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고구마구마』는 문장의 어미가 모두 ‘구마’로 끝납니다. 아이들에게 읽어주다 보면 말놀이하듯 리듬을 탈 수 있습니다. 한참 신나게 읽어줬더니 지호가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선생님, 그러고 보니 이 책, 라임이 살아 있는데요!” 시를 쓸 때 각운을 맞추는 것처럼 노래 가사도 규칙적으로 같은 소리가 나도록 운율을 맞추니까요. 예를 들면 이런 거지요. “다릴 꼬았지, 아니꼬왔지, 다릴 꼬았지 배배 꼬였지.” 후훗, 악뮤의 노래 〈다리꼬지마〉의 한 소절을 읊었더니 지호가 엄지손가락을 척 치켜드네요. 이 그림책도 글이 마치 노래 가사처럼 운율이 살아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단숨에 쭉 빨려 들어오듯 집중합니다.
---「3월_첫 만남·자기탐구_말놀이로 재미있게 ‘나’ 소개하기」중에서
말이 눈에 보인다면 내 입에서 나가는 말들은 어떤 모습일까요? 이 그림책은 말을 형태로 표현합니다. 형형색색의 팔랑이는 꽃잎 같은 말도 있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내는 못 같은 말도 있습니다. 그림책에서는 만약 말의 형태가 보인다면 우리가 하는 말이 지금과는 달라질 수도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내가 여태껏 뱉은 말들이 눈에 보인다면 어떨지 곰곰이 생각해봅시다. 아마 흐뭇한 사람보다 마음이 뜨끔할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요? 몸에 난 상처는 새살이 돋으며 낫지만, 마음에 난 상처는 낫지 않는다고 하지요. 내가 뱉은 말이 뾰족한 못처럼, 또는 육중한 탱크처럼 누군가를 아프게 찌르거나 짓눌렀다고 상상해보세요. 이런 생각을 하게 되면 분명 말의 형태가 바뀌게 될 것입니다.
---「4월_교실 적응·소통_타인에게 상처주지 않는 말에 관하여」중에서
요즘엔 별이네와 같이 4대가 함께 사는 경우도, 일가친척이 함께 모이는 경우도 드물지요. 어렸을 땐 자주 왕래하던 사촌들이 결혼을 하고 새로운 가정을 꾸리게 되면 우리나라 법에 따른 친척의 범위는 확장되지만, 오히려 만날 기회는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만날 기회가 적으니 서로의 호칭을 부를 기회도 적어지고, 정확한 호칭을 모르는 경우도 생깁니다. 함께 사는 가족뿐만 아니라 가족의 가족들도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자주 만나기 힘든 가족이라도 기쁜 일이 생기면 함께 축하해주고 어려운 일은 도와주려고 하지요. 그러므로 가족은 그 자체만으로도 소중하답니다. 『왕할머니는 100살』을 읽고 별이네 가족 가계도를 그려보고 알맞은 호칭과 촌수를 알아봅시다. 이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나는 누구이고 가족과 친척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5월_가족 이해·다양성_생각보다 넓은 가족의 범위」중에서
요즘에는 이전에 비해 많은 의례 절차가 간소화되어서 우리나라의 상징을 자연스럽게 익힐 기회가 부족해졌습니다. 특히 생각보다 많은 아이가 잘 모르고 있는 국가의 상징 중 하나가 태극기입니다. 매일 보는 교실 앞 벽면에 떡하니 걸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태극기를 그려보라고 하면 태극 문양이 어떻게 생겼는지, 태극기 오른편 위쪽의 막대 모양이 몇 개인지 헷갈려하는 경우가 참 많거든요. 그림책 『태극기는 참 쉽다』는 태극기는 어려운 것이라는 편견을 완벽히 깨줍니다. 1에서부터 6까지 이르는 숫자만으로 태극기를 쉽게 그리는 방법을 알려주거든요. 또한, 평화를 의미하는 흰 바탕과 하늘, 땅, 물, 불을 의미하는 건곤감리까지 태극기에 담긴 의미도 알려줍니다. 그림책 『태극기는 참 쉽다』의 한 장면한 장면을 따라 읽다 보면 어느새 아이들 머릿속에 태극기에 관한 모든 것이 쏙 들어와 있을 거예요.
