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시하는 공식은 당신이 팔짱 끼고 있어도 모두 다 해결해 주는 마술 같은 게 아니야. 당신이 직접 몸과 마음을 움직여야 해. 대신 공식을 모를 때보다 훨씬 더 쉽고 간편하게 실타래처럼 꼬인 인생의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건 약속할 수 있어. 나한테 통한 공식이니까 당신한테도 통할 거란 말이지. 당신이나 나나 여린 마음으로 작은 행복을 꿈꾸며 사는 사람들이니까. 그런데 한 가지 부탁하자면 내 공식들을 만날 때 이런 마음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어. 그저 늘 당신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씨 좋은 이웃집 할머니 만났다고. 할머니가 손수 담근 식혜 한 사발 놓고, 때론 슬프고 때론 웃기는 옛날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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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은 정말 한 번은 행복해야 한다, 물론 오래 행복하면 좋겠지만 평생을 불행하게 살아온 사람들도 한 번은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해. 태어날 때부터 불행 속에서만 살았다고 해도 단 한 번, 단 한 순간만이라도 행복할 때도 있었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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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별일 아니라고 할 수도 있는데, 사실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야. 요새 신문이니 방송에서 온통 고령사회가 온다고 걱정들하잖아. 고령사회가 뭐야, 노년기가 아주 길어진다는 이야기거든. 모르긴 해도 그렇게 되면 자살하는 노인들이 늘어날 거야. 다른 나라를 봐도 그렇고 우리나라도 벌써 노인들이 자살했다는 뉴스가 나돌고 그러잖아. 단지 돈 때문에 그런 게 아니라니까. 혼자 있는 걸 못 견뎌서, 외로워서 그런 거야. 통계 같은 걸 봐도 노인들이 자살하는 이유의 첫째가 고독이라는 거야. 그다음이 질병, 돈이고. 왜 고독하냐 하면, 혼자 고물고물 노는 연습을 안 해서 그런 거라고.
--- p.57
내가 사형수들 만나고 다니잖아. 그러면서 깨닫게 된 건데, 모든 사람이 전부 다 사형수라는 거야. 사형수란 게 집행날짜가 정해진 게 아니거든. 언제 죽을지 몰라. 우리도 그렇잖아. 오늘 죽을 수도 있고 내일 죽을 수도 있지. 교통사고니 무슨 폭발이니 해가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갑작스럽게 죽어가고 있어? 그런데 다 남의 일이야. 무사태평이야. 영원히 살 것처럼. 사형수들은 안 그래. 그들은 매 순간 극도의 긴장 상태에서 죽음을 의식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 이게 감옥 안의 사형수와 감옥 밖의 사형수가 다른 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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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을 다 가족처럼, 연인처럼 사랑하라는 이야기가 아니야. 그러면 좋겠지만 그건 10단 이상이나 가능한 거니까 너무 욕심내지 말자고. 식당 종업원이 실수로 국물을 좀 쏟아도 한번 웃어주고, 누가 내 발을 밟아도 한번 웃어주고, 그게 다 사랑이야. 그 한 번의 웃음이 맺혀 있던 한 하나를 풀어주는 거라니까. 내 깜냥이 아닌 사랑까지는 넘볼 것도 없고 지금 당신 속에서 할 일 없이 빈둥거리는 사랑, 그놈 엉덩이를 툭툭 쳐서 세상에 한 번 내보내란 말이야. 당신의 행복지수가 세상의 행복지수보다 먼저 올라갈 테니까.
--- p.100
나는 그 녀석이 가장 절실한 순간에 손을 잡아 줬어. 그러면 그뿐이야. 한 번 손을 잡았다고 계속 잡아 줘야 할 이유는 없다는 거야. 그렇게 해놓고 또 다른 절실한 손을 잡으러 나서는 게 내 봉사 방식이야. 물론 10년 넘게 상담한 사람도 있지. 그런 경우는 그 사람을 대할 때 지치지 않으니까 계속 한 거야. 치고 빠지는 공식이긴 한데, 무조건 치고 빠지라는 게 아니라 내 에너지를 봐가면서 하는 거란 말이야. 이게 내가 오랫동안 봉사를 할 수 있었던 비결이야. 완성품을 보겠다는 욕심만 버리면 몸도 마음도 가볍게 봉사를 할 수 있단 말이지. 어때? 아직도 봉사하는 게 부담스럽게 느껴져?
--- p.117
어렵다고? 그렇지, 쉽지는 않을 거야. 그래도 행복으로 가는 열차를 타려면 그렇게 하는 게 좋을 거야. 나는 행복열차를 타는 티켓을 어디서 끊는지 말해줄 뿐이지 직접 끊어주지는 못하거든. 불행 티켓을 끊을지, 아니면 행복 티켓을 끊을지 그건 오롯이 당신만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니까 말이야.
--- p.123
그러니까 오늘부터 자신을 대단한 사람이라고 여겨봐. 쓸데없는 겸손 따위 집어치우고 나 스스로 대단한 사람이라고 주문을 거는 거야. 자기가 게으른 게 늘 불만인 사람은 자신을 부지런한 사람으로, 화를 자주 내는 게 불만인 사람은 자신을 너그러운 사람으로, 성격이 급한 사람은 느긋한 사람으로 생각해 보자고. 그걸 기준으로 삼고 생각하고 행동하란 말이지. 그렇게 되도록 노력을 해보잔 말이야.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시간을 많이 들여야 하는 것도 아니니까, 한번 시도해 봐. 딱 일주일만 해보면 뭔가 달라지고 있구나 하는 게 느껴질 테니까.
--- p.152
부모들이 행복하면 아이들 인생도 행복할 수밖에 없어. 그러니자신들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어떻게 자녀들에게 보여줄까 그 궁리나 해. 그게 조기유학 보내는 것보다 훨씬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우는 방법이야. 아이들이 ‘우리 부모님 참 괜찮은 사람들이야.’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면 이미 얘기는 끝난 거야.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부모가 되는 거지.
--- p.186
사는 거? 만만치 않지. 한숨도 나오고 불평도 나오고 원망도 하고 싶지. 누가 뭐라고 해도 세상 살기 힘들고 만만치 않은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야. 그렇다고 인생이 살 만하지 않다는 건 아니야. 힘들고 만만치 않지만 그래도 살 만하게 만들어보자는 말이지. 불평하고 원망한다고 인생살이가 조금이라도 좋아지면 석 달 열흘이라도 하겠는데, 그럴수록 더 힘들어지잖아. 내가 인생의 공식이라고 들고나온 것도 다 그런 이유 때문이야. 힘들고 만만치 않은 당신의 인생살이를 조금이나마 살 만하게 해주고 싶어서 그런 거라고. 만만하고 쉽다면 뭣 하러 공식 따위를 만들어서 들고나왔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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