가지고 장단점을 분석하되 스스로를 포장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게 핵심이다. (중략)
선택지를 골랐다면 실제로 나에게 얼마나 잘 맞을지 검증해야 한다. 두 번째 전략, 테스트런 과정이다. 테스트런이란 제품이나 서비스를 정식으로 출시하기 전 제한된 시간 동안 시험하며 테스트 데이터를 쌓고 이를 통해 안전성, 성능 등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 새로운 계획의 실현 가능성과 안정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대기업에서는 새로운 제품을 론칭하기 전에 반드시 테스트런을 실행한다.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방법이다. 기존의 잘 팔리던 제품에 아이디어를 약간 더하는 식으로 변화를 줘도 대규모 리콜 사태와 같은 엄청난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이러한 리스크를 줄이려면 테스트런을 여러 번 거쳐 새로운 아이디어가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지 미리 검증해야 한다. 개인의 선택에서도 마찬가지다. 뒤늦게 후폭풍을 맞고 당황하지 않으려면 어떤 선택이든 테스트 데이터로 미리 검증해야 한다. 그래야 선택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 p.110~115, 「STEP 2 실패_모든 경험은 데이터로 남는다」중에서
미국 기업은 논리를 중시해 끊임없이 토론한다. 한국이나 일본은 수직적이고 조직의 규모가 크다 보니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한 미팅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다. 또한 의견 대립이 생긴다 해도 단일 문화 사회인 만큼 합의에 이르는 과정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반면 미국은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섞여 있다 보니 사고방식이나 대화의 방식이 서로 다르다. 그래서 공통 언어인 논리를 통해 간결하고 빠르게 주장을 관철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소규모 팀들이 수평적으로 흩어져 있다 보니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으려면 하루에도 수많은 미팅을 소화해서 논리적으로 빠르고 간결하게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 여기저기 퍼져 있는 정보들을 제대로 숙지하고 필요한 요소만 간결하게 전달하는 사람을 일 잘하는 사람으로 꼽는다.
--- p.170~172, 「STEP 3 수정_실패를 뒤집는 성장의 시작」중에서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주변의 경쟁에 휘말려서 내 속도를 유지하지 못하고 과도하게 속도를 내면 부작용이 따른다. 첫째, 중간에 지쳐서 뒤처지거나 아예 포기한다. 오히려 결승점까지 도달하는 데 오래 걸리는 것이다. 분야를 막론하고 어디든 적용되는 사실이다. 업무에서는 흔히 이를 번아웃라고 한다.
둘째, 조급한 마음에 속도를 내느라 힘을 쓰면 몸도, 머리도 경직된다. 그러다 보면 시야도 좁아지고 눈앞에 닥친 문제에 매몰되어 판단력도 흐려진다. 힘을 빼야만 보이는 더 좋은 전략을 놓친다. 셋째, 섣불리 주변의 경쟁자들을 자극하거나 적을 만들 수 있다. 경쟁자가 추격할 의지마저 내지 못하도록 압도적인 실력으로 일등을 차지한다면 문제없지만, 실력이 비슷한 선수들과 펼치는 레이스라면 경쟁자만 자극하는 상황이 된다. 경기 중반부까지는 2위 그룹을 유지하면서 선두그룹의 견제를 피하다가 후반부에 치고 나가는 것도 전략이다. 계속되는 경쟁에 지쳤다면 일단 힘을 빼자. 그렇게 물살을 따라, 바람을 따라 이리저리 흘러가다가 바람의 방향이 목표하는 방향과 일치할 때 과감하게 속도를 내면 된다. 내 속도를 믿고 나만의 경기를 펼치는 방법이다.
--- p.249~250, 「STEP 4 성장_인생의 벽을 뛰어넘는 용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