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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용선

반야용선

: 지혜의 배를 타고 피안의 세계로 가다

리뷰 총점8.0 리뷰 2건 | 판매지수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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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6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86쪽 | 135*195*20mm
ISBN13 9791192828565
ISBN10 119282856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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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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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희주에게 서른세 개의 궁전이 있다는 삼십삼 천 이야기를 자주 했었다.
“수미산 정상에는 동서남북 사방에 천인들이 사는 각각 여덟 개씩의 성이 있어. 그 중앙에 제석천의 궁전 선견성이 있는데 그곳을 삼십삼 천이라고 해. 그곳이 인간계와 가장 가까운 하늘이야.”
“하늘 위에 또 하늘이 있어?”
“그럼, 하늘 위에 또 하늘이 있고. 그곳 선법당에 신들이 모여서 땅 위에 사는 중생들이 행하는 선과 악을 다 기록하고 평하는 거지.”
엄마 말에 의하면 인간이 평면적인 삶을 사는 동안은 그 하늘을 볼 수 없지만, 죽으면 서른세 개의 하늘 중 자신이 지은 업에 맞는 수평적인 하늘을 찾아가게 된다는 거였다. 그러나 생목숨을 끊은 자는 어느 하늘에도 갈 수 없고, 하늘과는 반대인 무간지옥으로 떨어져 영원히 죽지 못하고 펄펄 끓는 유황불 속에서 몸이 타는 고통을 겪게 된다고 했다. 그런 사실을 알고 있는 엄마가 생목숨을 끊었다. 그 말대로라면 엄마는 지금 유황불이 펄펄 끓는 지옥에서 응보를 받고 있을 거였다. 그 생각을 하면, 희주는 자신의 몸이 유황불에 타고 있는 것처럼 뜨거웠다.
--- 「도어록」중에서

잠들었던 것들이 툭툭 어깨를 털고 일어서는 순간, 어둠은 소리 없이 사라진다. 어둠 속에서 일어선 자들의 투쟁, 그것들이 질긴 인내와 각오를 요구하며 문턱을 넘는 순간, 아침은 또 하나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전선으로 바뀐다. 꼼짝 못 하고 병실 침대에 누워만 있는 나에게도 삶은 투쟁이다. 사느냐, 죽느냐. 나는 오늘도 질긴 운명과 싸운다. 생명의 녹슨 칼을 갈고, 뜯어진 운명 주머니를 한 땀 한 땀 기워 목숨을 이어간다.
--- 「문턱」중에서

관 뚜껑이 열렸다. 관 속에 누웠던 시간은 10분, 그동안 살아온 삶 전체가 파노라마처럼 다가왔다 사라졌다. 어쩌면 인생이란 게 ‘10분의 꿈’ 같은 게 아닐까. 아이가 살다 간 19년과 내 수십 년 인생이 뭐가 다를까? 봉사자가 다가와 손발의 결박을 풀고 손을 내밀었다. “제 손 잡고 나오세요.”나는 망설였다. 더는 제크의 콩나무를 타고 딸과 하늘을 오르는 꿈을 꿀 수 없는 세상으로 나가고 싶지 않았다.

“딸이 있나요?” 봉사자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어서 나오세요. 제 딸은 초등학교 3학년이에요.”
“내 딸은 스무 살이에요. 대학교 1학년, 딸이 이번 수련회 신청을 해줬어요.”
“제 딸도 그런 효녀로 자라줬으면 좋겠네요.”
벗어 놓은 신발 속에 달빛이 소복했다. 신발의 찬기가 온몸으로 퍼졌다. 딸이 결혼했다고 말할 걸 그랬나. 손자도 있다고 말할걸. 텅 빈 관을 돌아봤다. 어느 날, 예고 없이 사자가 찾아오면 다시 들어가 누울 자리가 너무 넓게 느껴졌다.
--- 「반야용선」중에서

경주는 자신의 커피 향을 찾고 싶었다. 캐리어를 들고 되돌아서 절뚝절뚝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었다. 커피가 출렁였다. 저만치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남편이 절뚝거리며 걸어오는 경주를 보고 웃었다.
“조심해.”
경주 걸음이 조금 더 빨라졌다.
“조심하라고.”
남편이 소리쳤다. 순간 미끈하며 천장이 발밑으로 추락했다. 남편 목소리가 달려왔다. 저만큼 튕겨 나간 목발, 허우적대는 손, 커피가 바닥을 적셨다. 이게 뭐야. 나 잘 걸을 수 있는데, 나 걸을 수 있다고……. 붉은 캐리어가 동심원을 그리며 이리저리 굴렀다. 일어서야 한다. 유연하고 아름답게. 경주는 발을 들어 올렸다. 그러나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지느러미가 찢긴 물고기처럼 다리가 허우적댔다. 그때, 남편이 손을 내밀었다.
“자, 내 손 잡고 일어나. 어서.”
경주는 남편 손을 뿌리쳤다. 커피가 엎질러진 바닥에서 짙은 향이 피어올랐다. 경주는 목발을 짚으며 중얼거렸다.
“내 힘으로 서고 걸을 거라고.”
--- 「커튼」중에서

