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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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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5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40쪽 | 456g | 145*210*15mm
ISBN13 9791191155488
ISBN10 119115548X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눈물이 주르륵 내리면
내겐 우산 같은 한 사람
젖은 몸을 덮어주던
내 편이 되어주던 그 사람

비 개인 하늘빛 저리도 고운지
마음속 빗물은 그치지 않아도
미안한 마음은 먹물이 되고
가슴속에 번져오는 애절한 사랑

나부끼는 나뭇가지 사이로
누구의 허락도 없이
비바람의 손을 잡고
핑계 없이 찾아온 이별
--- 「눈물비」

저 하늘에
이름 석 자 붙여 놓고
가끔 미워지는
울타리 넘는 추억을 불러 본다

이 강산도
돌고 도는 사계절에
봄날 같은 나의 인생은
회춘의 청춘이 그립다

젊은 날 훌쩍 보내 놓고
닿을 듯한 목마름도 속으로 삼켜지는
울컥거림도 안길 듯한
돌아선 그 길이 보인다

눈을 감으면 선하게 그려진
가까운 듯 먼 듯
눈앞에 보이는 그리움
서러움을 자아내고 있다
--- 「흘러간 세월」

풋풋한 가을 길
향기 속에 유혹하며
어둠 속에 가려워 빛을 읽고
외로움을 자아내고 있다

한아름 가득 담긴
황금빛 가을 자락
그리움 헤매 도는 여리고 아련한 정
막연함이 고동친다

인생의 훈장인 듯
늘어만 가는 주름 밭
추억은 세월의 한 모퉁이에
농익은 들녘을 익힌다

가을이 파란 하늘로 떠나갈 무렵
자연의 여유에 햇살이 웃고
살아간다는 것에
가끔은 하늘을 본다

생생한 가을 풍경
지혜의 샘물이 되어 퍼 올리는
사랑의 텃밭을 열정으로
채우는 마음의 쉼터가
시나브로 가을에 빠져든다
--- 「자연의 기다림」

함박눈 내려
소복이 쌓이는 날이면
잿빛 어둠 속 허덕이는 나의 한숨
매서운 한파 속을 뚫고 지난다

차가운 바람 소리는
아픔을 삭이는 가슴에는
시려오는 한 조각 바람 한 줄기
허허로운 세월만 가더라

비움의 시간 속으로
아득한 공간을 밟고 쓸쓸한
계절의 끝자락에서
마냥 침몰하는 나의 늦은 저녁

침묵으로 꽁꽁 묶어
눈물로 건널 수 없게
마음속 깊은 강은 일렁이는데
언제나 깊은 강을 넘으려나
--- 「마음은 하나」

정월의 보름달은
중천에 뜨고
여인의 깊은 속내 열지 못하고
한나절이면 갈 수 있는 곳
반백 년을 기다리게 해놓고
달빛 그림자만 날린다

내 주변에 살아있는 유한의 것들은
바라볼수록 눈물이 나고
무한의 것들이 야속할 따름
편작의 백약도 쓸모가 없네

마른 잎새처럼
한곳으로만 향하는 촉수가
그리움을 파르르 꽃을 피우고
고요함이 가슴을 파고들 때
한세월은 조용히 지고 있다
--- 「그늘진 삶」

밤마다
너에게로 달려가는
끝없이 부질없는 이 마음
겨울 한낮은
풀잎에 이슬 마르듯 짧기만 하고

흘러온 세월은
휘어진 강줄기에 줄지어
망부석처럼 서 있는데
성근 햇살 내려와
빈 숲속의 적막을 깨운다
--- 「약속 없는 기다림 1」

귀뚜라미 선잠 깨우는 소리
시인은 이 가을을
편지로 내려가고
기척에 그대를 두고도
보지 못한다는 것이
마음 한구석에 멍이 들고

사랑에 지친 심신에
금빛 너울
고운 희망 담아 나를 찾아왔을까?
여울진 상처 속에
배회하며 벗이 되어 주고 있는지

감미롭게 다가와
속삭임으로 마음 가득
사랑의 수를 놓은
너에게 나를 맡긴다
--- 「약속 없는 기다림 2」

큰일의 역경보다
삶 속에서 내 마음을 짓누르고
밟아 채는 억누름이
인고의 고통이다

먹어도 먹어도
배부르지 않은 그리움
텅 빈 내장의 절규하는 소요가 슬프고
손가락에 끼워져 떠날 듯 망설이는
의미 없는 허무가 슬프다

이렇게
무작정 버려도 아무 말 없고
다림질하던 그리움 한 자락
어디론가 바람처럼 사라지고

나를 슬프게 하는 진한 눈물
아무 일 없는 듯이 산다는 것은
가슴속에 깊이 묻어놓고
남이 알세라 감춰버린다
--- 「모녀의 깊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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