---「6월_공동체·지역 탐구_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소개합니다」중에서
그림책 『아 진짜』는 다양한 상황에서 ‘아 진짜’만 말하는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아침 7시, 엄마 손에 이끌려 침대 밖으로 질질 끌려 나올 때 ‘아 진짜’, 용돈으로 형은 만 원을 받고, 나는 천 원을 받은 상황에서도 ‘아 진짜’, 형이 내 그림에 물을 쏟았을 때도 ‘아 진짜’. 같은 ‘아 진짜’를 말하고 있지만 장면마다 주인공의 감정은 모두 다릅니다. 아침에 엄마 손에 이끌려 질질 끌려 나올 때의 감정은 ‘지침’ 내지 ‘피곤함’입니다. 잠에 깊이 빠져 있는 표정과 함께 느리고 약한 말투로 ‘아 진짜’라고 말하면 그림책의 장면과 찰떡같이 어울리는 표현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림책 『아 진짜』를 읽을 때는 간단한 질문 하나면 충분합니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아 진짜’라고 했을까?’ 아이들은 어느새 그림책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몰입해 주인공의 감정을 ‘아 진짜’ 한마디로 표현합니다. 자, 그럼 이제부터 교육연극 수업으로 인물의 감정을 실감 나게 표현해보고, 나의 감정을 표현해보는 시간을 가져볼까요?
---「7월_교육연극·신체활동_연극으로 만나는 다양한 마음」중에서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할 때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일깨워줘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가해자에 대한 질책? 방관자로 남지 말자는 약속? 여러 답이 있겠지만, 저는 학교폭력의 원인이 피해자에게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먼저 주지시켜주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수많은 학교폭력 피해자가 자책감으로 고통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잘못 때문에 피해자가 되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지요. 선뜻 자신의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내 키가 조금 더 컸더라면’, ‘성격이 더 밝았더라면’, ‘돈이 더 많았더라면’…. 많은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학교폭력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곤 합니다. 이는 피해자의 삶 전체에 걸쳐 커다란 상흔으로 남습니다. 학교폭력의 원인을 피해자에게서 찾지 않아야 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또 있습니다. 바로 아이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인이 피해자에게 있지 않다면, 언젠가 나에게도 학교폭력이 느닷없는 사고처럼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이니까요. 어쩌면 학교폭력 예방 교육은 남을 위한 것이 아닌,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닐까요? 『다른 사람들』은 이 사실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8월_학교폭력·안전교육_학교폭력 이젠 멈춰!」중에서
그렇다면 탄소 중립을 위해 무슨 일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일단 탄소가 어디에서 방출되고 있는지부터 알아야겠지요? 그림책 『지구온난화가 가져온 이상한 휴가』는 주인공이 가족과 함께 폭염을 피해 떠난 여름휴가 여정을 통해 탄소가 방출되는 여러 장소를 소개합니다. 그중 주인공이 첫 번째로 갔던 장소인 ‘산’을 살펴볼게요. 더위에 지친 그는 시원한 기대를 품고 산에 오릅니다. ‘불어오는 산바람에 땀 좀 식혀볼까?’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악취가 바람을 타고 와 코를 찌르네요. 악취의 정체는 산 위 농장에서 기르는 소들의 방귀와 트림이었습니다. 소의 트림과 방귀에는 우리의 후각만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지구도 괴롭히는 물질이 들어 있습니다. 바로 메탄입니다. 메탄은 적은 양으로도 이산화탄소보다 더 강력한 온실효과를 만들어내는 엄청난 탄소 물질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작은 그림들도 살펴보며 숨어 있는 탄소 찾기를 해보세요. 어떤 아이는 “소똥에서도 가스가 나와요!”라고 외치기도 한답니다.
---「9월_환경·생태전환교육_이제는 기후변화를 제대로 알고 해결해나가야 할 때」중에서
아이들이 쓴 글을 읽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받침 쓰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가령, 받침 자리의 ‘ㅅ’, ‘ㅈ’, ‘ㅊ’, ‘ㅌ’, ‘ㅎ’은 모두 [ㄷ]으로 소리가 나기 때문에 소리만으로는 구별이 힘들어서 자주 틀립니다. 그런가 하면 2개의 자음이 합쳐진 겹받침도 많이 틀립니다. 아이들이 자주 틀리는 받침은 다양하기 때문에, 오류의 근본적인 원인을 모두 파악해 수정해주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림책 『받침구조대』는 선생님들의 이런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해 탄생한 그림책이라고 말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입니다. 그림책에 실린 13가지의 에피소드에는 다양한 받침이 등장해서 이야기를 읽어가다 보면 자연스레 어떤 받침이 올바른지 알 수 있습니다.
