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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상 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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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상 입문

: 데리다, 들뢰즈, 푸코에서 메이야수, 하먼, 라뤼엘까지 인생을 바꾸는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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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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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년 05월 3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414g | 132*204*20mm
ISBN13 9788950927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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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인공적으로 만들어 내는 질서가 아닌 뭔가 더 유기적인 노이즈 같은 게 없으면 사고가 경직되어 버리거든요. 저는 책상에 식물을 올려놓고 있습니다. 식물은 자연의 질서를 따르면서 동시에 인간의 언어적 질서를 벗어나는 외부를 보여 줍니다. 식물은 마음먹은 대로 관리할 수 없어요. 제멋대로 뻗어 나가고 증식하기도 합니다. 그런 ‘타자’로서의 식물에 가끔 눈을 돌리면, 사물을 말로 옭아매려는 경향에 바람구멍을 뚫는 효과가 있습니다. 동물을 키우는 것도 그래요. 타자가 자신의 관리 욕망을 교란하는 것에서 사람들은 오히려 편안함을 찾아냅니다. 이런 게 역설적입니다. 모든 것을 관리하려고 할수록 약간의 일탈 가능성마저도 신경이 쓰이고 불안에 사로잡힙니다. 오히려 질서의 교란을 거부하지 않음으로써 불안은 가라앉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는 겁니다. 그것은 질서를 만들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교란 요인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일 겁니다.
--- p.17

데리다에 대해서도 좋은 입문서가 있고, 일본에는 아즈마 히로키의 『존재론적, 우편적: 자크 데리다에 대하여』라는 매우 중요한 연구서도 있습니다. 이것은 본격적인 연구서이지만, 추리소설처럼 읽을 수도 있는 흥미로운 책이니 데리다에게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 주었으면 합니다. 이 책은 그런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 즉 ‘입문을 위한 입문’ ‘입문서를 위한 입문서’입니다. (……)
전문가라도 갑자기 맨몸으로 읽은 것이 아니라 대학의 선생이나 선배와 대화하면서 “데리다는 대체로 이런 얘기를 해”라는 모종의 상식을 듣고 “그런 거구나”라며 읽기 시작했을 겁니다. 하지만 일반 독자에게는 그럴 기회가 없습니다. 그래서 본서에서는 전문가들의 세계에서 최근 30년 정도 “그런 것이다”라고 생각되어 온 현대사상의 기초를 일반에 개방하고 싶습니다.
--- pp.19~20

벌할 권한이 주어지면, 그들이 벌하는 것은 결국 반대 의견일 것이다.
--- pp.20~21

질서로부터의 일탈이라고 하면 폭주하는 사람을 칭찬하는 것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이미지를 조금 바꿔 주었으면 합니다. 그것은 자신의 질서를 따르지 않는 타자를 환영하며 맞아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거기에는 문젯거리(trouble)가 따르게 마련이고, 사람과 사람이 서로 상처를 주는 일이 전혀 없을 수는 없습니다. 많든 적든 자신이 흐트러지거나 혹은 자신이 수동적인 입장에 놓일 때에도 인생의 매력은 있습니다.
--- p.28

우리는 타자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타자에게 주도권이 있고 그것에 휘둘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게 싫은 것 같기도 하고, 바로 그것에 즐거움이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 양의성이 중요합니다. 반드시 능동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수동적으로 타인이 하라는 대로 하는 것은 그것대로 곤란한 일입니다. 그래서 능동성과 수동성도 어느 쪽이 플러스이고 어느 쪽이 마이너스인지를 단순하게 결정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렇듯 능동성과 수동성이 서로를 밀치고 뒤엉키면서 전개되는 회색 지대가 있고, 바로 거기에 삶의 리얼리티가 있습니다.
--- p.29

‘차이’는 ‘동일성’, 즉 ‘아이덴티티identity’와 대립합니다. 동일성이란 사물을 “이것은 이런 것이다”라고 고정하는 정의입니다. 거꾸로 차이의 철학이란 반드시 정의에 들어맞는 것은 아닌 어긋남〔간극〕이나 변화를 중시하는 사고입니다. (……) 지금 동일성과 차이가 이항대립을 이룬다고 했는데 그 이항대립에서 차이를 강조하고 하나의 정해진 상태가 아니라 어긋남〔간극〕이나 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현대사상의 큰 방침인 것입니다.
--- p.37

