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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의 비유였을까

시인동네 시인선-232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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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5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32쪽 | 125*204*20mm
ISBN13 9791158966485
ISBN10 1158966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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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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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울자, 사람들이 모여든다
우는 아이는 중심이 되고
황급한 곳이 된다

중심이 된다는 것은
단맛을 찾는 일이었을까
세상의 단맛들이 쓴맛으로 돌아서는 일을 겪는 동안
아이는 중심을 헐어낸 존재가 자신이었다는 것을,
그악스럽게 울어댄 일들이
다름 아닌 중심을 찾으려는 일이었다는 것을
다 자란 중심이 되어서야 알게 된다

더 이상 주변을 불러 모을
울음이 남아 있지 않을 때
스스로 외곽이 된다

달래는 일도, 울음도 남아 있지 않을 때
그때 중심에서 벗어날 수 있다
--- 「우는 아이」 전문

물 밖으로 그를 끌어냈을 때
사람들은 그의 꽉 쥔 손을 논했다
그의 손에 잡힌 것이
물 밖인지 아니면 물속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자신의 숨통을 좁혀오는
그 숨을 잡으려 했을 것이다
마지막까지 안간힘으로 잡으려 했던 물 밖이
다름 아닌 그의 멱살을 잡던 원금들과
거친 말들로 맺어진 무수한 기한들
냉방에 뒹굴던 빈 소주병 같은 날들이었는지
조금만, 조금만 더 참으면 다 해결된다는
물 밖의 말로 물속에서 발버둥 칠 때
어렴풋이 가라앉는 몇몇 얼굴들이었는지를 두고
분분한 추측이지만
퉁퉁 불은 손가락 가득
물이 스며들어 있는 것으로 보아
끝내 물을 잡고야 말았던 것이다
이런저런 고민과 망설임 끝에 결국 그는
마음을 바꾸어 자신의 죽음을 힘껏 잡았던 것이다
모두가 그를 버릴 때
깊은 물속만이 그를 꼭 잡고
놓아주지 않았을 것이다
--- 「꽉, 쥔 손」 전문

빈방엔 햇빛이 가득 차 있다
어쩌면 오후가 방향의 각도를 존중하는 중일 것이지만
직각들은 눕거나 구부러지지 않는다
창을 통해 직각으로 들어선 햇빛을
그늘은 애써 외면했을지도 모른다

빈방을 가득 채웠던 햇빛도
오후엔 그늘에게 빈방을 내주어야 하니까

간혹, 바깥의 날씨가
개입하는 노년의 노구처럼
어느 곳은 결리고 또 어느 곳은 을씨년스럽겠지만
햇빛과 그늘은 서로가 가득 차야 할 때와
물러나야 하는 때를 안다
침묵을 격려하는 일이려니 한다

햇빛과 그늘이 지나간 빈방을 청소하고 나면
조금 더 깨끗해진 오후와
한결 정갈해진 노후가
두 다리를 뻗을 만큼의 공간이 생기겠지만
그것도 잠시뿐

저녁이 오면
기척 없는 의미들처럼
늙어갈 것이다
--- 「빈방의 햇빛-에드워드 호퍼」 전문

지구를 수리하다 검은 코뿔소라는 부품 하나가 멸종된 사실을 알았다. 두 개의 뿔로도 멸종은 막을 수 없었다. 인류의 손길과 발길이 닿는 곳마다 지구는 고칠 수 없는 곳들이 늘어나고 갈수록 삐걱거리다 어느 날 무너지고 말 것이다. 가령, 아주 작은 개미의 일종이 멸종된다면 지구는 비를 예측하는 감각기관이 고장 나고 영영 고칠 수 없는 곳이 된다는 뜻이다. 그때 지구는 망치와 톱을 들고 망연자실, 어쩔 줄 몰라 하겠지. 인류는 고치는 연장보다는 부수고 망가뜨리는 연장을 더 많이 만들었다. 다행히 나무들의 고된 릴레이가 있었고, 개미들이 물어 오는 장마철과 씨앗들을 연착시키는 씨앗 창고를 자처하는 착한 흙과 명랑한 여름들이 있었다. 비밀처럼 느껴지는 숲의 이곳저곳에 새로운 멸종들이 늘어가지만 그 멸종을 고칠 수 있는 부품은 찾을 수 없다. 뜨거운 날씨가 늘어날수록 찬 날씨들은 그만큼 줄어들게 되었다. 인류가 발명해 낸 종류들은 몇 배는 더 많은 생물들을 먹어치우며 늙어간다. 당분간 지구를 고치는 일에 열중해야 한다.
--- 「지구의 부품」 전문

자세를 허물면 행동이 되는 걸까요
지극한 자세와 안간힘을 쓰는 자세는
또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그러나 허물어지지 않는 한 자세를
행동으로 고치는 것을
안간힘이라 해야 할까요

밀물을 피해 뻘밭을 빠져나가는
느릿한, 느릿할 수밖에 없는 자세들
발 빠른 행동은 다 써버리고
급급한 마음의 자세들만 남은 노인들이
밀물에 밀려가는 그런 자세들,
하루하루를 바퀴로 실어 나르는 구부러진 자세들
늘어나는 가지를 지탱하기 위해
아래로 뿌리를 내리는 나무들의 자세들
저녁이면 어김없이 서쪽으로 낮게
드리우는 산 그림자의 자세들
기어이 낮은 곳으로만
쉼 없이 흐르는 물의 자세들

모든 수식을 버린 자세들
본능을 자제시키면서 본능으로 치닫는
누가 보아도 명징한 대답 같은
그런 자세여야만
극진을 붙일 수 있을 것입니다
--- 「지극한 자세」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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