---「10월_문해력·글쓰기_모든 공부의 기초, 바르고 정확하게 읽고 쓰기」중에서
캥거루들의 횡포에 겁먹은 코끼리들과 다른 동물들은 졸지에 맛있는 국수를 못 먹는 상황에 다다릅니다. 하지만 이것이 계기가 돼 중요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봅니다. ‘이 법은 옳은 법인가?’, ‘옳지 않은 법을 지켜야 할까?’, ‘법이 틀리다면 더 나은 법으로 고칠 수 있을까?’, ‘고친다면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 캥거루를 제외한 나머지 동물들은 이윽고 머리를 맞대고 힘을 합쳐 ‘국수금지법’을 고쳐나갑니다. 그 과정에서 이들은 거칠게 폭력을 쓰거나 누군가를 배제하지 않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통쾌함을 넘어 짜릿함까지 느껴집니다. 그림책 『국수를 금지하는 법이 생긴다고?』는 민주주의와 법의 의미를 맛깔난 은유를 통해 보여줍니다. 이 그림책을 함께 읽는 동안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올바른 법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이 싹틀 것입니다.
---「11월_세계시민·민주주의_민주주의와 시민, 세상을 바꿔나가는 힘은 나에게서부터」중에서
이러한 조의 이야기는 삭막한 회색 도시라는 ‘사회문제’를 다루면서 조의 이웃들도 함께 참여하는 ‘관객 참여의 형태’를 갖추고 있어요. 이는 사회참여미술의 맥락과도 닿아 있는 부분이지요. 화분에 씨앗을 심고, 기다리고, 나눴던 조의 모든 행위는 사회참여미술의 과정을 보여줍니다. 사회참여미술가들이 여러 게릴라 프로젝트를 통해 세상을 조금씩 변화시켜왔던 것처럼 조의 정원 만들기 프로젝트는 도시의 변화를 끌어냈지요. 이제 우리가 나설 차례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자신의 예술적 힘을 이용해 세상의 변화를 꿈꿔볼 기회를 제공해주세요. 사회참여미술가가 되어 세상이 특별해지는 순간을 만끽해볼까요?
---「12월_예술·표현활동_사회참여미술로 세상을 바꿔봐요」중에서
그림책 『동물병원을 운영해 봐요』는 동물병원을 창업하기까지의 이 모든 현실적인 과정을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쉽게 알려줍니다. 쉽게 말해 어린이 맞춤형 진로 & 비즈니스 수업서라고 할 수 있지요. 이 책에는 동물병원 임대료부터 진찰비까지 현재 우리나라의 물가가 반영되어 있고, 실제 동물병원 원장이 말하는 사업의 보람과 고충까지 담겨 있습니다. 아이들은 책의 안내에 따라 직접 수입 등을 계산해보며 현실적인 동물병원 운영을 생생하게 간접 경험해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정말 동물병원을 차린다면 어떤 특징을 내세우고 싶은지 질문해보세요. 나만의 경쟁력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꼭 동물병원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되고 싶은 직업과 관련된 가게나 장소를 개업하고 운영하는 활동을 하며 자신의 진로를 보다 현실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세요.
---「1월_직업 탐구·진로 탐색_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진로 탐색」중에서
수어는 수화언어의 줄임말로, 한국어나 영어와 같이 독립된 언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림책 『수화로 시끌벅적 유쾌하게』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수어를 통해 소통하며 유쾌하게 살아갑니다. 버스가 출발하기 전, 버스 안과 밖은 유리를 사이에 두고 있지만, 아이들은 수어로 대화할 수 있어요. 축구를 할 때도 수어로 소통하는데요. 이 장면을 위에서 내려다본 것처럼 축구를 하는 아이들을 머리로만 표현하고, 소리를 손과 말소리 선으로 시각화하여 나타낸 것이 인상적입니다. 그림책 뒷부분에는 청각장애와 관련해서 우리가 알아야 할 흥미로운 사실들이 나오는데요. 전 세계 청각장애인은 3억 명이 넘는다는 점, 청각장애인은 소리 진동을 느끼며 춤을 춘다는 점 등 아이들과 흥미로운 사실에 대해서도 알아보세요. 그림책을 다 읽고 나서 아이들에게 이렇게 질문해보시길 바랍니다. “여러분, 꼭 귀로 들어야만 소통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은 두 손을 엇갈려 아니라는 표현을 할 것입니다. 청각장애는 살아가는 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수어로 소통할 수 있으니까요.
---「2월_장애 이해·통합교육_시·청각장애, 세상과 소통하는 다양한 방법」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