데리다를 배우면 일상생활이나 일 등에서 자신을 향한 이항대립에 대해 이런 종류의 딴지를 거는 일이 가능해집니다. 언제든 이렇게 딴지를 걸면, 생활도 일도 성립되지 않습니다만(웃음). 이 마이너스 쪽에 주목한다는 얘기가, 데리다가 다음 인용에서 말하는 ‘전도’입니다. “…… 어떤 고전적인 철학적 대립에서 우리는 마주 대함의 평화로운 공존이 아니라 어떤 폭력적인 위계질서에 관계되어 있습니다. 두 항 중 하나가 다른 하나를 (가치론적으로, 논리적으로 등등) 명령하고 높은 곳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대립을 탈구축한다는 것은 우선 어떤 일정한 순간에, 위계질서를 전도시킨다는 것입니다.”
--- p.42

“내가 내게 가장 가까운 상태이다”라는 것은 철학적인 표현일 수도 있는데, 그것이 곧 동일성입니다. 그것은 자신의 내부를 지키는 것입니다. 그에 반해 데리다의 탈구축은 외부의 힘에 몸을 열자고, “나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대로다”라는 갑옷을 찢어 버리고 타자가 있는 세계 쪽으로 몸을 열자고 말하는 것입니다.
--- p.49

미련이야말로 바로 타자성에 대한 배려입니다. 우리는 결단을 거듭 되풀이하면서 미련의 거품 속에서 다른 기회에 어떻게 응할 것인가를 계속 생각해야 합니다. 탈구축적으로 사물을 봄으로써 편향된 결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항상 편향된 결단을 할 수밖에 없는데, 거기에 잠재적인virtual 아우라처럼 타자성에 대한 미련이 뒤따른다는 것을 의식하자는 얘기입니다. 그것이 데리다적인 탈구축의 윤리이며, 바로 그런 의식을 가진 사람에게는 친절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p.52

예를 들어 우리는 일을 시작하는 것이 힘겹다, 일을 끝내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매일매일 생각하는데, 모든 것은 도중이고, 진정한 시작이나 진정한 끝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뭔가 비즈니스의 자기 계발에 응용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까? 사실 저는 어떤 시기부터 이 사고방식을 응용하고 있습니다. 원고를 써야 할 때 ‘영차’ 하고 무거운 엉덩이를 들고 기합을 넣어 작업하는 것은 힘들기 때문에 일단 컴퓨터를 열고 트위터를 보고 그런 흐름으로 메일을 보고 한 가지 답신이라도 해 볼까 하는 식으로 장벽이 낮은 것부터 시작합니다. 그러면 뭔가가 흘러나오기 시작한다고 할까, 프로세스가 시작됩니다. 그러다가 내친김에 잠깐 생각 난 것을 메모하기도 하는데요, 그 메모를 이제 원고의 일부로 삼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즉,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라는 시작을 잘 설정해야 한다는 규범의식을 버리고 왠지 모르게 내친김에 착수해서 써 버린 것을, 이제 그것을 정식 작업으로 파악해서 OK구나,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왠지 모르게 생각 나는 것들을 그냥 쓰다 보면 글이 되는 거죠.
--- p.68

들뢰즈+가타리의 사상은 밖에서부터 반강제로 주어지는 모델에 자신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계 속에서 여러 가지 도전을 해서 스스로 준안정상태를 만들어 나가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꽤 엄격한 요구입니다.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들뢰즈+가타리가 생각하는 것은 모종의 예술적, 준예술적 실천입니다. 자기 자신의 생활 속에서 독자적인 거처가 되는, 자신의 독자적인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활동을 여러 가지 만들어 나가자고 합니다. 그림을 그리는 것도 좋고, 관엽식물을 기르는 것도 좋고, 사회 활동에 몰입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한 새로운 활동을 다양하게 조직화함으로써 인생을 준안정화해 나가면 되는 것이지, ‘진정한 나의 본모습’을 탐구할 필요는 없다, 그러니까 여러 가지를 하자, 여러 가지를 하다 보면 어떻게든 될 것이다,라는 것입니다. 들뢰즈+가타리의 사상은 그렇게 낙관적이고, 행동으로 사람들의 등을 떠밀어 주는 사상이거든요.
--- p.72

