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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방정식

그리움의 방정식

현대시 기획선-103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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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6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136*216*20mm
ISBN13 9788961043557
ISBN10 8961043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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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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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f(x)
여기에 빠져 버린 거다
바다를 향해 철길을 달려가고
당신은 나비처럼 나를 따라오는 줄 알았는데
아득하니 아지랑이로 피어오르는 거다

푸른 광장을 생각하고 달리자 했는데
나는 바다를 바라보았고
당신은 하늘을 바라보았던 거
주어진 변수에서 칠월칠석이었던가
우리가 만나는 것이 별이 되고 별자리가 되고
변수는 한없이 아름다운 거

마음은 항상 고정값
달리다 손을 뻗으면 당신의 가슴이
거기에 있는 줄 알았는데
당신의 연줄은 끊어져 있었네

그리움은 점들의 집합
푸른 광장은 수평선에서 마침표를 찍고
무한의 변수에 애닳게 눈 젖어
돌아가지 못하는 그리움의 교점
--- 「그리움의 방정식」중에서

가을 하늘에 두레박을 걸어 본다
문학지 발간 축시를 쓰다
마음이 날아가 꽃이 되고
안개가 되고 강물이 되고
바람처럼 그대 가슴에 부딪고 돌아와
따뜻한 우물이 되었구나

천년을 지나도 이 우물엔
싱싱하게 뛰는 노래
혁명의 깃발이 담기고
순교자처럼 위대한 철학이 넘치리니

흩어진 것은 결국 돌아와
여기에 모여
마르지 않는 우물이 되는구나
풀이 젖고 나무가 젖고
가슴이 젖는 언어의 우물

사람들이 쏟아 놓은 말들이
다 물이 되는 것이 아니기에
가을 맑은 날에 우물을 파고
금빛 두레박을 건다
--- 「언어의 공동 우물」중에서

영등포역 건너편 한일다방 2층엔 동창생들이 모였다.
오랜만이라고 내민 손이 두툼하다.
허리 굵은 우리의 고향.
희끗한 머리카락이 보이고 등을 돌릴 때까지
그 사이에 고향이 있어 부둥켜안으면 아카시아 냄새가 난다.
옛이야기에 눈물이 나도록 웃었다
남포행 장항선 뒤로 따라온 웃음이 신례원역에서 자꾸만 운다.
-- 「동창생」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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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영의 이번 시 작품들은 바로 그리움이라는 정서적 핵을 전자의 속도로 회전하며 어느 순간 방출되는 언어적 입자들이다. 박희영 시 작품들의 출발점이자 반환점, 그리고 귀소(歸巢)는 ‘그리움’이다. 그의 시에는 지나간 시간대의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단어가 시의 배경이나 시적 모티프가 되는 시들이 많다. 이 고현(古顯)의 사물들이야말로 박희영 시의 풍경을 이루는 사물들이며, 시를 빚어내게 만드는 원리들이다. 거기에 담긴 시간의 비밀들을 포함하여.
- 이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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