나는 주저하다 물었다.
“스님, 엄마가 간다고 한 산티아고는 어디에 있을까요? 여권도 없이 집을 나갔는데.”
멀리 서 있는 등대의 유리가 햇빛을 받아 유성처럼 빛났다.
“산티아고가 스페인에만 있겠습니까. 어머니가 산티아고라고 생각하면 거기가 산티아고지요. 그곳은 아마 어머니 마음속에 품은 섬일 겁니다.”
“섬요?”
“네, 부처님께서는 윤회의 바다에서 가장 안전한 곳은 자신이라는 섬이라고 하셨지요.”
--- 「엄마의 섬 산티아고」중에서

매일 한 시간씩 뛰던 아침 운동을 30분으로 접고 들어오며, 희수는 이마의 땀을 훔쳤다. 갈증을 식혀줄 시원한 맥주 생각이 났지만, 점심 약속을 생각하며 샤워실로 들어섰다. 땀에 전 셔츠와 바지, 속옷을 벗어 바구니에 담고 욕조에 입욕제를 풀었다. 하얀 거품이 구름처럼 피어올랐다. 구름 속에 몸을 담그듯, 천천히 발끝부터 거품 속으로 미끄러졌다. 따뜻하고 매끄러운 거품이 몸 구석구석을 핥는 느낌이 좋았다. 희수는 눈을 감았다. 문득, 숨을 쉬지 않고 물에 잠기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궁금했다. 한번 3분만 참아 볼까? 그러나 잠수 후 1분도 지나지 않아 세상을 무너뜨릴 것 같은 천둥소리가 고막을 찢었다. 숨을 참는 고통은 가슴보다 머리로 먼저 왔다. 쾅, 쾅…… 무언가 터져 나가는 굉음이 두개골을 쪼갤 것 같았다. 희수는 꿀꺽꿀꺽 비눗물을 들이키면서도 머리를 들지 않았다. 이대로 끝내버릴까. 이 지겨운 삶을. 그때 멀리서 누군가가 희수를 불렀다. 희수야……. 엄마였다. 엄마 목소리는 아지랑이처럼 나른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그러나 더는 숨을 참지 못하고 벌떡 고개를 들었다. 캑캑, 밭은기침이 쏟아졌다. 희수는 연신 기침을 토했다. 열린 창문 틈으로 서늘한 바람이 들어와 얼굴을 핥았다. 희수는 다시 물속에 몸을 담갔다.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눈두덩과 입술을, 뛰는 가슴을 적셨다. 희수는 천천히 얼굴에 묻은 거품을 닦아 냈다.
--- 「능을 박차고」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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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용선은 한 권의 소설집이기에 앞서 나에게는 자애 명상이다. 흔히 생로병사라는 삶의 커다란 짐 중에 대부분은 제 잘났다는 어리석음이다. 아직도 탐욕에 불타고 있는 나는 연민으로 외친다.
“이 중생을 가엽게 여기시어 긍휼의 손길로 남은 목숨이나마 스스로 열반의 길을 찾아가게 하소서.”
반야용선의 안중익이야말로, 내 이승의 삶에서, 마지막으로 잡아보는 보살행의 아름다운 눈길이며 목소리이리라.
- 송기원 (소설가)
선생에게 소설은 ‘쓰고 읽는’것이 아닌 ‘하는’ 것이다. 매일매일 듣고 보고 기록하는 일, 그 누군가의 마음을 짐작하는 일, 네 곁에 내가 있다고 말하는 것, 결국은 그게 스스로를 구원하는 일이다.
- 하성란 (소설가)
안중익의 서랍 안엔 낡은 것과 새것이 사이좋고 조화롭다.
그 안에서 어머니와 언니, 여동생과 조카가 도란도란 이야기한다.
섣달 그믐밤 밤양갱을 먹듯 한 입 한 입 아껴 읽다 보니 어느덧 마지막 장이다.
- 강지영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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