여러분, ‘으라차차, 한번 해 보자’라고 생각하는 마음가짐이나 사회정책이, 얼마나 주류파의 가치관을 보호하기 위한 “긴 것에 감겨라〔권력에 반항하지 말고 따라가라〕”가 되어 있는지를 깨달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그렇게 씁쓸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 푸코의 작업인 셈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인생의 자유란 무엇인가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지금 설명한 것 같은 통치 기술을 모두 없애 버리는 것이 자유로운 것일까요? 잡다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이상, 관계의 조정은 필요하고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습니다. 단지 거기서 뭔가 조정이 시작되면, 그것이 금세 규율 훈련이나 생명정치로 변모해 가는 것입니다. 아마 어떤 권력관계도 없는 유토피아는 무리일것입니다.
--- p.101

질서에서 벗어나는 것에 주목하는 새로운 지식의 형태가 제기된 것이 19세기거든요. 그 전만 해도 지식의 과제는 기본적으로 세계를 어떻게 이성적 질서에 제대로 포착하느냐였습니다. 그러나 19세기에는 오히려 비이성적인 것 쪽에 진정한 문제가 있다는 방향 전환이 이루어집니다. 그 대표자가 니체이고 프로이트이며, 그리고 어떻게 보면 마르크스입니다.
매우 조잡하게 말하면 “위험한 것이야말로 창의적이다”라는 20세기적 감각, 이를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이 세 사람에게서 찾을 수 있다는 거죠.
--- p.114

인간에게는 본래 마음대로 쓸 수 있는 힘이 있을 터인데, 우연적인 입장 차이로 착취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과장해서 말하면 누구에게나 아나키하고 디오니소스적이라고 할 수 있는 힘이 애초에 있는데도 제약을 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함으로써 보이게 되는 것은 노동자가 자기 자신의 힘을 되찾고 더 자율화해야 한다는 노동운동의 방향성입니다. 그 힘은 때로는 파업이나 기타 저항운동 등 착취에 대항하는 힘이 됩니다.
--- p.135

21세기에 들어서 서양에서의 포스트-포스트구조주의 전개는 포스트구조주의적 동일성과 차이의 이항대립을 더욱 탈구축하는 형태로 전개되어 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 일본 현대사상에는 선구적으로 그러한 문제의식이 있었고 독자적인 전개를 수행했습니다. 다만 서양 사람들은 그 문맥을 모르고, 그것과는 별도로 또 다른 탈구축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 pp.184~185

이 책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틀에서 벗어나는 에너지를 스스로 느끼고, 그러므로 이 세계에서 고독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그것을 예술적으로 전개해 보자고 격려하기 위해서 쓴 것입니다. 이 책이 인생을 더 활력 있게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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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저자는 그동안의 연구 축적물과 프로의 솜씨를 이 책에서 아낌없이 선보인다. 데리다, 들뢰즈, 푸코의 큰 이미지를 간파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
- 쇼키다 준코 (겐토샤 신서 편집장)
현대사상이 걸치고 있던 갑옷을 벗겨 내고, 거기에 남는 핵심[알맹이]만을 전해 준다. 이런 글을 쓰려면 상당한 각오와 실력이 필요하다.
- 다나카 마사토시 (주코 신서 편집장)
일탈을 중요시하며, 사물을 이항대립으로 구분하지 않으며, 유한한 행위를 하나하나 해낸다는 방향성. 현대사상을 체득하는 것은 진정한 ‘어른’으로 나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는 즉, 세계를 보다 정밀하게 다시 파악하는 작업과 동격일 것이다.
- 마에지마 아쓰시 (분슌 신서 편집장)
이해하기 쉬운 문장에 이끌려 현대사상의 개요를 파악할 수 있다. 그 사상의 심연까지 도달하는 몫은 스스로가 [부단한 노력의] 주체가 되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도 들게 한다.
- 마에다 게이스케 (요미우리 신문)
비틀림 없는 제목, 그에 걸맞은 자신감!
- 사토미 기요시 (야마시타 서점/하네다점)
이 책을 한 손에 들고, 데리다, 들뢰즈 저작을 읽으면, 놀랍도록 그 내용을 이해하기 쉽다.
- 후쿠오카 사오리 (준쿠도 서점/타쓰카와 타카시마야점)
현대사상의 개략적 이미지를 그려 내는 데 더해 현대사상을 읽기 위한 기술까지 공개하고 있어, 멈추지 않고 입문 그다음 단계로 나아갈 용기를 준다.
- 요네오카 타쿠지쓰 (닛판(일본 최대 출판 도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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